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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지웅 Oct 23. 2020

꾸준하게 그림을 그리는 방법

지속적으로 그림을 그리고 싶은 분들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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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그렸고 못 그렸다는 건 주관적 생각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글을 쓰는 것만큼이나 그림을 그리고 싶어 한다.

그런데 막상 그림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중간에 포기하는 이유를 들어보면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지는 듯하다.






첫째. 그림을 잘 그리지 못해서


과연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잘 그린 그림이란 무엇일까?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나는 그림을 잘 그린다는 건 지극히 주관적인 견해라 생각한다.

그림이란 걸 매개체로 누군가에게 자신이 느끼고 의도하는 바가 전달될 수 있다면, 그것을 위해 순수한 열정으로 정진하고 노력했다면, 그 과정을 따라 보이는 결과물이 정말 '잘 그린 그림'이라고 생각한다.


"잘한다."라는 말은 굉장히 넓고 모호한 표현으로 당연히 특정분야의 기술적인 능숙함도 포함이 되겠지만, 보통 '잘하는 사람'에게서 보이는 기술적 능숙함은 부수적인 것으로 탐구하고 정진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학습되어 따라오는 것이다.




기술적으로 뛰어나진 않더라도 전달하려는 메시지가 정확하고 진정성이 있다면 잘 그려진 좋은 그림이다.





그래서 어린아이들이 그리는 그림이 대부분 잘 그려졌다고 생각한다. 머릿속에 생각했던 것들을 종이 위에 정성스럽게 표현하는 모습, 그 안에 진정성 있는 엄마. 아빠를 향한 사랑의 메시지.


그 삐뚤빼뚤한 글과 그림이 빛 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진정성에서 찾아볼 수 있는 것이다.



어느 날 책을 만들었다며 가져온 너무너무 사랑스러운 7살 하은이의 그림




결국 기술적인 완성도를 이기 위해(보통 똑같이 혹은 닮게 그리기 위해) 공을 드리다 스스로 정의되지 못한 잘 그리고 싶다.라는 말에 갇혀 더 나아가지 못하면 지속 가능할 수 없다.


처음부터 큰 것을 이룰 수는 없다. 똑같거나 아주 대단하지 않다고 창피해할 필요도 없다.

진정성을 가지고 정성을 들였다면 당신의 그림은 충분히 훌륭하다. 그 시간이 쌓이면 기술적으로도 점점 발전하는 스스로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또 그 작은 발견의 순간은 계속 그림을 그릴 수 있게 해주는 작은 원동력이기도 하다.


아직 나오지도 않은 결과물을 겁내지 말고, 그리고 싶은 것들을 지속적으로 그려보자.

공들이고 집중한 시간이 결과물만큼이나 소중하니까.



반 고흐의 작품 100점을 연구하겠다는 하은이




둘째. 지속해야 할 이유를 찾을 수 없어서.


계속 마음속에 두고 있다가 큰 맘먹고 시작하여 한 두장씩 그려나가다 보면 본인 그림실력에 대한 생각이 먼저 들고 이어서 계속 그려야 할 이유를 찾을 수없어 결국 노트 앞 몇 장만을 채우고 던져버리는 경우가 많다.


어떻게 하면 꾸준하게 그림을 그릴 수 있을까?

너무 뻔한 이야기 지만 목표를 정하고 실천해보자. 모든 것들이 그러하듯 작은 것들이 모여 큰 의미가 된다.

결과물이 좋건 나쁘건 그림을 그리기로 했다면, 그 그림을 그린 짧은 배경과 함께 sns에 지속적으로 업로드하는 것도 동기부여에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큰 의미 없이 그린 그림이라면 가볍게 그림만 올려도 좋겠다. 그림 계정을 하나 만들어 결과물을 하나씩 모아가는 재미가 생각보다 크다.




일주일에 한 번은 그림을 sns에 업로드해보자.  




나는 인스타그램에 그림을 올리고 그 그림을 그린 이유에 대하여 짧은 글을 써 함께 업로드한다. 누굴 보여주기 위해(사실 그럴 때도 있다.) 하는 건 아니지만, 원래 마음속 깊숙하게 자리 잡은 보여주고 싶은, 인정받고 싶은 욕구는 대부분 가지고 있으니 그 마음을 따라 자연스럽게 행동한다. 모든 그림을 업로드하는 것은 아니지만, 몇 년 동안 쌓인 그림들을 천천히 내려보는 재미도 있다.


