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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나

고집과 통찰의 사이 그 어딘가

by 글린더

알고리즘이라 통칭하기엔 이젠 너무 무서워진 세상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휴대폰에서 내 소리를 듣고 알고리즘을 추천해 준다는 말이 있었다. 여러 테스트를 통해 꽤나 설득력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런데 요즘은 그 마저도 뛰어넘은 느낌이다.


아니면 내 뇌가 유사한 정보들을 선택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인가 헷갈릴 지경이다.


며칠 전 지인의 추천으로 마인드에 관련된 강의를 참석했다.

인생전반의 관계와 마음에 관한 통찰을 다루는 강의였다.

그 속의 내용과 언어들은 그들만이 각색하여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여 그 속의 진짜 의미를 찾도록 하고자 함이 느껴졌고 그 경험은 그리 나쁘지 않았다. 그리곤 다른 의미에서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을 집어 들어 읽어 내려갔다.

그러다 문득 습관처럼 귀에 꽂고 있던 유튜브의 대사들이 내가 그동안 읽고 있던 책 제목과 동일하고, 그 내용과 일치한 내용을 다루고 있음에 잠시 소름이 돋았다.


듣고 있던 유튜브를 멈추고, 책을 덮었다.

다음 고급과정에 등록을 권고하는 전화를 완곡히 거절하고 이 현상들을 적어 내려 간다.


내가 싫다 표현했던 것들의 붕괴와 찾아 헤매던 것들의 모호함이 어쩌면 기계마저도 인지할 정도로 주변을 꽉 채운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나도 몰랐던 나의 사고들이 여기저기서 튀어나온다. 때로는 선물같이, 때로는 폭탄같이.


부정하지 않으려 부정적인 생각을 애써 부정하는 아이러니도, 이런 말장난 같은 말의 조합에 익숙해져 버린 지난 3일간의 '자유를 찾기 위한 자유의지를 박살시키는 경험'을 통해 거절의 의미를 다시금 배우게 되었다

거절을 통해 자유로움을 받아들이고 비로소 자유로워질 수 있다.

창의적인 생각, 자유로운 생각, 긍정적이고 발전적인 생각이라는 것도 달리말하면 내 행동을 결정하고 의미를 만들어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나만의 방식으로 나만의 의미로 나만이 용납하지 못하는 기준들을 통해 나다운 인간으로 거듭나는 과정이 내 삶이 된다.


기계가 주는 힌트를 통해 움직이지 말고, 기계가 주는 힌트를 활용해 생각을 정리하고 확장해 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세상을 다양하게 겪으며 그 속에서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 가는 것.


이것이 내가 발견한 나이다. 조금은 고집스럽게 보일지언정 나의 결정에 흔들리지 않는 믿음과 응원을 보낸다.


돌고 돌아 돌아오는 것은 결국 나에게로 이다.

남은 이번 삶도 잘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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