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격태격 변호사 가족의 일상11
으레 오빠가 있는 집 여동생들이 그러하듯이 우리 막내딸도 왈가닥이다. 3살 때인가? 선물로 받은 인형은 내팽개치고 오빠랑 똑같은 로봇을 달라며 떼썼던 아이다. 물론 지금도 공주놀이라면 질색하고.
반면 오빠는 얌전하고 순하다 보니, 안타깝게도 동생한테 맨날 맞기 일쑤이다. 물론 여동생이니까 봐주고 맞아주는 것일 테지만 가끔은 얻어터지는 게 불쌍하다.
그래서 초5 아들에게 알려줬다.
"로투니(가명) 야. 이제부터 로미(가명)가 때리면 학교폭력 위원회를 열거야. 그리고 엄마한테 접근금지 가처분을 신청해. 로미가 가까이 못 오게."
"응? 이건 학교폭력이 아니고 가정폭력 아니야? 가정에서 일어난 일이니까"
(어라. 제법인데)
"그래. 어쨌든 신청해. 알았지? 로미 너는 오빠가 신청하면 오빠 가까이 못 가는 거다!"
그런데, 오빠가 왠지 고민하는 눈치다.
"그런데 그럼 로미랑 같이 못 놀잖아. 그냥 안 할래."
"엉? 너 그럼 계속 맞을 거야? 맞으면서 같이 놀 거야? 안 맞고 안노는 게 낫지 않아?"
"아냐. 로미가 없으면 심심해."
오. 예상치 못한 형제애에 놀랐다!
그런데 이 틈을 타서 동생의 반격.
"엄마. 그럼 오빠가 놀려도 저끔(?) 금지 그거 신청해도 돼? 오빠가 놀리는 건 무슨 죄야?"
"응? 음... 그래. 그건 모욕(죄)이 될 수도 있겠다. 그럼 오빠가 놀리면 너도 엄마한테 접근금지 신청해. 하하."
"뭐라고? 무욕? 무욕이 뭐야? 무욕. 무욕. 하하하. 깔깔깔"
이렇게 오늘도 티격태격 천방지축 남매의 격한 싸움은 급 함께 하하호호 웃으며 흐지부지 끝났다는 싱거운 이야기.
그나저나 오빠의 포동포동한 몸에 손톱자국을 남기는 동생의 못된 버릇은 어찌 고쳐야 할까요. 하긴 오빠가 동생 약올리는 재미로 살긴 해요. 맞아도 그렇게 재미있다나요? 이런걸 전문용어로 "자초위난"이라고 한다나 뭐라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