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늦게 링크장에 도착해서 급하게 장비를 착용하는데, 스케이트가 잘 안 들어갔다. 허둥대는 내 모습을 본 코치님이 다가왔다.
“어, 도움이 필요해 보이는데?”
그 말에 나는 웃으면서 스케이트를 내밀었다. 코치님은 능숙하게 끈을 조여주었다. 손끝에서 전해지는 힘이 묘하게 든든했다.
드리블 수업이 시작되고 코치님이 물었다.
“퍽은 밀어서 가는 걸까요? 때려서 가는 걸까요?”
순간 멈칫했다. 머릿속으로는 ‘밀어서’가 맞는 것 같았지만, 하필 그때 내가 한 건 ‘때리기’였으니까. 코치님은 웃으며 다시 강조했다.
“밀어서! 때리지 말고!”
그 말이 머릿속에 박혔다. 퍽을 부드럽게, 하지만 끊기지 않게 밀어야 했다. 힘을 주되 세게 때리면 안 된다. 반복할수록 손끝 감각이 조금씩 달라졌다. 그리고 들려온 칭찬.
“드리블 잘한다!”
그 한마디가 왜 그렇게 기뻤는지 모른다. 스스로도 알았다. 내가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는 걸. 손끝과 발끝이 퍽과 얼음 위에서 맞춰지고 있다는 게 신기했다.
패스 연습은 훨씬 어려웠다. 대각선으로 돌면서 퍽을 주고받는 동작은 머리도, 몸도 동시에 써야 했다. 순간 집중이 흐트러지면 퍽은 어디론가 도망갔다. 몸이 얼음 위를 미끄러지는 동안, 머릿속에서는 각도와 타이밍을 계산했다. ‘지금, 지금이야!’ 작은 타이밍 하나에 성공과 실패가 갈렸다. 그런데 이상했다. 그 복잡함이 재미있었다. 뇌가 깨어나는 느낌이었다.
수업 후반에는 루돌프 썰매 훈련이 이어졌다. 마치 루돌프가 썰매를 끌듯 상대를 스틱으로 끄는 훈련이었다. 보기에는 단순했지만, 해보면 완전 유산소였다. 숨이 턱까지 차오르고, 땀이 비 오듯 쏟아졌다. ‘이래야 운동이지.’ 웃음이 나왔다. 땀과 힘듦 속에서 운동의 쾌감을 제대로 느꼈다.
이미 체력은 바닥이었지만, 게임은 남아 있었다. 같은 팀 언니들과 패스를 주고받으며 게임을 하다 코치님이 내게 퍽을 패스했다. 시간이 느려지는 것 같았다. '바로 슛!' 조금 짧았지만, 이어서 두 번째 슛으로 연결했다. 골이 들어갔다. 소리 없는 환호가 가슴속에서 터졌다. 뿌듯했다. 도파민이 온몸을 돌았다.
스케이트 끈을 묶는 일부터, 패스를 정확히 보내는 감각까지, 모든 게 낯설지만 그 낯섦이 나를 자극했다.
넘어지고, 틀리고, 반복하면서 배우는 운동. 아니, 넘어지고, 반복하면서 배우는 삶.
아이스하키는 내게 그걸 다시 가르쳐주고 있다.
낯선 것을 두려워하지 말 것. 실수해도 괜찮을 것. 시도하고 또 시도할 것.
포기하지 않고 계속하면, 결국 조금씩 는다는 걸 하키를 하면서 다시 배웠다.
얼음 위에서 나는, 다시 배우는 사람이자, 포기하지 않는 사람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