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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넋두리 10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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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팔 Aug 10. 2024

난, 살아있다.

Am4시에 일어납니다. 이 시간에 일어난다고 말하면 누군가는 부지런하다고 합니다. 한때는 그런 말을 들을 때면 내가 부지런한 사람인가 하고 착각하며 기분이 좋았지만 지금은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아~ 네~”라고 말합니다. 

일어나서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어제 나에게 무례하게 굴었던 누군가를 저주하는 일입니다. 안 그러려고 해도 계속해소 떠오릅니다. 그럴 때는 한껏 저주를 퍼붓습니다. 그러고 나면 마음이 한결 가라 안습니다.

집에 있는 모든 창문을 엽니다. 환기를 시키는 것이지요. 주기적으로 집안을 환기를 시켜주지 않으면 방사능이 싸여 몸에 안 좋다는 소리를 들은 후부터 날씨가 궂은 날이 아닌 이상 꼭 환기를 하려 노력합니다. 하지만 새벽인데도 불구하고 쌩쌩 달리는 자동차를 볼 때면 어쩌면 명을 재촉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깊은 고민을 하게 됩니다.

귀에 이어폰을 귀에 꽂습니다. 요즘 ‘필링굿’이라는 노래에 꽂혀 듣고 있습니다. 얼마 전까지는 ‘이난영’의 노래에 꽂혀 있었습니다. 요즘 이상하게 한국말이던 외국말이던 옛스런노래가 끌립니다.

노래를 들으며 집에 있는 돌돌이를 굴립니다. 돌돌이 아시나요 끈끈한 테이프를 바닥에 굴리면 먼지가 묻어나는 거 말입니다. 딱히 방이 더러워 굴리는 것은 아닙니다. 그냥 그냥 그냥 그래야 어쩐지 노래가 맛있습니다. 노래의 꽃은 노동요 아닐까 합니다.

아무 생각 없이 돌돌이를 굴리고 있다 보면 뜬금없는 순간에 몸을 멈추고 생각이 안드메다 저 끝까지 날아갈 때가 있습니다. 안드로메다에가 있을 때면 무릎을 탁하고 수백 번도 더칠만큼 기발한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지만 다시 이 세상으로 돌아올 때면 아무런 생각이 나지 않습니다. 다시 나다운 나로 돌아옵니다.

돌돌이가 지겨워질 때쯤에 커피 한잔을 만듭니다. 개인적으로는 두유커피를 좋아합니다. 구수하거든요 저만에 비밀레이시피!? 를 공개하겠습니다. 그리고 전 아침에는 따듯한 커피를 마십니다. 아무리 여름이어도 말입니다. 비밀레이시피 대로 마시면 왜 따듯하게 마시는 것인지 알게 됩니다. 변비가 있으신가요 그러면 직빵입니다. 500ml 잔에 믹스커피 두봉을 넣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설탕을 넣지 않습니다. 조절하는 방법은 아시리라 믿겠습니다. 아까우시다면 넣어도 됩니다. 개인취향은 존중하니깐요. 전 설탕은 넣지 않고 꿀을 넣어 먹는 것을 좋아합니다. 꿀이 있다면 꿀을 추천합니다. 이것도 취향 것 알아서 그리고 전 블랙커피 가루를 조금 더 넣습니다. 이것도 취향되로 이렇게 넣은 뒤 물을 5분에 1.5 정도 컵에 부어 넣습니다. 가루들을 잘 녹인 후 전 무설탕두유 아무것도 첨가되지 않은 두유를 선호합니다. 물론 이것 또한 취향 것 넣으면 됩니다. 두 유한팩을 넣으면 딱 한잔의 양이 됩니다. 그리고 호로록 마시기 따좋은 온도가 됩니다. 마시고 나면은 다른 건 모르겠지만 1시간 안에는 분명 신호가 옵니다. 직빵입니다.

커피를 마시다 보면 등줄기에서 땀줄기가 또로록 떨어지는 느낌이 듭니다. 물론 따듯한 음료를 마셔서 그런 것도 있지만 자연의 힘이란 가끔 놀라울 때가 있습니다. 왜냐면 땀을 흘린다는 것은 내 주위에 따듯한 기운이 생긴다는 것이고 따듯한 기운이 어디서 오는 것인지 알아보려 고개를 들어 밖을 볼 때쯤 해가 떠오르는 것이 보이거든요. 무슨 사이비종교에 교주처럼 말하는 것 같지만 이건 진실로다가 느낀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믿지 않으셔도 됩니다.

샤워하기 전에 방바닥에 요가매트를 깔고 유튜브에서 본 동작을 어설프게 따라 합니다. 확연하게 몸을 늘어뜨리고 보낸 하루와 안 하고 보낸 하루는 느낌이 다릅니다. 굳이 요가동작을 할 것 없이 살아오면서 한 번쯤은 해본 그런 동작 몇 가지만 해도 됩니다. 학교에서 가끔씩 잠 깨라며 기지개 켜라고 하는 동작정도만 하여도 그날하루는 가뿐할 겁니다. 이건 믿으셔도 됩니다.

찬물로 샤워를 합니다. 무슨 깊은 뜻이 있어서 그런 것은 아닙니다. 피부가 지독한 건성입니다. 정말 정말 말도 안 되게 추운 날이 아닌 이상 찬물로 샤워를 해야 합니다. 더운물로 하면 피부가 간지럽거든요. 예전에는 이런 피부가 너무 싫었는데 시간이 지나니 좋은 점이 있더군요. 어렸을 때부터 신경을 써서 그런 것인지 피부가 좋습니다. 어떤 문제나 어떤 결핍이 때로는 나쁜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 듭니다. 어쩔 수 없이 해결하다 보면 좋은 결과로 변할 때도 있으니 말입니다.

샤워를 하고 나와도 시간이 여유롭습니다. 일찍 눈을 뜨는 것은 이런 여유로움이 좋아서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너무 여유를 만끽하면 안 됩니다. 시스템이 그런 것인지 사람의 시계태옆이 어쩐지 같은 것인지 오분의 게으름이 오십 분의 지옥으로 변할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오분의 부지런함이 손해 보는 것 같아도 오십 분의 쾌적함을 얻을 수 있습니다. 쾌적함을 원한다면 오분을 부지런히 움직이던지 오십 분 게으르세요. 집이 부자가 아니거나 투자가 대박이 나지 않았거나 로또가 된 것이 아니라면 오분 부지런히 움직이는 것을 추천합니다. 뭐~ 이것 또한 개인의 취향대로 하시면 됩니다.

-글 제목을 난, 살아있다.라고 적고 글을 적어 내려 가지만 제목의 비장함에 비해 글은 한없이 가볍기만 합니다. 인생이란 뭐 이런 것 아니겠습니까 뭘 하든 뭘 이루던 끝은 정해져 있으니깐요. 가장 공평한 것 같다가도 가장 불공평한 결말을 향해 달려가는 것 같습니다. 끝을 안다는 것은 굉장히 허무한 일입니다. 그래서 인간이 망각의 동물인지 모르겠습니다. 눈 가리게를 한 경주마처럼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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