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깜빡이는 순간 눈앞에 엄청 긴 숫자에 나열들이 보였다. 눈앞에 보이는 숫자들은 무엇일까? 왜 보이는 걸까? 이상하거나 놀랍다거나 하는 그런 생각은 들지 않았다. 왜 그런 것 인지는 모르겠다. 평소 말도 안 되는 소설책을 많이 읽어서 그런 것인지 벌어진 일이 황당하거나 놀랍다거나 하는 대신 이현상이 어떤 식으로 작동하는지를 알아야겠다는 것만 알고 싶어 진다. 대게 소설책 주인공에게 이런 일이 많이 생기고 시련이니 고난이니 하는 일이 벌어져도 설상 최악을 치닫는 나쁜 결말이었어도 다른 누구보다도 사람답게 사는 듯한 모습이었으니깐, 말이다. 이현상이 어떤 시련의 시작점이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이였다. 알 수 없는 무언가가 벌어진 거라면 조금은 왜 살아가고 있는지에 대한 나른함은 사라질지 모르겠다는 그런 희... 망이 생길지 모르겠다는 그런 웃픈 생각을 하며 숫자에 나열을 바라본다.
숫자에 나열 중 맨 끝이라 생각되는 숫자가 10부터 9까지 카운터 되듯 바뀌는 것을 보니 모래시계 같은 타이머인 듯했다. 하지만 무엇을 위한 타이머인지는 그것은 잘 모르겠다. 세계종말되기 전을 알려주는 것인지 아니면... 아무튼 어떤 사건이 벌어지기 전 그 시작을 알 수 있는 카운트다운이라는 것만 짐작할 뿐이다. 나에 죽음을 알려주는 건가 하는 생각을 할 때 순간 주위가 눈에 들어왔다. 놀라고 있는 고양이의 눈동자를 보는 순간 “큭큭큭큭” 내 입에서 기괴한 웃음소리가 나올지 나도 몰랐다. 왜 이제야 주위가 눈에 들어왔는지 왜 이제야 기억이 떠올랐는지 모르겠다. 난 죽고 있었던 중이었다. 중이었다...? 평소에 딱히 죽고자 하는 마음이 없었던 것 같은데 인생이... 뭐라고 해야 하지 지루... 따분... 그래 따분하다고 느끼고 있기는 했지만 아무것도 아니면 아무것도 아닌 그것이 가장 중요한 이유일지 모른다. 반복된 일상 조그마한 창문으로 보이는 한정된 모습 더 나아갈 여력도, 더 나아갈 이유도 어쩐지 푹하고 주저 않았다. 늘 앉고 있는 감정을 끌어안고 길을 걷고 있는데 돌담 위에 나른한 눈빛으로 기지개를 켜며 하품하는 고양이를 보는데 딱! 그 순간 그 시간에 어째서인지 당장 죽어야 모든 것들이 바로 잡힐 것 같은 확신이 생겼다. 지금 돌이켜 보면 술이나 담배가 생각나는 듯한 충동이였지만 말이다. 그런 확신이 들자마자 스스로에 마음이 변하기 전에 무작정 눈에 보이는 높은 건물에 올라 하늘을 딱 한번 그리고 내가 떨어질 아래를 딱 한번 그리고 평야를 딱 한번 보고 떨어졌다. 떠올려 보면 웃겼다. 겁이 많던 나인데 그 순간에 왜 평범한 공포나 두려움이 생기지 않았을까? 한 번이라도 그런 감정이 있었다면 주저함에 멈췄을지도 모르는데 말이다. 어지간히도 세상에 나른함을 느꼈나 보다. 살아온 인생에서 가장 간결하고, 선택에 있어 가장 확실한 결과를 도출시킬 수 있는 행동이었다. 하지만 선택과 행동이 의지로 인한 것이지만 그 이후에 펼쳐지는 모든 결과는 장담을 할 수 없었다. 특히 죽음 말이다. 내가 알기론 말이다.
사후세계에 대해서 그 어떤 누구도 모르기에 이런 것이 내 눈앞에 보이는 이것이 죽음이라는 현상인지는 모르겠다. 공중에 떠있는 나, 5m 10m 아무튼 바닥과 떨어진 상태에서 멈춘 나였다. 주위에 모든 것이 멈춰있는 듯했다. 눈앞에 보이는 카운터 되는 숫자 때문인지 조금씩 움직이는 듯하기도 했다. 바닥에 떨어져야 내가 죽는 것이고 죽어야 사후세계던 무엇이던 볼 수 있는 것이 아닌가 근데 이 상황이 뭐지 죽었기에 이런 모습인 것일까 죽기 일부직전에 환상을 보는 걸까 아님 내가 모르는 지옥이나 천국 등등등에 「신」적인 존재들이 만들어낸 그 어떤 그림들일까 울어야 하나 웃어야 하나 아님 놀라야 하나 황당해해야 하나 그 어떤 감정 기분을 선택할 수 없음에 평소 욕을 하는 사람을 가장 경멸하는 나인데도 어처구니없이 찰진 욕이 나왔다.
“씨팔 좆같네”
어~ 말을 할 수 있었다. 말을 할 수 없을 것 같았는데 어처구니없는 이름 모를 현상에 첫소리를 내어 말하는 것이 욕이라니 씨팔 어처구니가 없다. 일단 말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으니 뭐라도 말해야 한다. 동서고금을 막 논하고 개 같은 상황은 변화 지는 않지만 욕이 정신적인 무언가는 유하게 만들어 주는 듯하다. 꼭 필요한 나쁜 것이라고나 할까.
“거기 누구 있나요. 에블바디 히얼. 오겡끼데스까. 짜이찌엔. 이 씨 팔 놈아. 개~새~끼~야~”
아무리 불러봐도 공간이 목소리를 잡아먹는 듯했다. 갑자기 짜증이 밀려왔다. 이런 감정은 오랜만... 이였다. 답답하다는 감정을 느껴보는 것이 도대체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쩍쩍 갈라진 메마른 땅 같은 마음인 줄 알았는데 나에게도 이런 감정이 남아있는지 의외였다. 의외에 느낌은 느낌이고 그렇다고 짜증 나는 감정이 사라지지 않는다. 숨을 깊게들어마셨다. 폐가 터질 것처럼 깊게 더 깊게 들이마셔 소리를 질렀다.
“악~~~~~~~~~~~~~~~~~~~~~~~~~~~~~~~~~~~~~~~~~~~~~~~~~~~~~~~~~~~~~~~~~~~~~~~~~~~~~~~~~~~
다시 한번 숨을 들이마셨다. 그리고
”악~~~~~~~~~~~~~~~~~~~~~~~~~~~~~~~~~~~~~~~~~~~~~~~~~~~~~~~~~~~~~~~~~~~~~~~~~~~~~~~~~~~
그리고 또다시
악~~~~~~~~~~~~~~~~~~~~~~~~~~~~~~~~~~~~~~~~~~~~~~~~~~~~~~~~~~~~~~~~~~~~~~~~~~~~~~~~~~~~
한결 숨이 트이는 것 같았다. 동서고금을 막 논하고 ‘화’를 내줄 때는 내줘야 한다. 그리고 뭐든지 세 번을 해줘야 한다. 그래야 개운해지는 듯하다. 어떤 원리인지는 모르겠지만 개운함때문인지 목덜미에서 등줄기로 기분 좋은 땀이 떼구르륵하고 굴러가는 느낌이 들었다. 몸에서 기분 좋은 열감이 감돌 때 순간 갑자기 공간이 일그러지더니 어~ 어~ 어~ 하며 생각할 틈도 없이 몸이 일그러진 공간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눈으로는 볼 수도 감각으로 느낄 수 없지만 느낄 수 있었다. 아~ 이제야 드디어 죽는 거구나~ 사라지는 거구나~ 사멸하는 거구나~ 흩어지는구나~ 같은 단어들이 머릿속을 채워 들어 같다. 끝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그 순간에도 의문인 건 눈앞에 보이는 숫자는 아직 ‘00000000000......’가 아니었다. 아직도 충분히 커 보이고 많아 보이는 숫자는 아래로 카운터 되고 있는데 왜 끝인 걸까? 생각했던 게 틀린 걸까라는 생각을 하며 ‘나’라는 것이 일그러지며 공간으로 빨려 들어갔다.
