상사는 도대체 어떤 기준으로 나를 평가할까?

평가 결과가 섭섭했던 너에게

by 지원하다

Ep.11


연말 평가 결과를 받아들였을 때, 억울한 마음이 먼저 올라온 적이 있지 않은가.


“이 정도면 잘한 건데 왜 이렇게 박하게 나왔지?”
“혹시 상사가 나를 싫어해서 점수를 낮게 준 건 아닐까?”


그 서운함은 너무 자연스럽다. 나도 사회생활 초반에는 똑같이 느꼈다. 하지만 HR 안쪽에서 시스템을 직접 들여다보고 나니 조금 달리 보였다. 생각보다 상사들은 ‘감’만으로 평가하지 않는다. 회사가 정해놓은 가이드라인과 절차에 따라 움직인다. 다만 직원들 눈에는 그 룰이 보이지 않으니 억울함만 크게 다가올 뿐이다. 나도 그 사실을 한참 뒤에서야 깨달았다.


그래서 오늘은 그 룰의 커튼을 함께 걷어보려 한다. 상사가 어떤 기준과 프로세스를 따라 평가하는지, 그 안을 알면 억울함보다 내가 어떻게 움직일지가 먼저 떠오른다.


Q1. 재택근무 중인데, 나를 직접 보지 않는 상사는 어떻게 평가할까?


“재택근무하면 상사 눈에 덜 띄는 거 아냐?”
“같이 있지 않으니 내가 열심히 한 걸 모르는 거 아닐까?”


코로나 이후 출근을 재개했지만 여전히 하이브리드로 일하는 기업은 많다. 글로벌 기업들이 매니저들에게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메시지는 하나다.


성과는 ‘어디서’가 아니라 ‘어떻게’ 일했는지로 평가한다.


근무 장소는 중요하지 않다. 오히려 목표가 얼마나 명확했는지, 진행 상황을 얼마나 투명하게 공유했는지, 동료와 어떻게 협업했는지가 핵심이다.


예전에 내 팀의 한 직원은 회의 때 말을 많이 하는 편은 아니었지만, 회의가 끝나면 꼭 3줄 요약을 메신저로 올렸다. 별것 아닌 습관 같지만, 상사 입장에서는 “이 친구는 안 보여도 확실히 일하고 있구나”라는 신뢰로 남는다. 결국 중요한 건 ‘존재감’이다.


Q2. 올해 휴직했거나, 7월 이후 입사했는데 평가 대상이 될까?


“올해 반년 동안 휴직했는데 내 평가는 어떻게 되나요?”
“7월에 입사했는데 보상 대상이 될까요?”


대부분의 회사는 일정 기준을 두고, 평가 자료가 부족하면 ‘평가 제외’ 처리한다. 장기 휴직자나 하반기 입사자가 대표적이다. 당사자 입장에서는 섭섭할 수 있지만, 이것 역시 제도의 현실이다.


그래서 중요한 건 미리 확인하는 것이다. 입사 시점이나 휴직 시작 시점이 연말 평가와 보상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HR팀에 물어보라. 이 작은 확인이 기대와 결과의 간극을 줄여준다.


Q3. 상사는 실제로 어떤 기준으로 나를 평가할까?


다음은 매니저들이 평가 시 따르는 대표적인 절차다.

목표 검토 – 연초에 세운 목표 확인

피드백 수집 – 동료, 이해관계자 코멘트 모음

자기 평가 검토 – 직원이 작성한 자기 평가서 확인

오류 점검 – 교육받은 ‘평가 오류’ 체크

최종 등급 결정 – 1년 전체 성과를 종합


즉, 상사가 마음대로 점수를 매기는 게 아니라 회사 프로세스를 따라 평가한다. 다만 그 과정이 직원 눈에는 보이지 않으니 불공정하게 느껴질 뿐이다. 그래서 직원이 할 수 있는 최선은 단순하다. 연말에만 발등에 불 떨어진 듯 움직이지 말고, 프로젝트마다 흔적을 남기고 동료 피드백을 미리 쌓아두는 것.


