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가을은 마흔 네 번째 다녀갑니다.
가을인지 모르게 신나게 달리던 십년은 인사조차 못하였고
십년은 미래의 손님들을 기다리느라 바빴고
십년은 우정과 사랑, 열정사이에 놓인 술에 취해버렸고
십년은 깨달음을 얻기 위해 먼 길을 돌아와야 했습니다.
가을은 잊지 않고 늘 찾아왔습니다.
마흔 번째 찾아온 가을에게 인사가 늦어서 미안하다고 했으나
마흔 한 번째 찾아온 가을은 내 곁에서 사랑하였던 사람을 하나 떨구었습니다.
마흔 두 번째 찾아온 가을은 또 하나의, 또 하나의 사랑을 떨구었습니다.
마흔 세 번째 찾아온 가을은 수많은 나무들에게서 사랑을 떨구었습니다.
마흔 네 번째 찾아온 가을을 만났습니다.
이번에는 누구냐고 물으니 그냥 미소를 지었습니다.
삶과 죽음은 같은 것이라고 속삭입니다.
그리고 그 순간 나를 바라보았습니다.
나는 가을 나무였습니다.
2018. 11. 7
-jeongjongha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