어두웠다 밝아졌다를 반복하고는 순간 모든 것이 멈췄다고 생각이 들 때 눈이 떠졌다는 표현이 맡는지 모르겠지만 눈이 떠졌다. 선잠에 막 깨어났을 때 오는 편두통 같은 고통이 머리에 느껴졌다. 다행히 그렇게 고통이 오래가지는 않았다. 고통이 사라지고 나니 그제서야 주위에 모습들이 눈에 들어왔다.
눈앞에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텔레비전이었다. 오래된 텔레비전 어렸을 적 리모컨이 아닌 브라운관 옆 다일얼로 딱, 딱, 딱 소리를 내며 채널을 바꿀 수 있는 방식이었다. 주위에는 평소 내가 좋아했던 영화나 드라마 비디오테이프들이 이리저리 널브러져 있고 주위에는 둥글게 펼치진 수납장에는 널브러져 있는 거와는 비교가 안되게 내가 보았던 수많은 영화나 만화책 소설책 같은 것들이 꼽혀있고 그리고 어떤 패턴인지 모를 숫자로 여러 것들이 정리가 되어 있었다. 텔레비전 옆에는 아꼈던 선풍기 바닥에는 좋아했던 장난감 즐겨 먹었던 커피우유 과자 살아오면서 좋은 추억이 있거나 아끼고 사랑했던 것들이 이리저리 널부러 져 있었다. ‘여기는 어디일까?’ 불구덩이가 아닌 좋아했던 것들이 많은 것을 보니 천국이라는 다른 형태에 모습인 걸까 천국에 왔다고 생각하기에 평소에 삶에서 그리 선하다고 할만한 일을 한 적이 없었다. 소설이나 영화에서 보통 이런 순간에 팅커벨 같은 요정이 아니더라도 비스무리한 존재가 나타나 설명해 주던데...
“팅커벨 같은 게 설명해 주던데”
혹시나 몰라 조용한 목소리로 웅얼거려 보지만 웅웅웅 하게 허무하게 메아리만 칠 뿐이었다. 주위를 다시금 찬찬히 둘러본다. 좋아하는 것 익숙한 것 들로만 잔뜩 차있기는 했지만 왜 이곳에 왔으며, 이것들이 왜 있으며, 여기는 무엇을 하는 공간인지 알 수 없기에 꿀단지에 빠져 허우적 되는 벌이 된 기분이었다. 소리를 지르고 싶다는 맘이 머리끝까지 올라왔지만 순간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는 생각이 번뜩 들어 단말마에 큰 숨만 내뱉으며 겨우겨우 참았다. 그러다 왜 불안을 느끼고 불편함을 느껴야 하는 이유가 있을까라는 고민을 해보았다. 몇 분 아니 몇 초 만에 답이 나왔다.
“왜 그래야 하지!”
없는 것 같았다. 아니 없다. 있다 한다고 한들 없다. 끝에서 끝으로 왔는데도 아등바등 이 라니... 난 결국 죽으려 했고 죽었는지 아닌지 무슨 상황인지 모르겠지만 결국 모든 것을 포기하지 않았나. 행복도 고통도 슬픔도 기쁨도 욕망 욕심 성취 실패 성공 모든 것을 말이다. 그리고 정확하지는 않지만 느낌상 지금 눈에 보이는 것을 보아 죽은 거나 매한가지 같은데 굳이 또 다른 끝이 있다고 한들 불편하게 있을 필요가 전혀 없는듯했다. 그냥 이대로 이 순간을 즐길 수 있는 무언가를 최대한 즐기며 벌어지는 일에 대해 겸허히 받아들이며 될 뿐이었다. 그렇게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힌 순간 티브이가 지지직 거리더니 브라운관에 특유에 소리와 함께 화면이 켜졌다. 그리고 화면에 어릴 적 보았던 호안마마 어쩌고 저쩌고 하는 영상이 재생되었다. 어릴 적 자주 보았던 익숙한 영상이라 그런지 넋 놓고 보게 되었다. 영상이 끝나고 애국가가 일절부터 사절까지 재생되면 보이던 특유에 영상과 함께 재생이 되었다. 애국가가 끝나고 나니 지지 직하는 소리와 함께 하얀 반점 검은 반점이 보이고는 빨간색 검은색 파란색 줄이 있는 화면에서 멈춰 있다. 뭔가 특별한 영상이 나올 것처럼 이것저것 재생되었지만 전혀 특별할 것 없는 그저 옛 추억만 생각나는 영상만이 훑고 지나 같다. 그렇게 아쉬워하는데 번쩍 하더니 화면에 8살? 20살? 40살? 보이는 묘했다. 나이를 짐작하는 외향적 모습이 간극을 알 수 없고 그리고 낯이 익으면서 낯설었다. 의문을 한가득 가진 체 바라보는데 빨간 바탕에 하얀색 꽃모양 수놓아진 원피스를 입은 여자 아이가 나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를 한다.
“안녕 팅커벨이야”
팅... 커... 벨... 난 나도 모르게 시력이 나쁜 아이가 안 보이는 걸 보려는 것처럼 인상을 찌푸리며 빤히 화면 속 아이?를 봤다. ‘팅커벨이 맞아, 전혀 그렇게 안 느껴지는데 오히려 느껴지는 기분은 서쪽마녀에 가까운 것 같은데!’라고 속으로 말하는데 화면 속 아이가 갑자기 허흠~ 하며 헛기침을 하며 괜시리 멀쩡한 옷매무세를 가다듬으며 다시금 인사를 한다.
“조크 조크 안녕 안녕 오랜만이야 기억할지 모르겠네~”
아~ 조크 근데 오랜만? 응? 누구? 누구지? 누구인 걸까? 전혀 기억에 없는 아이였다. 내가 이런 아이를 알았던가 전혀 기억이 없는 아이였다.
“나 누군지 몰라? 전혀 기억이 없어?”
화면 속 여자 아이는 조금은 서운하다는 듯 조금은 새침한 표정을 짓는다. 귀여운 표정에 넋 놓고 보지만 전혀 기억에 없는 존재에 아이였다. 그런데 순간 편두통과 함께 얼굴만 칼로 그어놓은 듯한 사진들에 잔상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순간 번뜩이며 스스로 조차도 거울을 보지 않아도 놀라 동공이 커졌다는 걸 느낄 정도로 화면 속 여자아이를 보았다. 검지손가락을 여자아이가 보이는 화면을 가리키며 하고 싶은 말이 많았지만 도무지 나오지 않았다. 숨시기 곤란한 붕어처럼 입을 뻐끔뻐끔거리다 겨우겨우 내뱉은 말이.
