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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지웅 Jul 08. 2022

출근을 하며.

그림과 마음속 이야기 







요즘 술을 마시면 대리를 부르지 않고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많은 직장인들이 그렇겠지만 따로 운동을 하지 않으면 하루 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데, 출퇴근 시간 버스와 지하철을 이용하면 그나마 활동량이 조금 늘어나고 지하철에서는 책도 볼 수 있다. 가끔 그림도 그리고.



몰스킨. 출근길 사람들



금전적인 이득보다 어쩌면 일상의 루틴을 조금 바꾸어 의미 있는 행동으로 연결한 스스로에게 뿌듯함 감정이 생기는데 오늘도 집 앞에서 버스를 타고 역에 도착해 플랫폼으로 향하는데 평소보다 많은 사람에 놀랐다.


내가 몸담고 있는 회사는 출퇴근 시간이 비교적 자유로워 혼잡한 출퇴근 시간을 피할 수 있어서 좋은데 오늘은 무슨 일인지 지하철에 사람이 가득했다. 


줄 맨 뒤쪽에 서서 고개를 돌려보니 내 눈의 초점이 맞는 자리부터 먼 거리까지 기다란 플랫폼에 빽빽하게 비슷하지만 각자의 모습으로 서있다.

거의 모두가 고개를 숙여 휴대폰을 보고 있지만 비교적 다양한 나이대. 그들을 보고 있자니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다. 


"다들 뭐 먹고사나 저 사람들은 어디로 가는 걸까?"   



몰스킨.출근길 사람들



몰스킨.출근길 사람들




건너편 책읽는 여자




그사이 지하철이 도착하고 열차 안, 환승을 하며,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지하도를 벗어날 때까지 계속 그런 생각들이 머릿속을 떠나질 않았다. 


사회적으로 존재하기 위해 필요한 많은 것들이 유난히 무거운 억압으로 느껴지는 요즘이다. 

그동안 걸어왔던 길을 돌아보고 부끄러움에 혼자 얼굴을 붉히기도 하고, 스스로 잘해 왔다고 앞으로도 잘할 수 있을 거라고 다독이기도 하지만 모두에게 공평한 이 억압에 일상적인 장면들 속 나의 구겨져 버린 마음은 쉽게 달래 지질 않는다. 


감정이 해소되길 바라지만 누군가를 통하여 비워내긴 어렵다는 걸 수없이 경험해 온 나는 언제나처럼 혼자 그 시간 속에 있겠지만 시간은 의지와 상관없이 또 빠르게 흘러갈 거고 해소되지 않는 의문을 하루하루 반복하다 보면 구겨져 있는 내 마음을 조금씩 펴내고, 비워내는 날도 오지 않을까?






채워서 무거워지는 인생이 값진 것인지 내가 진정으로 바라는 것은 무엇인지 해소되지 않는 의문을 다시 마음 한 구석으로 밀어 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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