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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공메자 Dec 01. 2024

140 내가 진실로 사랑한 것은 무엇인가

필자는 학교 다닐 때에는 학교 공부 외에는 독서 같은 것을 제대로 해 보지 않았다. 그리고 직장을 잡으면서도 승진 시험공부 외에는 자기 계발서 같은 책을 읽어 본 적이 거의 없었다. 다가올 2024년 12월말이면 36년 4개월의 소방관 생활을 마무리하며 정년퇴직을 한다. 언젠가는 국민들의 안전한 삶을 위해 소명의식을 가지고 근무했던 소방본부와 소방서 생활이 그리워질 것이다.       


 “내가 진실로 사랑한 게 뭐였을까?"라고 질문을 던져 본다. 가족 아니 국민들, 그렇다. 나의 삶 전반기에는 가족은 늘 뒷전이었다. 일부러 그런 사람이 있겠는가. 직업 정신이 나를 그렇게 만들었다. 소방관이라는 멍에 때문이었다. 아내와 아들은 늘 찬밥신세였다. 지금 과거로 돌아간다면 그렇게 가족을 홀대하지는 않을 것이다. 소방관과 소방관 가족이 존재해야 국민들의 안전도 보장할수 있다. 소방관이 죽으면 국민들의 안전은 누가 지키겠는가 말이다. 나와 함께 근무하다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하늘나라로 긴 여행을 떠난 동료들이 갑자기 생각난다. 나도 언젠가는 먼저 여행을 떠난 동료들 곁으로 가기 위해 엔딩노트를 써서 수정해 가고 있다.                                                                          

내가 글쓰기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2가지로 이야기 할 수 있겠다. 하나는 지난 2022년 1월 초 춘천 소방서장에 부임하여 직원들과 소통하기 위해 직장 내 메신저로 공감 글을 쓰던 것이었다. 두 번째는 인생 전반기 동안 세 번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 온 것이다. 연탄가스 중독과 빗길 차량 20m 계곡 추락 사고 그리고 가장심각했던 뇌출혈과 선천성 뇌혈관 기형 등으로 머리를 열고 수술했던 경험이다. 이 세번의 사고를 겪으며 죽음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되었다. 우리가 죽고 나면 다 필요 없는데 아웅다웅 살 필요가 있겠는가 말이다. 


그래서 내가 시그니처로 쓰고 있는 '내일은 필요없다. 왜? 우리는 언제 죽을 지 모르기 때문에… 오늘 최선을 다하자."라는 것이 두 번째 글을 쓸 수 있는 동력이었다. 이때 내 나이 58세였다. 당신은 몇 세에 글쓰기를 시작하였는가?  아직 시작하지 않았으면 지금 바로 시작하기 바란다. 절대 늦지 않았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               

                                                                                           

이후 블로그를 개설하면서 일주일에 2~3회 정도 글을 써서 블로그에 포스팅하였다. 헉! 겸직 허가를 받지 않고 블로그 활동하던 것이 직장에 알려져 징계 받을 뻔했다.  애드 포스트 광고 수익 때문이었다. 수익이 얼마 되지는 않지만 규정상 겸직 허가를 받아야 했다. 다행히 사후 겸직 허가 승인을 받고 안정적으로 글을 쓸 수 있었다. 


퇴직을 2년 앞두고 자서전을 한번 써 보고자 하는 고민에 빠졌다. 여러 권의 기존 자서전을 읽어 보았지만 용기가 나지 않았다. 결국은 퇴직 후 내가 살아가야 할 방향은 독서와 글쓰기였다. "그래, 배우자. 배우면 할 수 있겠지."라는 심정으로 온라인에 문을 두드렸다. 한 글쓰기 작가분을 온라인 오픈 채팅방에서 만났다. 그 작가분이 주도하는 공저 전자책 쓰기에 참여하여 출간까지 이르게 되었다. 10여 명의 일반인들이 A4 용지 3~4장 쓰고 초보 작가가 된 것이다. 


이어서 한 대학생이 온라인에서 개인 전자책 쓰기 클래스를 열었다. 여기에 나도 참여하여 4주 동안 강의를 들으며 전자책을 쓰기 시작했다. 전자책을 쓰는 내내 상세페이지 작성, 목차와 표지 만들기 그리고 내용까지도 피드백을 받았다. 그리하여 거의 한 달 만에 개인 전자책이 완성되어 출판사에 승인 신청을 하게 되었다. 첫 번째 비승인 통보를 받았으나 다시 수정 보완해서 재승인 요청한 바 결국 승인을 받게 되었다.

                                                                               

이후 개인 전자책을 수정·보완해서 역사에 기록될 나의 인생 책인 수필집을 쓰게 되었다. 지난 2023년 8월 18일 한 출판사와 계약을 해서 출판을 하게 되었다. 베스트셀러는 못되었지만 역사에 내 이름자와 내 책이 영원히 기록된다는 것에 의미를 두려고 한다. 결국은 내가 진실로 사랑한 것은 책 읽기와 글쓰기였다.


<글의 요약: 내가 사랑한 것>


나의 반 평생, 불타는 길을 걸었다.

가족은 뒤로, 국민을 앞에 두고

찬밥 신세로 남은 그들의 얼굴,

이제야 그리워하며 돌아본다.


세 번의 죽음 문턱에서

내일은 필요 없다고 깨달았다.

오늘을 살아내자,

최선을 다해 글을 썼다.


글은 나를 구하고

책은 나를 키웠다.

독서와 글쓰기,

진실로 사랑한 것이었다.


퇴직을 앞둔 지금,

나는 책에 나를 남겼다.

비록 베스트셀러는 아니어도

역사에 내 이름이 새겨졌다.


지금, 당신도 시작하라.

늦지 않았다, 지금이 가장 빠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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