“너... 너... 네가 왜? 거시서 나와”
화면 속에 아이는 내가 놀라는 모습에 드디어 만족한다는 듯 보조개를 보이는 미소를 지으며 작은 손으로 바다표범처럼 짝짝짝 하고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기억해 냈구나 히힛 고마워라~”
만약 소설이나 영화로 이 상황쯤이었으면 누군가가 여자에게 엄청난 비밀이 있을 것처럼 느껴지겠지만 전혀 그런 거 없다. 그냥 어릴 적 코찔찔이였던 시절 좋아했던 동네 빵집 아저씨 딸이었다. 국민학교 때 그것도 저학년 때 이사를 가서 그 후로 한 번도 만나지도 심지어 이메일 채팅 문자 이런 거 하나 없었다. 부모님 끼리는 안부를 묻고 살았는지 마지막으로 이야기를 들은 게 결혼해서 자식들도 순풍순풍 낳고 평범하게 잘 산다는 소식을 듣고는 그래 잘살고 있구나 그리고 아주 잠깐 찰나에 순간에 어릴 적 감정을 느끼기는 했지만 금방 기억 속 무언가도 어디 변방 어느 곳에 떠나보냈었다. 그런데
“네가 왜 여기서 나와?”
여자아이는 양손 검지손가락을 볼 보조개에 같다 되면 어린아이들이 보는 프로그램에 나오는 아이들이 과장되게 뭘 모르겠다는 표현을 하는 한 장면처럼 고개를 왼쪽 오른쪽으로 메트로놈처럼 까닥이며 말한다.
“그. 걸. 몰. 라. 서. 물. 어!”
뭐지 당연히 모르니깐 묻지 마음속에 순간 천불이 올라와 울컥하다가도 여자아이에 모습을 빤히 보고 있자니 여자아이의 하는 행동 표정 말투 장난스러움들이 옛날 좋아했던 추억이 떠올라 천불은 물론 지금 상황에 대한 답답하거나 짜증스러운 맘들이 한결 누그러들었다.
“어~ 몰라서 묻는 거야”
여자는 양 손바닥을 자신에 허리에 걸치고는 군인 흉내를 내는 듯한 모습으로 쾌활한 아이의 특유에 목소리로 나에게 말했다.
“뭐~ 그럴 수도 있지 그리고 모를 거라는 걸 알고 있었어 그래서 나라는 존재가 나온 거지 이히히힛 다 그런 거 아니겠어 이유가 있는 듯하면서도 대부분에 일들이 이유가 없고 그냥저냥 우연 같은 일들은 한수를 숨겨놓은 계획이니 말이지 왜 그렇게도 지랄같이 하는 것인지 모르겠지 만 말이지”
다시금 생각하게 되지만 발랄한 여자에 아이에 말이 내가 코찔찔이였던 알고 있던 아이가 아니었다면 그리고 좀 덜 귀여웠다면 브라운관을 분명 박살 낼 것이라는 것을 한순간도 의심하지 않는 순간이었다.
“맞아 그래서 이런 모습으로 나온 거야 원래는 네 모습으로 나오려 했는데 네가 너 자신을 버렸는데 브라운관에 네 모습이 보이면 뻔할 것 같아서 말이지 말도 듣기 전에 뭐든 싫다고 말할 것 같아서 말이지”
발랄하게 말하는 말투를 들으니 가만히 생각해 보니 예전 풋풋하고 싱그러운 기억 속 여자아이의 말투는 아니었다. 오히려 내가 싫어하는 사람들에 말투를 뒤범벅해 둔 것 같은 느낌이 더 크다. 갑자기 울분이 올라오며 티브이를 박살내고 싶다는 감정이 다시금 올라오려 하는데 머릿속에서 뒤쪽에는 도끼 앞쪽에는 망치로 된 어떤 물건이 이미지처럼 떠올랐다. 그리고 그것을 들고 텔레비전에 중앙을 찍어 버리는 이미지가 계속해서 그려진다. 박살 낼 때도 어떨 때는 주저할 때도 어떨 때는 던질 때도 있는 잔상이 되감기 재생 되감기 재생된 이미지가 반복되다. 눈앞에 아이가 보인다.
“그러면 안 된다 말이지 그런 행동은 지금 상황에 옳지 않다 말이지”
아이의 말을 듣자마자 나도 모르게 눈에서 영문을 알 수 없는 눈물이 뚝뚝 떨어뜨렸다. 이~ 이~ 알 수 없는 형상에 티브이를 바라보는데 여자아이는 얄밉게 검지를 좌우로 까닥였다. 그 모습이 어찌나 얄밉던지 눈에서 레이저가 나오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여자아이를 노려 보았다. 그리고 의문이 들었다.
“어떻게 내 생각을 알 수 있는 거지”
여자아이가 또다시 두 손을 허리에 올리고 그것을 왜 모르냐는 듯 땡그랗게 뜨며 나를 노려본다.
“당연히 모습이 이럴 뿐 너에 모든 것에 벌어지는 일이니 알지 네가 나고 나가 너야 단지 난 너의 선택을 도와 주로 온 쉽게 말하면 또 다른 너... 수많은 너 중 하나일 뿐이란 말이지 너는 모르겠지만 말이야”
난 숨은 깊게 들이마시고 내뱉고 크게 들이켜고 내뱉으며 어떤 감정을 배출하듯 콧김으로 배출했다. 그리고 텔레비전에서 조금 떨어져 좌선자세로 앉아 허리를 꼽휴세우고 손가락을 깍지를 끼고 단전이라 불리는 배꼽아래쪽에 손을 모으고 화면 속 여자아이를 지긋이 바라봤다. 그리고 명상을 하듯 호흡을 몇 번을 하고 화면 속 여자에게 차분한 목소리로 물었다.
“앞뒤좌우 전부 무슨 말인지 모르겠지만 하난 대충 알아먹겠어 내가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 것이지 삶과 죽음을 선택해야 하는 거야?”
여자아이가 질문에 어떤 말을 하려 입술을 달싹이려다 멈추고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내뱉으며 나와 같은 자세로 앉아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 내뱉는다. 화면 속아이와 나는 마주 보는 것과 같았다. 아이의 모습을 무심히 바라보고 있자니 바람에 스쳐 울리는 풍경에 소리가 어디서 인가 들이듯 했다. [쨍]
“넌 이미 죽은 거와 같다 말이지 지금 내가 말하고자 하는 건 「무」에 관한 이야기란 말이지”
죽은 거와 같다. 알다가도 모를 말이군 그리고 말하는 게 무를 말하는 거면 모든 것이 설명이 끝난 것이 아닌가 결론이 이미 나버렸는데 근데 이게 다 뭐라 말인가 굳이 굳이 없어도 되는 이 현상은 무엇인지 모르겠다. [무]라는 것에 이야기가 필요한가 무는 무일뿐인데 말이다.
화면 속 여자아이가 피식하고 웃는다. 그리고 네가 무슨 생각한다는 눈빛을 보낸다. 그리고 화면이 흑백과 컬러가 순식간에 파바박하고 지나간다. 그 장면들이 무엇인지 안다. 탄생에서부터 건물에 뛰어내리기 전까지에 삶이었다. 화면이 지나가고 다시금 여자아이의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무슨 의미인지 알겠냐는 눈빛을 보냈다. 종교를 믿지 않아 선함이니 공덕이니 하며 위선 떠는 모습과 아무 의미 없는 곳에 기도와 절을 하며 의미 없는 것에 의미를 찾는 모습을 보는 것만큼 의미를 알 수 없었다.