 

요즘은 업로드가 뜸한 나의 인스타그램 속 사진들.



https://www.instagram.com/seanjiwoongmoon/?hl=ko





출력을 해보자.




이게 생각보다 큰 동기부여가 되기도 하는데, 본인이 그린 그림들 중에 마음에 드는 것들을 출력하여 액자를 만들어보자. 그림을 출력하여 액자에 넣어두면 또 그것만큼 만족스러운 게 없다.

종이 위에 스케치하고, 복합기로 스켄을 받아 간단하게 편집을 하고(포토샵 등 툴이 있다면 더 좋다.) 출력한다.

스켄을 받아 스크린으로 보는 결과물과 출력되어 나오는 아웃풋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일단 일반 A4지로 몇 장 뽑아보며 콘트라스트나 소재의 크기, 선등을 먼저 체크하고 두께감이 있는 아트지에 뽑는다. 이때 단색으로 출력하면 생각보다 나쁘지 않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고 심플한 액자에 넣어 부담 없이 선물하기도 좋다.



뉴욕 스타벅스에서 그렸던 그림을 액자에 넣어주었다.




뉴욕의 그녀들





그림은 액자빨이란 말이 있다. 사실이다.




이건 출력한 게 아닌 오리지널 그림을 넣었다. 액자에 그림 사이의 공간을 만들어주는 매트가 전체적인 분위기에 큰 부분을 좌우한다.





몰스킨과 만년필을 구입해보자.




돈으로 의지를 산다는 말이 있다.

일반 노트에 그리는 것도 좋지만, 특별한 취미를 위해 조금 더 투자해 보자.

개인적으로 몰스킨과 만년필 구입을 추천한다. 브랜드나 제품마다 가격차가 많이 나지만, 조금 저렴한 만년필로 부담 없이 시작해보자. 어차피 만년필은 그림을 그리지 않더라도 학업, 회사 업무 등에서 자주 사용하게 되니 사용빈도도 높다.


몰스킨과 kawecosport 만년필




손가는대로 보이는 것들을 그려보자




보통 사소한 눈에 보이는 것들을 그린다.





카페에 앉아 사람도 그리고



회의시간 낙서도 하고





친구도 디테일 살려서 그려보고 ㅎㅎ




꼭 만년필이 이니여도 괜찮다. 그리고 싶은 걸로 그리고 싶은걸 그린다.






특히나 만년필을 사용해보면 스스로에게 놀라운 변화가 생기는데 그림이 풍부해지며, 글씨도 이쁘게 쓸 수 있다. 만년필촉의 면을 따라 종이에 스며드는 잉크의 양이 다르므로 자연스럽게 강약 조절이 되어 글과 그림의 모양이 풍부해진다. 사용해보면 분명 볼을 굴리며 일정하게 잉크의 양이 조정되는 볼펜이랑은 많이 다른 걸 느끼게 될 것이다. 펜촉이 종이 질감을 타기에 속도도 줄어 좀 더 신중하게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릴 수 있을 것이다.



네가 정갈한 언어로 다듬어져 시가 된다면





그 과정에서 조금 더 나아가면 어느 센가 다양한 색상의 잉크와 여러 종류의 만년필을 고르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딥펜으로 연결된다.


몰스킨은 포켓 사이즈로 시작하는 걸 추천한다. 종이가 크면 기본적으로 부담스럽고 휴대의 용이성도 떨어진다. 처음엔 작은 사이즈를 구매하고 차츰 다양한 제품을 써보자.


아래 링크는 제품에 스펙에 대해 자세하게 다루진 않았지만 개인적으로 느낀 몰스킨에 대한 글이니 한 번씩 봐주시길.


https://brunch.co.kr/@jiwoongmoon/4



동기부여의 방법은 다양하겠지만, 개인적으로 위에 방법들이 나를 꾸준히 움직이게 하는, 효과를 직접 경험한 것들이라 추천드려본다.   




하나하나씩 쌓이는 노트들





그림에 대한 이유는 다양하겠으나, 많은 분들이 꾸준하게 그리며 그것을 쌓아나가는 기쁨을 느끼시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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