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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용상 May 26. 2024

일하는 게 즐거워지는 순간

작은 행복 전도사가 되어볼까

먹고 마시고, 떠들고 멍 때리는 순간은 그렇게 즐거운데 평일 일상의 대부분을 보내는 회사와 일하는 시간이 즐겁기는 참 어려웠고, 지금도 참 어렵다.

그렇기에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은 직장 생활을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을까 일상적으로 고민하기에 여러 정보를 찾아보거나 공유하며 서로 노하우와 전우애를 쌓아가고 있는 것 같다.


정보로 무장하고 마음가짐을 새롭게 해서 오늘도 존버한 스스로를 칭찬해 주지만, 역시 회사라는 곳이 돈을 받고 노동력을 제공하는 삭막한 장소가 아닌 좀 더 인간적이고 편안한 장소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상상해 본다.

나의 시간과 에너지를 단순히 돈과 맞바꾸는 장소가 아니라 내가 더 멋있어지고, 풍요롭고 여유로운 나로 있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이번 주말에는 시모키타자와의 한 카페에 갔었다.

핑크색 염색을 한 단발머리의 바리스타 분은 정성스럽게 커피를 내리면서 이런저런 설명을 해주셨고, 이어 예쁜 라떼아트가 들어간 카푸치노를 건네주신 순간 나는 웃음이 절로 새어 나왔다.


커피 잔을 만들어 다른 사람의 하루를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그 순간만큼은 일하는 시간 중 스스로도 참 행복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OGAWA COFFEE LABORATORY


차분하고 절도 있지만 친절함과 상냥함을 머금고 있는 바리스타 선생님은 자신의 담당이 된 고객의 작은 불편함도 알아채고 배려해 주었는데, 그런 섬세함과 공간을 풍요롭게 하는 아우라에 놀라면서도 카페에 있는 시간 동안은 내 집과 같은 포근함을 느꼈다.


여유 있는 프로페셔널함은 나와 남 모두 행복하게 할 수 있겠구나 생각한 순간이었다.

샤프함만이 프로페셔널함은 아님을 깨달은 순간이었다.


앞으로는 나사를 꽉 조이지 말고,

좀 더 느슨하게, 그러나 숙련됨에서 배어 나오는 여유가 있는 사람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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