“무슨 의미야?”
난 눈빛만 보내지 말고 설명해 달라고 말했다. 여자아이는 아무리 자기가 나고, 나가 자기이지만 이런 덜떨어진 놈을 다 봤냐 나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퀴즈를 낸다 말이지 죽기 전에 보이는 현상을 뭐라고 하냐 말이지”
어처구니없는 상황을 겪고 있는 순간부터 생각했던 거라 고민할 시간도 필요 없이 떠올랐다. ‘주마등’
“그렇단 말이지 가장 네가 이해하기 쉬운 단어인 ‘주마등’을 겪고 있다고 생각하면 맞을 거란 말이지”
어디서 인가 들은 적이 있다. 주마등이라는 것은 죽음직전에 살고자 하는 최고에 바락 죽기 전에 살방법을 뇌가 내가 살아온 인생을 처음부터 끝까지 기억 속에서 찾는 일이라고 바락중에 바락이라고 말이다. 그럼 난 지금 죽기 일부직전인 거고 저 여자아이는 내 뇌 속에 만들어낸 최고에 발악인 거다. 어쩐지 허탈함이 밀려온다.
“왜 허탈하냐 말이지?”
여자에 질문에 똑 부러지는 답을 내릴 수가 없었다. 왜 허탈함을 느껴야 하는 것인지 모르게 허탈함이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돌이켜보면 결국 이 결과는 스스로에 선택에 의한 것인데 결국 간사하고 간교한 마음이 자기 연민에 빠지게 한다. 씁쓸하지만 웃음이 나온다. 웃프다는 단어가 왜 만들어졌는지 알 것 같았다. 이럴 때 찰떡인 단어였다. 갈팡질팡할 때 웃음소리가 들려 화면을 쳐다봤다.
“너무 그렇게 생각하지 말어요. 내가 말했잖여 존재하지 않는 것에 대한 선택이라고 말이여”
어쩐지 말투가 바뀐 것 같아 물어보고 싶지만 여자아이가 내뱉은 말에 대한 의미가 더 궁금했다. 내 생각이 여자아이의 생각인지 내가 이런 생각을 할 때면 어쩐지 질문이 무엇인지 알겠다는 듯 입을 때지 않아도 말할 준비를 하는 표정이었지만 십 대에 아이들의 심술굳은 장난처럼 네가 무슨 생각하는지는 알지만 네 입으로 말하기 전까지는 말해주지 않을 거야 라는 얄미운 표정으로 날 쳐다본다. 난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큰 숨을 들이마셨다. 뱉으며 아이에게 말했다.
“그래 그래 말해줘”
티브이 속 여자아이는 턱에 수염도 없으면서 숭고한 자신을 만들기 위해 헤아릴 수 없는 시간을 흘려보내 는 듯한 신선의 모습처럼 수염을 쓰다듬으며 고민하는 듯 행동을 하며 ‘에헴’ 하는 헛기침소리를 내뱉는다. 그리고 한참을 거만한 것인지 거성 한 것인지 모를 표정을 지어 보였다. 어떤 느낌이건 거북함이 밀려와 티브이 속이 아닌 실제 하는 모습으로 내 눈앞에 있다면 쌍욕을 하던지 침을 뱉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이런 상상을 하고 있는데 아이에 눈빛이 또다시 심술굳은 표정으로 바뀌려고 할 때 아차 싶었다.
“말해줘 제발... 요”
“조심해”
빌어먹을 내 마음이 내 것이 아니게 된 것 같으니 이런 게 이토록 불편할 줄은 몰랐다. 더러운 행동을 못하는 것은 몰라도 더러운 상상을 하는 것 정도는 자유를 줘야 하는 거 아닌가 말이다. 그나저나 왜 질문에 답을 안 해주냐고 어린아이에 심술궂은 장난에 말리니 내가 뭘 궁금해하고 뭘 물어보려 했는지를 계속해서 모호해지고 머였는지가 사라지는 기분이다. 그런 생각이 들 때 여자아이가 검지로 손가락으로 좌우로 까닥이며 말한다.
“넌 그런 생각할 것 없어 네가 스쳐 지나간 한 톨의 먼지 같은 생각도 난 알고 있으니 말이지 쿡쿡쿡 그리고 말여 아차차차 결론부터 말하자면 네가 생각하는 ‘현실’이라는 개념에 공간에서 넌 죽어! 100%가 뭐야 1000% 10000% 확률로 확실하게 죽어 너에 선택에 대한 확실한 방법으로 정확한 결과를 만들어낸 셈이다 말이지”
아이에 말을 부정하고 싶은 마음도 어떠한 미련도 없지만 궁금은 했다.
“어떻게 그렇게 확신해?”
여자는 어깨를 한번 의슥 하고는 어린애 같은 눈빛으로 날 본다.
“너희가 부르는 ‘주마등’ 이란걸 해봤는데 절대 살 수 없어 절대절대절대 살 수 없어 굳이 살아도 너희들이 말하는 ‘시간’이라는 개념에 10초 정도 눈만 끔벅끔벅하고 죽어”
아이에 말을 부정하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2차 성징적 이유 없는 반항이 꿈틀거렸다.
“당신은 신인가요? 당신이 나고 네가 당신이라 했잖아요. 그럼 신도 아니면서 어떻게 확신하죠”
여자아이의 눈이 여우의 눈빛처럼 변하며 빤히 날 바라본다.
“부정하고 있으면서 부정하지 않는 다라 늘 웃기다는 생각뿐이 안 든다 말이지 뺨을 한 대 갈기고 싶을 때가 여러 번이지만 내가 더 나은 무언가라 생각하기에 참아, 가련한 것아 그리고 평생을 신 같은 존재를 믿지 않았으면서 신을 들먹여~, 뭐 궁금은 하다니 말해줄게 한 번만 말해줄게 어차피 너에게 한 번뿐이 못 말하지만 말야. 넌 지금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주마등’이라는 것을 해 순간순간 위기를 느끼거나 그리고 먼가 가 간절하거나 꼭 그런 것이 아니더라도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도 말이야 그때는 ‘주마등’이라는 말보다는 그래 음~ 그래 ‘눈 깜빡’ 이 라는 단어가 더 어울리겠네 넌 그런 걸해 그리고 그 순간 넌 네가 믿는 세계에 시간이라는 개념이 고무줄처럼 길게 늘어나 넌 기억을 못 하지만 눈 깜빡하는 순간에 넌 이 공간에 와서 이런저런 나와 대화를 나누며 허허벌판 같았던 공간을 조금씩 채우다 다시 현실로 돌아가곤 했지 네가 올 때마다 내가 이런 식으로 설명해 줄 때도 있고 너와 내가 채워 넣은 비디오테이프이나 책을 읽으라는 식으로 메모를 남길 때도 있고 아무튼 여러 가지 방법으로 너에 눈깜빡을 도왔어 최선은 아닐 수도 있지만 그래도 그 순간만큼은 가장 확실하다고 생각하는 답과 방법을 찾아가곤 했지 항상 네 세상과는 어울리는 답을 찾아간 건 아니지만 뭐 그것도 그것대로 좋은 거였어 이 공간을 채우는 무언가가 됐으니 말야. 아무것도 아니었던 공간이 아무것도 아니게 된 공간이 된 거지 그게 무엇이던 말야. 지금 보는 모습 그러니깐 처음 보는 거라 생각하는 이 모습이 네가 여기 나가기 전 마지막 모습이야 무슨 말인지 알겠어?”
