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들이 T라고?

by 비비드 드림

요즘 MBTI는 일상에서 흔히 언급되는 단어인 만큼 아이가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엄마, 아빠의 MBTI는 뭔지, F랑 T는 무슨 차이인지 하나씩 호기심을 가지고 궁금해하며 질문을 했다. 따로 시간을 내서 아이의 MBTI를 검사해 볼 생각까진 안 했었기 때문에 내가 지금껏 바라보고 느꼈던 아이의 성향을 대충 유추해서 대답을 해 주곤 했었다.


어젯밤, 제주도의 숙소를 함께 살펴보다가 이야기가 MBTI로 까지 이어졌다. 아이가 자기도 해보고 싶다고 했고, 마침 노트북 앞에 둘이 앉아있었던 터라 말 나온 김에 한번 해보기로 했다.




무료 검사가 가능한 사이트를 찾고, 테스트를 시작했다. 나는 질문지를 읽어주면 아이가 그렇다와 아니다의 정도를 선택해서 대답을 해 줬고 나는 클릭을 하며 넘어갔다. 보통 어른을 위한 테스트였기 때문에 질문 속에 들어가 있는 단어들이 아직은 아이에게 어려운 단어들이 많았다. 나는 아이가 이해할 수 있도록 다시 설명을 까지 덧붙히며 테스트를 이어 나갔다.


그렇다와 아니다의 선택 사이에서 내가 본 아이의 성향에 맞춰 당연히 빠르게 클릭하려던 순간, 아이 입에서 전혀 다른 대답이 나올 때가 몇 번 있었다. 또 내가 잘 몰라서 선택할 수 없었던 문항들도 있었기에 점점 더 아이의 선택이 궁금해졌다. 그렇게 테스트지를 진행하는 과정 안에서 나는 아이를 새롭게 발견하게 되었다.


내가 생각했던 아이의 성향과는 전혀 다른 대답이 나왔을 때 처음엔 반박하려 했다.

"너 이거 아니잖아?!"


하지만 아이는 확실하게 자기의 선택을 밀고 나갔다.

"아니야, 나는 정말 이래"


내가 아이를 다 안다고 생각했었던 시간들이 다가 아니었다는 걸 깨닫게 되는 순간이었다. 선택지를 통해 알게 된 것은 승부욕과 성취욕이 확실히 있는 아이였고, 부정의 상황은 그냥 못 넘기는 아이였다.




그렇게 최종 결과가 나왔다. 내가 생각했던 아들의 MBTI는 ESFJ였다. 나와 닮은 부분이 많다고 생각했고, 지켜봤을 때도 비슷하다고 느낀 적이 많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결과를 보고 다시 봤다.


"너 T야?"


다른 건 다 맞췄는데 ESFJ가 아니라 ESTJ로 나온 것이다.


나는 아이가 다른 아이들보다 조금 살갑고 다정하다고 생각했다. 엄마인 나에게 힘들겠다, 피곤하겠다 등의 공감의 말도 많이 건네줬었는데 T였다니. T가 안 좋다는 것이 아니라 내가 예상했던 것과 달라서 놀랐던 것이다.




한때 유행했던 F인지 T인지를 알아보는 질문이 있었다.

"엄마가 너무 우울해서 빵을 샀어"


이 말에 왜 우울하냐는 것에 포인트가 맞춰지면 F이고 무슨 빵을 샀는지에 포인트가 맞춰지면 T라는 것이었다. 그때는 아이가 조금 더 어려서 질문을 해도 그때그때 답이 달라 확실히 유추를 하진 못했었다. 그래도 마음속으로 나랑 같을 거라고 혼자 단정 지었었나 보다.


이번 기회를 통해 아이에 대해 조금은 더 깊이 알게 되었다. 테스트를 하는 그 당시의 상황이나 마음에 따라 결과 값도 다르게 나온다고 들었다. 다음에 조금 더 자란 뒤에 다시 한번 해봐야겠다.


PS. 우리 아들 T 여도 엄마한테는 F 해주면 안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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