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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agette J Jun 24. 2022

사랑하는 우리 딸 윤서에게 (사랑의 우편함 대상)

윤서야 안녕? 편지 쓰려니까 조금은 어색하다

윤서가 아빠 엄마의 가족으로 찾아왔다는 소식을

알자마자 병원에 가서 첫 심장소리를 듣고 너무나

감격스럽고 감사해서 엄마에게 고맙다고 고생했다고

편지를 써본 뒤로 처음 써보는 것 같아


이번 여름은 진짜 더웠지? 그래도 좋은 추억

많이 남기고 가을이란 친구를 만나서 파란

하늘과 함께 좋은 공기 마시며 너와 추억을

쌓을 수 있어서 아빠는 너무 행복하단다


하지만 이번 가을은 무심하게도 너무 짧은 것 같아서

슬프네 어느새 벌써 윤서랑 워커 털 때 벌써 손에

찬 기운이 느껴지기 시작했어 그래서 엄마는 추울 때도

윤서랑 신나게 걸으려고 장갑도 사고 바람이 침투하지

못하는 일체형 원피스도 사서 다가오는 겨울을 신나게

만끽하려고 준비 중이야


요즘 날씨도 좋고 하늘도 맑지만 세상 무엇보다

맑은 너의 눈동자와 웃음소리 미소 그리고 행복한

웃음소리를 아빠 엄마에게 많이 많이 윤서가

들려주어서 너무 행복해


부자가 아니어서 호화스러운 생활을 하며 행복할 순

없어도 너의 손을 잡고 얼굴을 바라보면 방끗 웃는

행복한 미소로 아빠 엄마를 바라봐 줄 때면 세상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행복감을 느끼며 하늘에서

보내주신 천사가 우리 곁에 너무 가까이 있어서

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


그런데 그거 아니? 윤서야? 아빠 엄마는 늘 불안함 속에

살고 있단다 너무너무 행복하고 좋아서 평생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오늘만 같았으면 좋겠는데 이 행복이 얼마나

우리 가족에게 유지될까? 늘 불안하기도 해..


2014년 04월 29일 새벽 12시 30분에 2520g인

작은 몸으로 우렁찬 울음소리와 함께 엄마 아빠 곁으로

찾아온 사랑둥이 우리 딸은 태어나고 일 년이 될 때까지

유난스러운 엄마와 잔소리 대장인 아빠와 티격태격하면서

서툴지만 엄청난 사랑의 힘으로 잘 자라주었단다


하지만 첫 번째 생일 그리고 가족여행 후에 엄마가 윤서가

조금 이상한 것 같다며 우기고 우겨서 간 대학병원에서

우리 딸이 다른 아이들과 조금 다르다는 걸 알게 되었어


가냘픈 손등에 꽂히는 주삿바늘 머리뼈를 절개하고

심지어 그 안에 핀도 심어지며 시작된 수술과 함께 쉼 없이

반복되는 재활과 수술의 반복 곰곰이 생각해 보니까

우리 딸에게는 쉼표가 없었구나.. 얼마나 힘들었을까?


니가 아프단 걸 알았을 때 사실 엄마 아빠는 너무 힘들었어

매일 병실에서 눈물 흘리며 슬퍼했었는데 이제 와 생각해 보니

그 힘든 걸 이겨낸 윤서는 얼마나 아프고  힘들고 외로웠을까?

라는 생각이 들어 그렇게 너와 쉼 없이 달려온 5년의 시간은

정말 정신없이 지내왔었던 것 같아


엄마가 윤서 조금이라도 아프지 않고 편하게 두발로 서서

걸을 수 있게 해주려고 많이 노력했어 하지만 너의 건강이

점점 안 좋아지더니 치료를 할 수 없을 정도로 나빠져서

미친 듯이 달려왔던 모든 것을 놓아야 한다고 했을 때

너무 슬퍼서 밤마다 많이 울고 슬퍼했었어


잘 달려왔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한순간에 무너지기

시작하면 힘들지만 옆에 곤히 잠들었는데도 웃는 미소를

띄며 자고 있는 모습을 볼 때면 긴장되고 절망적인 어두움이

다 씻겨 내려가는 아빠의 마음 윤서는 알까?


엄마 아빠의 삶의 비타민! 윤서의 그 미소 덕분에

갑자기 변화되어 어려운 상황 속에서 새로운 희망을 품고

다른 결심을 하고 실행하기로 했어 윤서와 시간을 많이

보내고 좋은 추억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앞으로 어디가 더 아파서 힘들어할지 모르지만 조금이라도

건강하고 더 웃으며 행복할 수 있을 때 서로 지금처럼

마주 보고 행복한 순간을 많이 담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어!


그래서 요즘 윤서와 보내는 하루하루가 너무 행복해!

하지만 지금은 조금은 소강상태에 접어 들어서 그나마

다행이지만 윤서의 건강도 나빠지고 있어서 이 행복이

언제까지 지속될까 불안함도 늘 가슴 한편에 있는 건

사실이란다.. 아빠 엄마도 사람이니까


우리 가족 행복함이 하늘나라까지 소문나서 하나님이

질투해서 우리 윤서 빨리 데려가시는 건 아니겠지?


그러니까 우리 주어진 오늘 하루도 신나고 즐겁고

행복하게 웃으며 살자 알았지? 윤서에게 어떤 일이 생겨도

아빠는 윤서 손잡고 항상 옆에 있을 거야

걱정하지 말고 아빠만 믿어!


아빠 엄마가 아무리 힘들어도 우리 윤서가 늘 그 안에서

모든 걸 견디고 고생하며 힘든 시기 잘 버텨주고 있어

조금 더 파이팅 해서 ~내년도 내후 연도 예쁘고 감사하며

웃음꽃이 가득 피어나는 하루하루를 보낼 수 있도록 하자?


나는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아무도 나는

잊지 않습니다 니가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해도 아빠 엄마

가슴속에 다 기억하고 있어 다른 건 다 바라지 않으니

늘 지금처럼 오늘 같이 소소하게 행복했으면 좋겠어

아빠가 오늘도 내일도 많이 많이 사랑해


-2018년 10월 18일 아빠가 윤서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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