말을 들어보니 가끔씩 멍하게 되는 순간이거나 눈은 어딘가로 보는데 정신은 아득한 어딘가로 사라질 때가 있었다. 그럴 때 낯설지만 친숙한 이 공간에 들어와 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생각하고 답을 찾아 같었던 것 같다 기억은 할 수 없지만 말이다.
“그게 얼추 비슷해, 그리고 꼭 해답을 찾는 거라는 것보다는 휴식공간 사춘기 아이에 방 같은 느낌이랄까 그런 것에 가깝다는 말이지 성숙하지는 않지만 성숙해지기 위해 노력하는 공간 완벽하지 않지만 완벽해지려는 공간 네가 너다워지고 있는 뭐뭐뭐 아무튼 그래 그래 그래 이런저런 공간이지”
말을 듣다 보니 하나에 궁금증이 생겨났다. 그렇다면 인간이라면 모두 이러한 이런 모습 이러한 형태 뭐라고 정의해야 할지 모를 이런 곳이 있는 걸까 하고 말이다. 아이의 눈을 봤다. 짜증이 난다 어떤 것은 생각만 하더라도 대답을 해주는데 어떤 건 짜증날정도로 대답을 안 해주니 두세 번 질문을 해야 한다.
“그래서 인간이라면 사람이라면 모두 이 같은 것이 있는 거야 관념이라고 해야 하나 공간이라고 해야 하나 아무튼 이곳 같은 것이 모든 인간에게 있는 거야?”
아이는 한숨을 쉰다. 눈빛이 왜 당연한 걸 묻느냐는 듯 말한다.
“너 세상 모든 사람이 부모가 같아? 아니다 말이지 세상사람들이 같은 곳에 태어나 아니다 말이지 설령 같은 부모 같은 부모에 배속에 태어난 인간들도 다 각기 다른 세상을 겪는데 같겠냐 말이지 비슷한 건 있을 수 있지만 말이지 그리고 이런 공간이 인간만에 소유물이 아니야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생명이라고 불리우는 대부분에 것들에게도 있어 아니 있을 수밖에 없어 왜 냐하면 느낄 수 있거든 하나 된 무언가를 말야”
뭐야 짜증이 나게 내가 여기 평생을 살았던 것도 아니고 모르면 물어볼 수도 있는 건데 이렇게 까지 짜증을 내며 말할 필요가 있을까 했다.
“야!! 씨발...”
놀라 아이 쪽을 바라봤다. 여자아이가 화나보이는 표정으로 날 노려본다.
“뭐 기억이 안 난다니 뭐라 할 수 없지만 말이지 네가 매번 올 때마다 같은 질문에 대답해줘야 하는 내입장도 생각해줘야 한다 말이지 방금 한 인간 모두가 똑같다는 뭐시기 하는 질문을 몇 번이 나 했는지 아느냐 말이지 세상에 있는 모든 사람을 포함해 아니 손가락 발가락이 있는 모든 것들을 사용해 세워봐도 셀 수가 없을 거란 말이지”
췌!! 내가 그걸 어떻게 알아 기억이 안나는 걸 어떡하라고~
“악~~~~~~~~~~ 편하다 편해 또또또 기억이 안 난다는 말 짜증 난다 말이지”
순간 여자아이의 표정이 악귀처럼 변했다 돌아오는 것을 보았다. 무섭다는 감정도 있었지만 당혹스러웠다. 몇 분 전만 해도 인자한 무언가처럼 어린아이 같았는데 아무런 전조도 없이 터져버린 폭탄이 되어버렸다.
“진정해,... 그래서 지금 이 순간 들어온 건 죽음직전에 살방법을 찾기 위해 이 공간에 들어왔지만 절대 살방법이 없다는 거잖아 1000% 확률로, 근데 어떻게 그렇게 장담할 수 있어 떨어져도 병원에 가면 살 수 있지 않을까 꼭 그런 게 아니더라도 기적 같은 게 일어날 수도 있고 말이야.”
조금은 이상한 웃음소리가 들렸다. 웃음소리가 나는 티브이를 보았다. 티브이 속에 여자아이가 웃는데 웃는 모습이 마리오네트에 입이 달싹이는 모습으로 웃고 있었다. 어쩐지 그 모습이 모든 것을 이질적으로 느끼게 만들었다. 전혀 모르는 공간이지만 어쩐지 친숙하게 느껴졌는데 아이에 웃는 모습에 시시각각 감정이 이리저리 움직인다. 티브이 속 아이와 내가 분리되기도 겹쳐지기도 서로 입장이 바뀌는 모습이 머리에 그려졌다. 사라졌다를 반복한다. 그리고 잠시 일시정지 버튼이 눌린 것처럼 주위에 모든 것을 인식을 할 수 있지만 사진이 된 듯 그림이 된듯한 느낌을 받았다.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 그리고 급하게 티브이 속 여자아이를 보며 물었다.
“이게 무슨 일이야”
여자아이는 나에 질문에 뚱한 표정을 짓는다.
“네가 떨어지고 네가 여기 몇 번이나 온 것 같아”
“뭐?”
여자아이가 슬픈 눈 같기도 나른한 눈 같기도 한 표정을 지으며 날 본다. 누군가 헤탈한자에 표정이 무엇인지 물어본다면 여자아이의 모습을 그려 보여줄 것 같았다.
“이런 나라도 조금은 지쳐서 그래 넌 기억 못 하겠지만 너에 선택 직전부터 지금 이 시점까지 상상도 할 수 없는 네가 이곳을 다녀 같아 네가 제일 크다고 생각하는 공간인 우주를 가득 채울 만큼에 네가 이곳을 왔다가 같다고 하면 믿을까? 못 믿겠지 존속된 기억을 가지고 있는 나 조차도 믿기지 않는데 길다는 오래됐다는 단어가 너무 초라하다 못해 눈에 보이지도 않는 존재하는지 어쩐지도 모를 그 어떤 것보다. 가치가 없어지는 의미들이 다르지만 반복이 되면 돌 것 같아 넌 다른 선택이라도 할 수 있지만 난 그럴 수가 없어 매번 네가 올 때마다 선택한 것은 너인데 왜 벌은 내가 받는 것 같은지 죽을 수만 있다면 끝없는...”
아이는 말을 잊지 못하고 울기시작했다. 화면 속에 나오는 실제 모습은 우는 모습이 아니지만 말속에서 아이에 가슴속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난 기억을 할 수 없지만, 나이지만 내가 아닌 내가 아니지만 나인 존재들이 우주라는 공간을 빼곡히 채울 정도로 이곳에 왔다니 아이에 눈동자 속 그 어떤 것을 보자니 겪어본 당사자 만이 알 수 있는 초연한 눈동자 속에 깊은 심연이 느껴져 그 어떤 단어에 조합을 해도 말을 보탤 수 없었다.
