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블루 스카이 Oct 23. 2024

퍼즐

삶의 조각

머리를 너무 많이 쓴 것 같다.

아니 너무 많이 굴렸다.

신경을 너무 많이 쓴 거다.

잘 굴러간다고 생각했나 보다.

아니 그런다고 생각한 거다.

다 내 생각이었다.

뭘 그리 신경 쓰냐고 한다.

뭘 그리 복잡하게 생각하냐고

머리만 아프니 그만 멈추란다.

나는 나를 잘 안다고 생각했나 보다.

이럴 때 보면 나 빼곤 다 안다. 나를. 그것도 아주 잘.

그래서 머리도 식히고 정리도 할 겸 퍼즐을 하나 구입했다.

다들 머리 아프게 무슨 퍼즐이냐고 걍 쉬라고 한다.

무슨 이게 쉬는 거지…라고 또 나만 나를 몰랐다.

뚜껑을 열고 퍼즐을 보는 순간 얼음.

퍼즐을 너무 어려운 걸 택했다.

머리를 식히고 싶었을 뿐인데

머리를 정리를 하고 싶었던 건데.

아. 뿔. 싸

머리에서 연기가…

소화도 안되고

자려고 눈을 감아도 계속 퍼즐이 떠 다닌다.

하루 이틀 사흘…

이러다 식음을 전폐하고 몰입할 지경이다.

하지만 하다가 중단하곤 던져두고 싶진 않다.

눈도 머리도 몸도 내려놓고 쉬고 싶었는데.

이런. 식빵. 이 절로 나온다.

빨리 끝내는 게 상책인데 머리는 띵하고 눈은 따갑다.

고생을 사서 한다는 말이 딱 이건가 보다.

샀다. 내가. 그럼 쉬운 걸 사던지.

아~~ 내일은 끝낼 수 있을까?

아~~ 삶이 그렇지. 한 치 앞이 안 보이는.

이것도 그렇다. 한 조각 앞도 안 보인다.

무슨 조각이 이리도 작은지

색도 그래. 비슷한 거 옆에 비스무리한.

선이라도 있으면 따라가기라도 하지.

뭐가 분명한 게 한 개도 없다 없어.

딱 삶자체다.

하지만 그 조각 하나가 딱 맞는 순간.

그렇게 삶도 맞추고 맞추면 딱 들어가는 순간이 온다.

나도 나를 알지 못하는데 어찌 남이, 하물며 가족 일지라도.

맞추고 맞추다 보면 그들도 나도 알게 된다.

딱 들어가는 그 순간을.

삶 쉽지 않지. 하지만 살아 가는 거다. 그렇게 이렇게 맞춰가며. 그럼 저절로 나온다 감사가 내 입술을 통해.


주신 오늘도 감사하며 기뻐하며 기도하며 보내시길

기도드립니다. 아멘




이전 17화 장거리 운전…삶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