평가 오류, 억울함의 정체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류는 있다. 매니저도 사람이니까. HR에서는 매년 교육 때마다 이렇게 당부한다.


“이런 오류를 조심하세요.”


그만큼 실제로 자주 발생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직원 입장에선 오히려 기회다. 패턴을 알면 나를 드러낼 최적의 타이밍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오류(Recency Error) : 최근 성과에만 집중해 연초 성과를 잊는 경향.
→ 오히려 9~11월에 적극적으로 존재감을 드러내라.


관대화 경향(Leniency Tendency) : 모두에게 후하게 평가하는 경향.
→ 평균 이상을 원한다면 숫자로 어필해야 한다.


중심화 경향(Central Tendency) : 모두를 평균에 맞추는 오류.
→ 구체적 성과 지표로 차별화해야 한다.


후광 효과(Halo Effect) : 하나의 인상이 전체에 영향을 미침.
→ 말투, 태도, 첫인상까지 관리해야 한다.


투사 오류(Projection Error) : 자기 성향을 그대로 상대에게 덮어씌우는 오류. 결국 상사와 내가 같을 거라는 착각이 문제다.
(예) 내가 어떤 프로젝트에 의욕이 없으니, 팀원들도 다 의욕이 없을 거라 단정하는 경우.
→ 상사 맞춤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다.


스테레오타입(Stereotyping) : 성별, 나이, 출신 등으로 고정관념 형성.
→ 편견을 깨는 행동을 반복해서 보여줘야 한다.


연공 오류(Seniority Error) : 오래된 직원에게 후한 평가.
→ 경력이 짧아도 내가 한 일을 수치로 증명해야 한다.


이런 패턴을 알고 나면 억울함에서 멈추지 않는다. 이제는 판을 읽고, 내 스토리를 어떻게 보여줄지 설계하게 된다.


성과 등급은 커리어의 신호다


성과 평가는 단순한 점수가 아니다. 연봉 인상률, 보너스, 승진 기회, 미래의 이직 협상력까지 직결된다.


대부분의 회사는 분포 원칙을 정해둔다. 아무리 모두가 잘했어도 최고 등급은 5% 내외만 줄 수 있고, 중간 이하도 일정 비율은 포함돼야 한다. 보통 전체 직원 중 1~4%는 어쩔 수 없이 낮은 평가를 받는다. 차갑지만 피할 수 없는 상대평가의 현실이다.


하지만 이 구조를 이해하면 “왜 나만 평균이지?”라는 분노보다 “어떻게 차별화할까?”라는 질문이 먼저 자리 잡는다. 성과 등급은 단순한 결과표가 아니라 회사가 나에게 보내는 메시지다.


성과평가 시즌, 이렇게 준비하자


평가 시즌이 되면 공기가 달라진다. 평소 웃던 상사가 예리한 눈빛으로 변하고, 팀원들은 묘하게 긴장한다. 그만큼 중요한 시기다.

보이는 일 하기 – 기록·공유·협업 메모는 기본

자기 평가서 구체화 – 겸손하지만 숫자와 결과로 어필

타이밍 전략 – 9~11월은 반드시 존재감 드러내기

성과는 숫자+임팩트로 – “완수했다”보다 “OO% 개선”으로 표현

피드백 선점 – 먼저 요청하는 사람이 성장의 주도권을 가진다


성과 평가는 억울함으로 끝나는 게임이 아니다. 내가 내 커리어 무대에서 어떤 배우로 설 것인지 증명하는 시간이다. 평가의 구조와 오류를 이해하면 감정 소모 대신 준비된 태도가 남는다.


이제 점수의 의미를 알았다면, 자연스레 다음이 궁금해질 것이다.


“그렇다면 내 연봉과 보너스는 어떤 공식으로 결정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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