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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의 기억
안데르센 동화 '눈의 여왕' 재창작
by
RNJ
Aug 15. 2021
겨울의 기억
1장
뜨거운 모래가
제 빛을 잃고
달빛이 스며
슬픈 거울이 태어났습니다
산산이 부서진 거울
가슴과 눈
이 얼어붙어
에덴을 벗어난 소년
꽁꽁 얼어붙은
얼음궁전의 어떤 면에도
나의 모습이 비치지 않습니다
겨울을 알리는
효시(嚆矢)가 울고
소년을 위해 슬피 우는
소녀가 있었습니다
언젠가,
봄꽃으로 한껏 물들
겨우내 텅 빈 강을 바라보며
2장
세상은 이래저래
겨울이었습니다
저마다 아우성을 치는
얕은 뿌리
의 것
들
흩날리는
무색무취의 수분(
受粉
)
풍문(
風聞
)을 실어 나르는
궂은 바람과
잿빛 하늘
마을을 내려다보는
Dr. 에클버그
콧대 높이 솟아있는
차가운 유리 안경
갈팡질팡하는 양치기 소년들
겨울이 끝나갑니다
3장
나그네새 날갯짓에
봄바람이 불어오고
영원
히 알지 못할
침묵을 남기고
겨울은
그렇게 끝났습니다
유리창을 힘껏 열고
소년과 소녀
두 손을 맞잡고
봄을 위한 합창을 시작합니다
"골짜기 아래 장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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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데르센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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