“너무 그런 눈으로 보지 말란 말이지 어차피 우린 공동운명체란 말이지 어쩌면 내쪽이 나을 수도 있다 말이지 감정이라는 바다 위에 나무널빤지 하나 의지하는 것과 같은 마음일지라도 바다를 기억하고 나무널빤지를 기억하는 내가 나을지도 모르지 지금 상황으로 봤을 때 네가 주인 같지만 때때론 내가 주인 같아 넌 가끔씩 집안 비밀번호를 아는 누군가 같단 말이야”
아이는 스스로 무언가 기쁜 듯 울면서 웃고 있었다. 난 기쁘지도 그렇다고 스스로 자신이 주인이라고 울부짖는 아이에 말에도 어떠한 분노도 느껴지지 않았다. 어쩌면 말하는 것처럼 종속된 기억이 아닌 기억된 순간부터 언제가 끝인지 모를 끝이 내 존재에 의미에 전부라면 난 어쩌면 주인이 아닐 수도 있었다. 진정한 주인 위한 잠시 스쳐가는 주인일지도 모른다. 내 것이라는 그 어떤 느낌이 없어 어떤 화도 욕심도 욕망도 없었다. 오히려 나는 전혀 알 수 없는 무언가를 담고 견뎌온 아이에 모습이 안타까울 뿐이다. 아니 죄스러울 뿐이라고 말해야 하나 저렇게 만든 것이 나에 선택 때문이니깐 말이다.
시간이라는 것에 얼마 큼이나 구속되어 있었는지 모르겠다. 계속해서 아무 말 없이 아이와 눈을 마주치는 순간에도 시간이 얼마큼 지났지에 대해 확인하고 있으니 말이다. 아이에 말속에 우주를 채우고도 남을 만큼에 ‘나’가 스쳐지나 같다니 그 말 이후로 그만은 존재들 중에 나만 특별하게 오랫동안 이아이처럼 종속된 기억과 시간 속에 남아있지 않을 것 같은 그런 것이 생겨 계속해서 시간을 더 찾는 것 같았다. 존재에 끝을 알 수 있는 것만으로도 어쩐지 이 알 수 없는 감정을 억누를 수 있을 것 같았다. 눈앞에 보이는 숫자의 나열조차 원하는 답이 아닌듯했다.
“그게 너에게 주는 신이 주는 벌이지 않을까!”
“... 뭐?”
“어쩌면 신이 너에게 주는 벌일지 모른다고 나는 무한함이라는 군례에 벌이라면 넌 유한함에 군례에 오는 그 어떤 것을 벌을 받는 거지 유한하던 무한하던 끝을 알 수 없는 그 어떤 막연함에서 오는 그런 감정을 말이야 그래도 너 또한 짧은 순간이지만 그래도 벌은 받기는 받네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안도라고 해야 하나 그래도 힘이 드네”
편한 게 있어야 할 존재가 하나라도 있으면 좋으련만 스스로 끝을 맺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 것일까 하지만 돌이켜 보면 인간이라는 존재가 스스로 끝을 맺을 수 있는 게 있을까?
“없을걸~ 인간뿐만 아니라 그 어떤 것도 말야.”
방금까지 어떤 감정인지 모르게 있던 아이가 당찬 목소리를 내며 말한다. 확신에 가득 찬 목소리를 들으니 알 것 같기도 하다. 온전한 내선택으로 끝을 맺었다 생각한 것들이 지금 돌이켜보면 아니었던 것 같다. 지금 이 순간처럼 말이다.
“그러면 넌 이 시간이 언제까지 있는지 모르겠네?”
질문과 동시에 이상한 노이즈가 낀 목소리가 들려왔다. 고막을 바늘을 찌르는 목소리 같아 신경 쓰지 않으려 했지만 어쩐지 반복되는 음성에 잠시 가만히 들어보니 방금 네가 했던 질문이 조금씩 다르지만 같은 맹락의 질문을 여자아이에게 말하는 목소리였다. 여자는 내가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자 정신 나간 듯이 웃기 시작했다.
“방금 그거 네가 한 거야”
측은하지만 안타까운 듯 나른하지만 최대한 편안하게 말하려 노력하는 듯한 입술로 아이가 말했다.
“아니”
“네가 한 개 아니라면 누가 한 거야?”
브라운관에 여자아이는 이상할 정도로 빤히 나를 쳐다본다. 어쩌면 답답함에 괴물처럼 화난 모습으로 쳐다보고 있기때문이라 생각이 들어 얼굴을 움직여 표정을 풀려 노력했다.
“잊었는 가 본데 내가 너야 그리고 네가 나이고 말야 난 이 공간에 신적인 존재가 아니야 다만 말했다시피 난 난 종속이라는 짐을 지고 있고 넌 소멸이라는 짐을 지고 있는 거지 다만 말해줄 수 있는 건 방금 전 그 현상이 있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사라졌어 그리고 순식간에 또 다른 나인 네가 나타났지 아무것도 기억 못 한 채로 말이지 그리고 똑같이 반복에 반복에 반복이었지”
말과 동시에 갑자기 암전이 되고 주위가 온통 흰빛으로 가득 매워졌다. 빛이 너무나도 강렬해 존재에 대한 형태가 있는 것인지 아닌지 모르게 되었다. 나도 모르게 이빨로 불안을 살짝 깨물어보니 고통이라는 것은 느껴지지 않았지만 감각은 아직 있었다. 하지만 손을 들어 올려 눈앞에 같다 되어 보려는데 투명인간이라도 된 것처럼 손이 보이지 않았다. 모든 것이 당혹스러운데 흰빛으로 가득 매운 공간에 검은 점하나 가 보였다. 그리고 천천히 점이 내게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점이 나에게로 오는 그 순간이 짧은 것인지 긴 것인지 잘 모르겠다. 수없이 많은 종류에 시계와 시간을 확인했던 내 모습이 떠올랐다 그렇게 여러 상념에 빠져있다. 웅웅한 목소리가 들였다.
“시간에 노예야”
응? 목소리가 울리는 쪽을 바라보니 검은색 점이 나에게 오는 것이라 생각이 들었는데 점이 아닌 사람에 형태에 모습이 천천히 나에게 걸어왔다. 그저 검은색이라 생각했던 모습은 꼭 우주처럼 보였다. 우주로 이루어진 사람 같았다. 사람의 형태만 하고 있을 뿐 입도 귀도 코도 없는 사람형태에 우주가 나에게 걸어왔다.
“당신은 무엇인가요 <신> 인가요”
질문에 답이 아닌 어떤 소리가 들려왔다. 꼭 그 소리가 웃음소리 같았다. 웃음소리 같은 소리가 내가 한 질문에 답 같았다. 꼭 이렇게 말하는 듯했다. 네가 알고 있는 무언가로 나 자신에 대한 무언가를 만들지 말라는 그런 소리 같았다.
“전 소멸하는 건가요”
우주를 담은 인간형태에 걸음이 어쩐지 내가 익숙하고 좋아했던 것들이 파바바박 하고 형태가 몸 안에서 지나가더니 소리가 들렸다.
“영화가 끝나면 그 영화는 소멸하는 겁니까?”
네?... 어떤 의미이지? 계속된 반복이라는 의미인가? 이곳에 있는 것들은 왜 하나같이 똑 부러지게 말을 안 해주는 것인지 모르겠다. 그래야 자신들이 무게감이 있어 보이는 건가?
“그게 무슨 말인가요?, 죽어도 삶이 반복된다는 의미인가요. 여기 오기 전 여자아이가 저 같은 존재가 우주를 채울 만큼 그곳에 왔다 사라졌다고 했습니다. 그것처럼 제 존재 자체가 소멸이 아닌 반복이 되는 겁니까? 당신을 만나기 전 만났던 여자아이처럼 말입니다.”
