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조각
머리를 너무 많이 쓴 것 같다.
아니 너무 많이 굴렸다.
신경을 너무 많이 쓴 거다.
잘 굴러간다고 생각했나 보다.
아니 그런다고 생각한 거다.
다 내 생각이었다.
뭘 그리 신경 쓰냐고 한다.
뭘 그리 복잡하게 생각하냐고
머리만 아프니 그만 멈추란다.
나는 나를 잘 안다고 생각했나 보다.
이럴 때 보면 나 빼곤 다 안다. 나를. 그것도 아주 잘.
그래서 머리도 식히고 정리도 할 겸 퍼즐을 하나 구입했다.
다들 머리 아프게 무슨 퍼즐이냐고 걍 쉬라고 한다.
무슨 이게 쉬는 거지…라고 또 나만 나를 몰랐다.
뚜껑을 열고 퍼즐을 보는 순간 얼음.
퍼즐을 너무 어려운 걸 택했다.
머리를 식히고 싶었을 뿐인데
머리를 정리를 하고 싶었던 건데.
아. 뿔. 싸
머리에서 연기가…
소화도 안되고
자려고 눈을 감아도 계속 퍼즐이 떠 다닌다.
하루 이틀 사흘…
이러다 식음을 전폐하고 몰입할 지경이다.
하지만 하다가 중단하곤 던져두고 싶진 않다.
눈도 머리도 몸도 내려놓고 쉬고 싶었는데.
이런. 식빵. 이 절로 나온다.
빨리 끝내는 게 상책인데 머리는 띵하고 눈은 따갑다.
고생을 사서 한다는 말이 딱 이건가 보다.
샀다. 내가. 그럼 쉬운 걸 사던지.
아~~ 내일은 끝낼 수 있을까?
아~~ 삶이 그렇지. 한 치 앞이 안 보이는.
이것도 그렇다. 한 조각 앞도 안 보인다.
무슨 조각이 이리도 작은지
색도 그래. 비슷한 거 옆에 비스무리한.
선이라도 있으면 따라가기라도 하지.
뭐가 분명한 게 한 개도 없다 없어.
딱 삶자체다.
하지만 그 조각 하나가 딱 맞는 순간.
그렇게 삶도 맞추고 맞추면 딱 들어가는 순간이 온다.
나도 나를 알지 못하는데 어찌 남이, 하물며 가족 일지라도.
맞추고 맞추다 보면 그들도 나도 알게 된다.
딱 들어가는 그 순간을.
삶 쉽지 않지. 하지만 살아 가는 거다. 그렇게 이렇게 맞춰가며. 그럼 저절로 나온다 감사가 내 입술을 통해.
주신 오늘도 감사하며 기뻐하며 기도하며 보내시길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