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중을 가겠다고?!
입시는 대입만 신경 쓰면 되는 것이라 생각했다. 당연히 집 근처 초, 중, 고는 근처에서 다니고 대학만 원하는 곳, 성적 맞춰서 가는 거라고 생각을 했다. 우리 애들이 특기생도 아니고 그렇다고 영재도 아니기에 중학교, 고등학교는 당연히 집 근처에서 잘한다고 괜찮다고 한 고등학교 보내면 되겠지, 최악인 학교만 아니면 되겠지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큰딸이 학교에서 진로교육을 받았는지 자사고가 가고 싶다고 한다. 그것도 하나... 음?! 그래 그럴 수 있어. 아직 1년 반 남았으니까 열심히 공부해 놓고 생각하자 하고 얘기를 했다.
근데 문제는 생각지도 못한 작은딸이었다. 어디서 들었는지 국제중이 가고 싶다고 한다. 왠 국제중?! 차라리 예중을 가겠다 하면 무용을 하고 있으니까 그런 생각을 할 수도 있겠구나 하고 이해라도 되겠는데, 갑자기 뜬금없이 국제중을 가고 싶다고 노래를 하고 고집을 피우기 시작했다. 5학년도 아니고 현재 6학년인 데다가 아무런 준비도 안 한 상태인데 이렇게 나오니 당황할 수밖에... 국제중이 어떤 학교인지나 알고 얘기하는지 물어보니 그새 찾아봤는지 국제중에 대해 술술 읊어댄다.
"그래 잘 알아봤네. 그럼 미리 준비했어야 한다는 것도 알겠네?"
"그렇긴 한데 이 근처에 내가 가려고 하는 국제중은 추첨이래."
뭐라고? 추첨이라고??!! 순간 당황했다. 무슨 국제중이 추첨인지, 당연히 생활기록부부터 논술 및 면접 등등을 토대로 합격을 해야 하는 거 아냐라고 생각했는데, 단순 추첨이라는 말에 급하게 **국제중 입학 요강을 찾아봤다.
아이 말대로 자격 요건만 갖춰지면 서류를 낼 수 있고, 그 안에서 추첨을 하는 게 사실이었다. 그저 운이라는 거야? 조금 당황했지만 이내 이성을 되찾았다.
"이게 합격만 한다고 되는 게 아냐. 거기서 적응을 할 수 있어야 하는데 너 국제중이면 다 영어로 수업할 텐데 수업 따라갈 자신 있어?"
"영어 수업이 있고, 우리말로 하는 수업도 있대."
이건 또 뭔 소리인지... 자세히는 찾아보지 못했지만 얼핏 알아보니 딸아이 말대로 영어로만 하는 수업, 한국어로만 하는 수업이 나뉘어 있었다. 이런 건 도대체 언제 알아보고 찾아본 건지 초등학교 6학년 짜리가...
문제는 언어가 아니라 아무리 한국어로 수업을 한다 해도 난이도가 다를 텐데 따라갈 수 있을는지, 또 어찌어찌 따라간다 해도 과연 그 시스템과 환경에 적응을 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되었다. 그리고 문제는 찾아보니 아직 내년 입시요강이 제대로 나온 곳이 없어서 정확한 정보도 아니기 때문에 전문가를 찾아가 좀 알아봐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딱히 학원도 보내지 않고 있기 때문에 문의해 볼 사람도 없어서 막막한 상황이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알아봐야 하는지, 지금부터 준비해도 갈 수 있는 게 확실한지, 알아봐야 하고 공부해봐야 할 것들이 투성이다.
내년에 큰딸 고등학교 입시 때나 알아봐야 할 입시정보를 지금 알아보게 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기에 더욱 분주해지고 마음이 조급해진다. 솔직히 맘 같아선 그냥 근처에 있는 중학교를 갔으면 하지만 본인의 의사가 강력하면 또 무조건 안된다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기에 이제부터라도 정신 차려야겠다. 애들 입시 때는 엄마도 같이 공부한다는데 그 말이 요즘 점점 와닿는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