질문 후 긴 무언가가 지나간 듯했을 때 목소리가 들렸다.
“사진 속에 있는데 왜 모르는 것이죠”
“사진이라뇨.?”
우주의 형태에 무언가가 가부좌를 틀드 앉는 듯한 모습을 취하고는 턱을 쓰다듬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는 소리 내었다.
“정적인 것을 동적으로 생각하게 만드는 것은 당신들이 만든 시간이라는 존재 때문입니다. 불멸할 수 있던 것들이 소멸한 것도 그 시간이라는 존재 때문이죠 흐르지 않는 것을 흐른다고 착각하게 만드는 이상하고 괴상한 존재 시간 때문 말입니다”
그럼 그에 말되로 라면 ‘삶’이라는 것이 일그러진다. 탄생뒤 바로 죽음이 있는 게 아니다. 분명 살아간다라는 것이 있다. 분명 살아있는 생명마다 부여되는 무언가는 다다르지만 분명 ‘감정’이라는 것이 꿈틀거려 움직이는데 왜? 무엇이길래
“다시 한번 묻겠습니다. 당신은 누구? 무엇입니까? 신입니까?”
웃음소리가 울려 퍼진다 여름날 햇빛이 쨍쨍한 여름날 매미가 울부짖듯 웃음소리가 울려 퍼진다. 반복된 소리가 웃음소리로 들렸는데 웃음소리인지 아닌지 모르겠다. 바람소리 같기도 하고 조용한 방안에 울려 퍼지는 정체 모를 기계 소리 같기도 하다.
“멋대로 규정지으면서 질문을 한다는 것이 웃긴 일이죠”
“규정을 짓다니요?”
우주의 이미지로 도배되어 있는 인간형태의 모습이 가부좌를 튼 모습을 풀고는 손을 짚고 일어난다. 앞뒤가 구분이 되지 않는 모습이지만 분명 사람의 형태에 모습을 한 그것은 한 곳에서 천천히 돌고 있었다. 어떤 행성이 좌전 하듯 말이다.
“제모습이 어떤 모습이죠?”
“.... 그게... 우주...”
그것이 제자리에 멈추고는 다시금 가부좌를 틀고 나를 응시한다. 사실 응시하는지 안 하는지 모르겠다. 허공의 어떤 모습만 우주에 어떤 모습만 보이기 때문에 말이다. 하지만 알 수 있다. 날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저에 모습이 어떤지 왜 물어보는 가 싶을 겁니다. 왜 냐하면 난 내 모습이 어떤지 몰라요. 난 당신이 보고 싶은데로 보이기 때문이죠 ‘우주’라고 말한 건 아마 당신 생각하기에 가장 미지의 존재가 있을 법한 곳이 우주라고 생각하기 때문일 겁니다. ‘신’이라고 말하는 것도 당신이 가장 마지스럽게 생각하는 존재가 ‘신’이기 때문에 당신이 알고 있는 ‘죽음’이라는 관념 앞에 말도 할 수 있고 행동할 수 있는 무언가가 ‘신’이라는 것이 유일무이하기 때문이겠죠 웃긴 건 정작 당신은 신이라는 것을 믿지 앓으면서 말이죠”
“신도 아니라면 그럼 도대체 당신은 무엇입니까 정확하게 알려주지도 않으면서 가르치려는 말투로... 왜 말하는 것이죠 ‘신’도 아니면서 왜~ 왜~ 왜~ ”
조용해졌다 그리고 또다시 매미울음 같은 웃음소리가 들렸다.
“내가 누구인가를 말하기 전에 내가 묻겠습니다. 당신은 누구인가요. 정확히 어떤 존재인지 말할 수 있습니까?”
난 누구인가 난 어떤 존재인지 말할 수 있나... 난 사람이었고 죽었다? 죽고 있는 중이다? 누군가에 부모에게 태어났고 그리고 죽었다. 인간이라 배웠고 인간이라 생각했다. 난 어떤 존재인가... 모르겠다.
“당신도 똑 부러지게 말 못 하겠지 나도 그래 태어나보니 이렇게 저렇게 존재하다. 지금은 이런 것을 하는 존재가 됐어 넌 내가 먼가 대단해 보이고 위대보이는 것처럼 보이지만 내입장에서는 너에 생각을 빌려 말하자면 때 대면 밥 먹고 때 되면 똥 싸고 오줌 싸고 방귀 뀌고 잠자는 것같이 자연스러운 것들을 하는 거야”
갑작스레 이자가 누구이건 무엇이건 상관이 없어졌다. 그것 보다. 날 절실이 알고 싶어 졌다. 난 누구인가 누구이지?
“그럼 전 누구인가요.”
얼굴형태로 보이는 것이 얼굴에 가까이 다가왔다. 기분이 묘하다 눈은 검은 형태에 구체 같은데 표정이 보이지 않지만 왜인지 표정이 보이는 듯하게 다가왔다.
“제. 제. 나. 나. 나는 무엇인. 가... 요.”
그가 뒤로 살짝 물러나더니 팔짱을 낀다.
“너 바보지 보통 이 정도 말하면 정확히는 아니더라도 대충은 알아듣던데 난 네가 생각하는 그런 개념이 아니다. 어떤 미물이 너에게 다가와 저는 무엇인가요라고 묻는 다면 넌 대답해 줄 수 있니 가령 바퀴벌레나 개미 심지어 개 고양이가 너에게 다가와 ‘난 누구인가요?’라고 묻는 다면 넌 누구인지 대답해 줄 수 있냐 이 말이야 똑같아 그냥 넌 나에 비해 미물인 거야 난 신도 멎도 아니야 말이 길어졌지만 요점만 말하자면 모르기 때문에 말해줄 수 없어 그리고 내입장에서는 그게 그거지만 말야”
멍해진다. 그럼 다 이게 뭐란 말인가 복잡해 보이지만 전혀 영양가가 없는 이런 형상들은 말이야. 답답함에 눈물이 나오려 한다. 가슴이 죄여오는 듯한 감각에 고통스러울려고 한다. 죽었는데 왜 이런 감정을 느껴야 하는지 모르겠다.
“그럼 다 이게 뭔가요. 죽었으면 아예 끝인 것처럼 어둠을 주던가 이 쓸데없는 이런 것들은 어떤 이유에 대한 궁금하게 만드냐 말입니다.”
아무것도 없는 텅 비어있는 우주공간에 사람이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다. 그 모습이 한심하다는 듯했다.
“이유가 없는데 이유를 찾으려니 괴로운 거다. 엄청 난 무언가가 있겠지 생각한 대부분은 것들은 이유 없는 것이 대부분인데 말이다. 그리고 내가 말하지 않았니 너의 그 무엇으로 이해하려 받아들이려 하지 말라구 그냥 동트기 전 해를 보듯 어두운 밤 별을 보듯 그냥 바라보고 받아들이란 말야 도대체 다른 것들은 안 그런데 이것들만 오면 별거 아닌 티끌에 움직임에도 이상하리 만큼 많은 무언가를 창조한단 말야.”
헛웃음이 나온다. 질문에 질문을 하니 질문에는 질문이 없는 거란다.
