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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앙마의유혹 Jul 13. 2024

천재들도 사람들한테 외면받은 적이 있다.

누구 한 테나 다 인정을 받을 수는 없는 거야

 작은 딸은 목요일마다 oo발명센터라는 곳에 간다. 4학년 때 oo발명교실 모집을 했는데 우리 딸이 뽑기를 잘해서 (코로나 전에는 과학경진대회 등등에서 입상한 친구들을 우선순위로 두었다는데, 코로나로 인해 아무런 대회를 하지 않아 뽑기를 한 것 같다.) 운 좋게 들어가 한 번도 빠짐없이 열심히 다니고 과제도 열심히 한 끝에 두 번의 승급으로 6학년까지 다니게 되었다.


 중학생도 뽑는다는데 중학교까지 다닐지는 아직 모르겠으나 나름 oo발명센터에서 운영을 하는 곳이라 수업 내용도 만족스럽고 아이도 즐거워하며 다니고 있는 곳이다. 다만 이 수업 때문에 다른걸 못 하는 걸 아쉬워할 따름...


 oo 지역에서 다 모이다 보니, 아는 친구가 거의 없었는데 이번엔 같은 학교 같은 반 친구가 oo발명교실 같은 반이 돼서 더 즐겁게 다니고 있다. (전에 그곳에서 사귀었던 친구는 다니지 않아 아쉬워한다.)


 새 학년 새 학기가 되고 3번째인가 4번째 수업을 한 오늘, 수업이 끝나고 무용학원에 데려다 주기 위해 픽업을 갔는데, 아이 표정이 그렇게 좋진 않았다.


 "오늘 수업 재미없었어? 무슨 일 있었어?"

 

 라고 물어보니 발표를 하는 게 있었는데, 아무도 자신의 발표 내용이 좋다고 손을 들어주질 않아서 속이 좀 상했다고, 단순히 손만 안 들어주면 그러려니 할 텐데, 다른 아이들이 '그다지?!'이라는 말도 했다며 그래서 속이 많이 상했다고 한다.


 무슨 발표였길래 아이들이 손을 들은 것이며, 너는 어떤 내용으로 발표를 했길래 아무도 손을 안 들어준 거 갔냐고, 또 그런 반응이 왜 나온 거 같냐고 물어보니, 자세히는 모르겠으나 발표 주제의 내용은 실생활에 있는 발명품의 단점을 보완하거나, 실생활에 필요하다고 생각한 자신이 만들고 싶은 발명품을 발표하는 시간으로 우리 딸은 책을 워낙 좋아하기 때문에 책에 관련된 발명품에 대해 발표했다고 한다.

 

 뭐라더라... 책 고정기?라고 하는데 솔직히 아이가 기분이 좋지 않은 상태라, 발표를 어떻게 했는지 자세히 물어볼 수는 없었다. 그냥 내가 느끼기로는 아이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내용은 아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딸의 발표에 아무도 손을 들진 않았지만, 다른 친구들의 발표에는 최소 한 명은 손을 든 친구들이 있었다고 한다.  왜냐? 손을 아무도 안 든 친구들 발표에는 우리 딸이 손을 들어줬어서 최소 한 명은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내가 너는 왜 들어줬는데'라고 물어보니 그냥 괜찮은 거 같아서라고 한다.





정말 순수하게 그 발명품에 대한 발표가 괜찮다 생각하면 우리 딸은 다 들어준 것이다. 순위를 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들지 않을 법도 한데 그저 자기의 생각대로 다 들어줬던 것이다. 이 발표로 순위를 정해서 1등은 몽쉘을 준다고 했다는데... 그거 못 받아서 속상한 거라면 엄마가 몽쉘 그까짓 것 엄마가 1박스 사줄게!!


 아무튼 이런 내용들로 많이 속이 상해 있는 딸에게 내가 해줄 수 있는 말은 별로 없었다. 그냥 너무 속상해하지 말라고 천재들도, 위인들도, 유명인들도 이렇게 외면받고, 인정 못 받은 적이 있다는 걸 너도 책을 봐서 알지 않느냐, 그리고 모든 사람들이 너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게 아니기도 하고, 또 모든 사람들이 다 널 인정해 줄 수는 없는 것이다

라는 말만 해주었다. 내가 해줄 수 있는 최선의 위로였다.


솔직히 나도 너무 속이 상했다. 우리 딸 아이디어가 괜찮은 거 같은데 (잘 못 들었지만 엄마 생각엔...)  왜 아무도 안 들어줬을까, 왜 친구라는 아이도 안 들어줬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어쩔 수 있나...


이것도 성장의 일부이고, 사회의 일부인 것을...


다행히 크게 담아두는 아이는 아니기에, 발레를 다녀오고 나서는 기분이 다 풀려 있었다.


엄마라는 이름은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되고

많은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을 하루하루 매일매일 느끼며 살아가고 있다.


오늘도 우리 아이들이 상처를 덜 받고 꽃길만 갈 수 있게 열심히 살아야지 라는 생각을 하며 하루를 마무리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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