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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콘치 Dec 09. 2023

처음 배울 때 힘들게 배우는 것도 나쁘지 않다?

'일을 힘들게 배우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말은
함부로 하면 안 된다.

평생 그 일을 할 사람이 처음 배울 때 일을 힘들게 배웠다면, 특히 정서적으로 힘들게 배웠다면,
남은 평생 동안의 날에 늘 긴장하고 불안하며
준비하고 대비하며 일을 하게 된다.

그 결과물이 남의 눈에는 '일을 잘 배웠다'라고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그 사람의 일생을 들여다보면
부작용이 훨씬 많다는 것을,
그 부작용에서 벗어나기란 너무나도 힘겨운 일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래도 그 불행의 시간에서 '그래도 네가 얻은 것이 있다'라고 말하고 싶어 안달이 난 사람에게
알려주고 싶은 것이 있다면,
내가 얻은 것은 업무적 역량이 아니라
남을 위로하는 방법을 알게 된 것뿐이라는 것이다.

'그래도 이번 일 끝나면 안 봐도 되잖아'

'그래도 이번주면 종강이잖아'

'그래도 내년에 근무지 옮기면 안 봐도 되잖아'

이런 말은 불행해하는 상대가 걱정스러워

불안해진 나 자신을 위로하는 말일뿐이다.

끝이 머지않았다 해도,
현재 일분일초 그 일을 겪어내고 있는 사람은 그 '끝'이라는 것이 와닿지 않을 때도 많다.
끝이 있어도 지금 힘든 것은 힘든 것이다.
끝이 있든 없든 지금 이 순간이 너무나 힘들고,
머지않은 몇 분 후가, 며칠 후가 걱정되고 불안한 것이다.
오늘 하루동안 겪은 일이 내 마음에 계속해서 남아서
나를 괴롭혀서 힘든 것이다.

​현재 어떤 일로 너무나 불안하고 무서운 감정을 느끼고 있는 누군가가 있다면 '끝이 있으니 힘내라'라는 말보다는 현재의 그 불안정한 마음을 다 토해낼 수 있도록

마음을 다독여주리라. 토해낸 것에 죄책감을 느끼지 않도록 그 감정을 소중히 보듬어주리라. 그 순간을 버텨온 상대를 위로하고 격려해 주리라.

 어린이든, 성인이든 학습의 과정은 안정되고 편안한 환경에서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 맞다.

실패를 통해 성장하는 방법도 배울 수 있도록 가르쳐줘야 하는 것이 맞다.

사람은 질책과 낙담을 통해 학습하는 것이 아니라, 격려와 수용을 통해 성장하고 학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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