“아이고아이고 아. 이. 고 대부분의 문제는 흐른다고 생각하니 복잡해지는 거란다. 하지만 멈춰있는 것들은 전혀 문제 될 게 없거든 내입장에서 보면 ‘너’는 전혀 문제 될 게 없는데 늘 다른 너 같은 것을 마주 할 때마다 문제를 안고 있는 게 신기하단 말야”
“그게 무슨 말이죠 다른 나라니 그 여자와 똑같은 말을 합니다 결국 이런 곳을 돌고 돌아야 합니까?”
“어”
.....
“유한한 듯 하지만 무한하고 흐르고 있다 생각하지만 멈춰 있는 곳이 ‘업’은 돌고 돌고 돌고 돈단 말이지 결국 네가 말하는 세상은 결국 ‘하나’로 움직이고 있어 흙 위에 기어가는 벌레 하늘 위 날아가는 새 생명이 있는 것 중 그 어떤 것도 ‘너’가 아닌 적이 없었어 다 다르다고 생각했던 모든 것들이 각기 다른 굴레를 짊어지고 서로 엉키고 엉켰을 뿐 결국 다 너인데 그런 너를 사랑하기도 증오하기도 연민하기도 분노하기도 살리기도 죽이기도 하는 모습을 보며 웃음이 다 나오더군”
많은 물음과 질문이 맴돌지만 도저히 어떤 식으로 물음을 던져야 할지 모르겠다.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어떻게 그럴 수 있죠”
“가끔은 말야. 궁금할 때가 있어 절대 존재하지 않은 것들은 막연하게나마 꼭 있을 것처럼 믿으면서 막연하지만 필연적으로 꼭 존재하는 것들은 왜 의문을 가지는 것인지 모르겠단 말야 아무튼 물으니... 빠른 것은 때로는 느려지고 느린 것은 때로는 빨라지기 때문이야 왜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말야. 처음에는 하나였지 그 하나가 다하면 또 다른 하나 그리고 다하면 또 다른 한나가 시작되었는데 어느 날부터 잔상에 잔상에 잔상이 얽기고 설키더군 너희 들이 말하는 시간이라는 관념을 빌려 쓰자면 각각에 ‘너’는 같은 시간에 존재한다고 생각하지만 각각에 ‘너’는 하나도 빠짐없이 다른 시간에 존재하고 있어 그냥 그렇게 믿게 되는 것이지 모든 것들이 그렇게 만들어졌으니 말야 과거도 현재도 미래도 하나야 너희는 처음도 끝도 정해져 있어 변화무쌍하다 착각할 뿐이지”
맥이 빠진다라는 느낌을 알 수 있었다. 살아있다는 기억 속에서 결국 끝을 알 수 있는 삶이 무미건조하게 느껴져 이런 감정을 느끼기 싫어 죽음을 선택한 것인데 끝이라 생각한 곳에 마주한 자에 말대로라면 결국 이 선택마저 태엽시계 같은 세상 속 하나에 톱니에 불과할 뿐이었다.
“그럼 전 무엇을 하면 되나요.”
더할 나위 없이 큰 웃음소리가 들렸다. 세상이라는 곳이 있었다면 그 세상이 흔들릴 만큼 말이다.
“그 질문은 뭔가 부정을 위한 질문인가. 아니면 진심으로 물어보는 건가? 큭큭큭큭큭 그래도 물어는 보니 답은 해줄게 아. 무. 것. 도. 하. 지. 마 큭큭큭큭 아무것도 하지 말아 결국은 알아서 돌아가고 맞춰지고 돌아가고 그래 말했잖아 너로 이루어진 너희는 결국 처음과 끝이 명확한 사진 속에 있어 그 말에 뜻은 네가 어떡해 한들 어떻게 하고 싶던 결국 찍혀있는 그 상태에서 벋어날 수 없어.”
멍멍 해지며 먹먹해진다.
“그럼... 그럼... 그럼 왜 이런 감정을 느껴야 하나요.”
그가 위를 한번 쳐다봤다. 아래를 한번 쳐다봤다. 나를 보고는 말한다.
“글세 그건 나에게 할 질문이 아닌 것 같은데 어쩌면 있을지 없을지 모를 너희가 만든 것인지 기억하는 것인지 모를 존재에게 질문을 하고 답변을 들어야 할 문제인 것 같은데 그럴 수 있을지 아닐지는 모르겠지만 말야.”
서글프다는 감정과 동시에 하나에 호기심이 생겼다.
“만약 이 기억 그대로 환생... 그래 뭐 어쨌든 그렇게 돼서 모든 상황을 휘적인다면 어떻게 될까요? 아니아니 당신 생각은 어떻습니까”
“우와~라고 말해주고 싶지만 말이지 변화는 건 없어 넌 갈림길 위에 서있다고 생각하지만 길은 하나야. 물론 그랬던 적도 있었지 늘 모든 것에는 ‘처음’이라는 것이 있으니 늘 ‘끝’이 있는 것처럼 말이야.
허탈해진다. 그러나 갑자기 번뜩였다. 분명 이자에 말에 ‘끝’이라는 말이 있었다. 그것도 늘이라는 단서를 달아서 말이다. 그렇다면 이 거지 같은 사진 또한 끝이 있지 않을까?”
“이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를 이것 또한 ‘끝’이 있는 것이지요 끝날 수 있는 것이지요?”
맴 맴 맴 맴 맴 맴 아무 소리 없이 여름날에 매미와 같은 소리 많이 울려 퍼진다.
‘철푸덕’ 힘겹게 무거운 눈꺼풀이 감겼다 떠진다. 버드나무 잎사이로 부서져 들어오는 햇빛이 눈을 부시게 한다. 점점 세상이 붉어진다. 그리고 단말마에 한숨이 입김처럼 새어 나온다.
“하~”
그리고 어두워졌다. 밝아졌다.
오랜만에 제대로 된 음식을 먹었다. 늘 조금은 이상한 냄새가 나는 것들로만 배를 채웠지만 운이 좋았다. 하지만 음식을 먹던 와중 개들이 달려와 놀란 심장으로 도망치며 달렸더니 피곤해 한숨 자고 싶었다. 또다시 개들이 쫓아올지 모르기에 돌담 위에 올라 잠을 자려하는데 한인간이 걸오고 있었다. 멍청한 얼굴을 하고는 기지개를 켜며 하품하는 나를 빤히 쳐다보는데 생기가 없던 눈동자에서 이상한 빛이 잠시 아롱였다. 그리고 정신이 돌아왔는지 걸음을 돌려 걸어 같다. 그리고 걸어가는 인간을 보며 스르륵 잠이 드는데 꿈속에서 풀숲에서 노랑나비를 잡으며 폴작이며 뛰어놀고 있는데 갑작스레 골이 울리 정도로 큰 매미울음소리가 들려 위를 쳐다보는데 방금 전 멍청한 얼굴로 날바라보 던 인간과 눈동자를 맞추었다. 깜짝 놀라 깨어났다. 아무리 꿈속이지만 너무 놀라 가슴에서 소리가 날 정도로 팔딱되었다. 가슴을 진정시키며 먼 곳에 있는 커다란 돌덩어리를 보는데 돌덩이 위에서 점하나 가 어두운 밤하늘에 반짝이는 무언가가 떨어지듯 떨어졌다.
떨리던 가슴이 멈추니 다시 잠이 밀려왔다. 다시금 아무런 생각 없이 돌담 위에서 기지개를 시원하게 켜고는 잠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