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민이가 물어온다
“선생님, 책 하나만 추천해 주세요!”
요 녀석, 학원 숙제도 다 하고 심심한가 보다
“이 책 한번 읽어볼래?“
하얀색 표지의 책을 받아 돌아간다
이십 분쯤 지났을까
녀석이 책상 아래에 머리를 박고 있다
책 본다더니 졸고 있나
그렇다고 하기엔 불규칙한 움직임이
겨우 고개를 든 경민의 얼굴에,
눈물이 범벅이다
친구들이 우는 걸 알아챌까 소매로 얼른 눈물을 닦는다
뜨거운 눈물이 소매를 적신다
결코 부끄럽지 않은 눈물이다
그 눈물, 내가 보았지
아이들과의 소통이 가장 행복이었을 선생님께 깊은 애도를 표합니다.
지금은 모든 것이 평안하기를.
* 중3 경민이를 울린 책은 김달님 작가의 <나의 두 사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