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먹고 싶은 캠핑요리 top8
캠핑의 즐거움이 매번 새로운 곳에서 힐링하는 게 반이라면, 나머지 반은 먹는 재미가 아닐까. 캠핑카페에서도 장비 다음으로 많이 올라오는 질문이 음식 추천일만큼 꿍짝꿍짝 끼니를 해 먹는 과정은 귀찮지만 즐겁다. 우리도 캠핑 준비의 마지막 과정은 출발 당일 아이스박스에 담길 2박 3일간의 먹거리 챙기기다.
간단하지만 비주얼도 좋고 맛은 더 좋은, 그러면서 아들도 잘 먹었던 음식들. 그동안 우리 가족 캠핑에서 검증되고, 사진만 봐도 또 먹고 싶은 캠핑요리 8가지를 추려봤다.
우리 가족이 애용하는 밀키트인데, 즐겨 쓰는 800도씨 주물팬에도 사이즈가 딱 맞고 10분이면 조리가 가능해서 캠핑장에서 주로 첫 끼로 잘 먹고 있다. 동봉된 떡도 사이즈도 양도 딱 좋고, 별도로 챙겨가는 양배추까지 송송 넣어주면 맵기가 적당하다. 아들의 먹컨디션도 좋으면 볶음밥까지 후루룩-
캠핑요리에 돼지고기가 빠질 수 있을까. 캠핑장에 노을이 지면 사이트마다 연기가 피어오르고, 고기 굽는 냄새가 식욕을 돋운다. 살코기가 많아 아들이 잘 먹는 목살, 비주얼 좋은 삼겹살도 좋지만 요즘엔 돈마호크를 주로 선택한다. 갈비뼈에 붙어 두껍게 썰린 등심은 고기와 지방 비율도 좋고, 그리들에 구우면 소리도 맛도 한껏 풍요롭다.
올해 여름 딱한번 먹었는데 강렬한 기억으로 남아있는 참치비빔면. 전통의 팔도였는지 신흥의 농심 배홍동인지 기억나진 않지만, 잘 익혀 얼음과 비벼낸 면에 참치 하나 까넣고 깨를 뿌린 게 전부인데 왜 그렇게 맛있었을까. 땀 흘리며 피칭 끝내고 이제 막 타프그늘아래 앉아서 먹었던 참치비빔면. 다음 여름에도 무조건이다.
9살답지 않게 국물을 좋아하는 아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된장찌개. 마켓컬리 후기건수 9,999+ 에 빛나는 '외할머니 차돌 된장찌개'에 아네스가 맞춤 속재료를 추가로 투하하면 게임은 끝난다. 우리 가족은 물론 지인과 함께 한 식사에서도 이거 어디꺼냐는 물음과 끝나는 궁극의 찌개다.
둘째 날 아침은 프레시하게 하고 싶은 나의 루틴에 가장 잘 맞는 토스트. 갓 분쇄한 원두를 드립커피로 내리고 토스트와 함께 먹으면 아침 힐링이 따로 없다. 루꼴라, 아보카도, 토마토를 얹어 오픈 토스트로 먹기도 하고, 최근에는 최애용품 중 하나인 '콜맨 샌드위치 쿠커'로 겉바속촉 토스트를 즐기고 있다.
이 또한 마켓컬리 후기건수 +9,999 '하남쭈꾸미'에 아네스가 야채와 양념을 더해 만든 요리. 지인과 함께할 땐, 두 팩으로 그리들 가득 볶아 삼겹살과 떡은 별도로 추가하고, 무쌈과 깻잎에 먹으면 맛과 비주얼 빠질 데가 없다. 높은 인기만큼 밀키트 가격이 조금씩 오른다는 게 아쉽지만 캠핑장에서도 집에서도 우리 가족이 가장 즐겨 먹는 음식 중 하나다.
가격장벽이 있는 만큼 가족 캠핑에서 먹은 적은 없고, 친척까지 4가족 모임이나 지인과 함께한 캠핑에서 등장한 적 있는 고급재료다. 아들 입에 들어가는 것만 봐도 기분이 좋은데 매번 손 큰 귀인 덕분에 아주 배터지게 먹었다. 숯불에 구워 불향을 입히고, 그리들에 마저 구워내면 이보다 귀한 고기가 없다.
또 먹고 싶은 캠핑요리 대망의 1위는, 돈마호크는 물론 우대갈비까지 이긴 삼겹살 수육. 캠핑장에서 삶은 고기가 의외일 수 있지만 올해 10월 날씨도 세팅도(카키&밀리터리 깔맞춤) 완벽했던 날 텐트 밖에서 정말 기분좋게 먹었던 요리라 더 기억에 남는다. 집에서 챙겨 온 냄비에 큼직하게 썬 양파, 대파, 사과와 통마늘을 수육고기와 함께 넣은 다음 물 한 방울 넣지 않고 무수분으로 1시간 끓이기만 했는데 이게 맛이 맛이, 촉촉함이 촉촉함이. 진심 최고였다. 무조건 또 먹어야 된다.
요즘도 집에서 아네스가 맛있는 요리를 해줄 때마다 "이거 캠핑장에서 먹고 싶다"고 했다가 잔소리를 듣곤 한다. 냉장과 냉동, 그리고 해동시간과 조리방법까지 고려하는 아네스에겐 철없는 소리인 탓이다. 그래도 매번 같은 소리를 하게 된다. 집에서 먹어도 맛있는데 캠핑장에서 먹으면 얼마나 맛있을까.
안 되겠다. 이번 주 저녁식탁은 여기서 골라야(졸라야)겠다. (근데 캠핑가면 다들 뭐 먹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