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만에 다시 온 링크장, 익숙한 공기가 코끝을 스쳤다. 나는 10분 일찍 도착했지만 이미 다른 사람들은 장비를 척척 착용하고 있었다. 다들 장비를 갖춰 입고 스케이트를 꽉 조이는 모습이, 왜인지 모르게 프로 같아 보였다. 나도 괜히 서둘렀지만, 장비 착용이 아직 익숙하지 않았다. 덕분에 스트레칭도 제대로 못 하고 곧바로 얼음 위로 들어갔다.
첫 정규수업부터 난이도는 높았다. 코치님은 스틱 잡는 법을 다시 짚어주셨지만, 오늘의 핵심은 스케이팅 자세였다. 스쿼트를 하듯 앉아 중심을 낮추고, 양발로 얼음을 민다. 생각보다 하체 힘이 많이 필요했다. 허벅지가 타는 느낌. 그리고 무엇보다 퍽 컨트롤이 여전히 어려웠다. 퍽은 가만히 있지 않는다. 살짝만 스틱이 어긋나도 휙 하고 옆으로 도망갔다.
훈련을 하면서도 자꾸 눈에 들어오는 사람이 있었다. 빨간 단발머리의 여자분. 스케이팅도 부드럽고 퍽 컨트롤도 능숙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체대생이었고, 어렸을 때부터 하키를 했던 사람들이 꽤 있었다. 그걸 알고 나니, 내가 못하는 게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히려 마음이 조금 가벼워졌다.
“그래, 어떻게 처음부터 잘해.”
이번엔 코치님이 한쪽씩 힘을 주어 미는 연습을 시켰다. 중심을 옮기는 것이 핵심이었다. 이어서 ‘롤링’. 한 발은 그대로 두고 다른 발로 크게 원을 그리며 스케이팅하는 동작이다.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조금씩 감이 왔다. 퍽을 다루는 연습도 이어졌다. 상대의 스틱 아래로 들어가서 퍽을 뺏는 법, 드리블을 하면서 시야를 유지하는 법까지. 퍽을 보면서 동시에 앞을 보는 건 여전히 쉽지 않았다.
마지막은 미니 게임. 처음 두 게임에서는 골을 넣지 못했지만, 마지막 세 번째 경기에서 드디어 하나, 그리고 두 번째 골까지 넣었다. 그 순간, 뭔가 뻥 뚫린 기분이 들었다. "골을 넣는다는 게 이렇게 짜릿한 거구나."
훈련이 끝날 무렵, 코치님이 말했다.
“많이 넘어져야 빨리 성장합니다. 살살하지 말고, 에너지 끝까지 다 쓰세요. 퍽을 버리지 말고 끝까지 드리블하세요. 골을 못 넣더라도 시도하는 게 중요해요.”
그 말이 오늘 하루를 정리해 주는 것 같았다. 나는 아직 왼쪽 스케이팅이 약했고, 한쪽으로만 무게를 싣는 버릇이 있었다. 코치님은 내 발을 가리키며 말했다.
“지금 오른쪽 발만 쓰고 있어요. 왼쪽을 더 연습해야 해요.”
균형을 잡는 것도, 퍽을 다루는 것도, 결국은 시도와 반복의 문제였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오늘 배운 동작들이 머릿속에서 계속 재생됐다.
많이 넘어져도 괜찮다. 살살하지 말고, 끝까지. 시도하고 또 시도하기.
얼음 위에서 나는, 다시 배우는 사람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