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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냥냥별 Jun 11. 2024

시청자 의견 차이


시청자 의견 차이



그게 재밌냐?

뭐가 재밌냐?

하나도 재미없다

아이 유치해~~~ㅋㅋㅋㅋ

야구나 같이 보자


그게 재밌어요?

뭐가 재밌어요?

하나도 재미없어요

아이 지루해~~~~~

저는 들어갈게요




  아이들이 초등학교 3학년쯤 되면 같이 볼 수 있는 TV 프로그램이 많아진다. 예전에는 거의 어린이 프로그램, 만화 같은 것만 좋아했는데, 좀 크면 일반 예능 프로나 드라마, 영화 등도 재밌다고 생각하는 건 같이 보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사실 TV가 다였던 우리의 어린 시절과는 달리, 요즘은 PC나 휴대폰으로도 놀기에 충분하기 때문에 굳이 TV를 보러 거실로 나오지 않고 자기들 방에서 노는 일이 많다. 그래서 우리 부부는 식사를 할 때나 아이들 게임시간이 끝나고 나면 거실에서 다 함께 TV를 보자고 할 때가 많다. 물론 영상매체를 보는 것보다 책을 읽거나 운동을 하는 것이 아이들에게 더 도움이 되는 취미라는 것은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그런 부분도 같이 하려고 하지만, 그 외에 남는 시간에 가장 쉽게 같이 할 수 있는 취미라서 그렇게 나쁘다고만은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가 같이 보는 프로그램 중에 무조건 보는 걸로 예정되어 있는 것이 하나 있는데, 바로 국가대표, 올림픽대표 들이 하는 축구 중계다. 일단 첫째인 아들이 축구에 빠져 있기도 하고, 우리 부부도 하는 걸 좋아하진 않지만 보는 건 좋아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항상 경기 중계가 있을 때면 치맥과 함께  다 같이 떠들어대면서 보는 것을 즐긴다. 못 하면 왜 저렇게 못하냐며 감독이 된 것 마냥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지시하기도 하고, 골을 넣으면 소리를 지르며 서로 하이파이브를 하며 기뻐한다. 아들은 해외축구도 다 찾아보는 열성파라서, 엄마도 아들이 좋아하는 것에 같이 공감해주고 싶어 같이 해외 축구를 보며 모르는 것을 물어보기도 하고, 요즘 그 선수는 어떠냐는 질문을 던져보기도 한다. 그리고 한 번은 정말 어렵게 티켓팅에 성공하여 다 같이 국가대표 친선경기를 보러 갔었는데, 아이들이 너무 좋아했던 추억이 되어 뿌듯했었다. 둘째인 딸내미는 처음엔 축구 보는 것을 싫어했지만, 그래도 계속 같이 보다 보니 요즘엔 학교에서 남자아이들과 축구하는 것도 좋아하게 되었다.


  딸이 좋아하는 프로그램도 있다. 1박 2일이라는 여행 예능 프로그램인데 왜 좋아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일요일 저녁엔 주로 이것을 보면서 같이 저녁밥을 먹고 있다.  그리고 평소에 K-pop댄스를 좋아해서 늘 춤을 많이 추는 딸이라 음악방송도 같이 본다. 나도 어릴 때 즐겨보던 프로그램이기도 하고, 사실 아직도 가수들이 공연하거나 댄서들이 춤추는 것을 보는 걸 좋아한다. 그리고 서로 경연을 거쳐 1위를 뽑거나 아이돌이 되거나 하는 프로그램도 좋아한다.  내가 초등학생이었을 때는 우리 부모님이 우리가 좋아하는 음악에 같이 공감해주지 못했었다. 내가 음악프로를 보고 있으면, 저게 노래냐? 뭐라고 하는지 하나도 못 알아듣겠다고 말씀하셨다. 그런데 지금 우리 세대의 부모들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음악에 거부감 없이 같이 좋아하고 같이 듣는 것 같다. 이런 부분은 참 좋은 것 같다. 함께 노래 부를 수도 있고, 함께 그 가수에 대해서 이야기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들과 같이 즐겨보던 댄스 프로그램의 콘서트를 함께 보러 가기도 했고, 딸이 좋아하는 아이돌의 라이브 방송이나 공연모습을 함께 보기도 하는데 아이들과 가까워진 기분이 들어 나는 참 좋았다.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같이 드라마를 보는 것이다. 모든 드라마가 재밌진 않지만 한 번씩 계속 보고 싶게 하는 것들이 있다. 요즘은 실시간으로 못 봐도 OTT서비스를 통해 지나간 것도 한 번에 몰아보기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우리 부부는 이렇게 보는 것을 즐긴다. 그런데 보고 있으면 아이들도 한 두 편 같이 보다가 빠져드는 경우가 있더라. 그래서 중간에 끊어야 할 때면 엄마 아빠끼리 먼저 보지 말고 다음화도 같이 보자고 한다. 주로 전체 관람과 나 15세 이하 것들을 같이 보지만, 가끔씩 폭력적인 장면이나 키스하는 장면 같은 것을 피할 순 없다. 그런데 그 부분만 중간에 스킵하고 지나갈 수도 없는 일이고, 사실 초등학생 고학년쯤 되면 같이 봐도 큰 무리는 없는 정도라고 판단했기에, 우리는 당. 황. 하. 지. 않고 이어서 시청을 이어간다. 그러다 평소엔 상남자 같던 아빠가 슬픈 장면을 보며 눈물을 훔치는 모습을 볼 때, 아이들이 '아~ 우리 아빠도 감성적인 사람이었구나!' 하고 생각할 것이다.


  이런 것들 외에 세대의 차이로 혹은 관심사의 차이로, 서로 왜 재미있는지 이해 못 하는 부분도 많긴 하다. 그래도 각자의 취미를 존중해 주고 함께 할 수 있는 것은 최대한 함께 하면서 그것을 하는 동안의 행복과 추억을 쌓아간다면, 사춘기가 와도 부모와 아이가 너무 멀어지지 않고 유대감을 이어 갈 수 있지 않을까? 어른인 우리가 먼저 아이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같이 해보거나, 우리의 취미를 같이 하자고 손 잡아 끌어당겨 보자. 마지못해 함께 하면서 어느 순간 더 가까워져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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