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 46세.
나는 여태껏 아빠의 눈물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아빠는 우실만한 충분한 상황에도 결코 눈물을 보이신 적이 없다.
엄마에게 물었다. "엄마는 아빠 운 거 본 적 있어?"
엄마는 "나도 여태 같이 살면서 너네 아빠 운 거 한 번도 본 적이 없어. 요즘 빼고..."
자녀 앞에서만 아니라 아내 앞에서도 한 번도 눈물을 보인 적이 없는 아빠.
아마도 그는 일평생 자신의 감정을 억압하며, 내면으로만 눈물을 흘렸으리라 추정하게 된다.
어떻게 인간이 가족 앞에서 눈물을 한 번도 보인 적이 없을 수 있단 말인가?
그만큼 아빠는 자기 의지가 강한 사람이고, 자기의 약한 모습을 누구에게도 보이고 싶어 하지 않았다.
그런 아빠가 요즘은 우신단다.
침상에 누워 전혀 움직이지 못한 채 천장만 바라보며 매일을 보내고 있는 아빠에게 왜 눈물이 고일까?
그건 내 편지 때문이다.
멀리 있는 딸이 자기를 잊지 않고, 자기와의 추억을 끄집어내어, 매일매일 감사와 사랑의 내용을 담은 메시지를 들으며 그의 얼음장같이 묶여 있던 감정들이 조금씩 녹아내리는 중인가 보다.
평생 눈물을 보이지 않은 사람이라 내 편지글을 들으며 펑펑 눈물이 흐르는 게 아니다.
그의 눈에 눈물이 고이는 양이 매일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얼마나 힘든 게 살아왔는가? 슬플 때, 억울할 때, 아플 때 울지 않고 꾹 참으며 눈물 한 번 보이지 않은 삶이...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그 고통을 느끼지 않기 위해 더욱 감정을 억압해 왔겠지? 그는 왜 그렇게만 살아야 했는가?
아무튼 눈물이 회복되어 감사하다.
아빠의 눈물은 우리 가정의 회복을 의미한다.
아빠의 눈물이 더 많아지기를. 그래서 그의 눈에 가득 차 있는 눈물방울방울들이 그의 뺨에 흘러 내려와 그의 일평생 아픔들이 그 눈물로 씻겨 내려가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주님, 아빠에게 긍휼을 베푸소서.
그런데 나 역시 매일 눈물의 편지로 아빠를 만난다.
나는 글을 쓰며 울고, 엄마는 글을 읽어주며 울고, 아빠는 글을 들으며 운다.
우리 셋은 이렇게 매일매일 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