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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프리 yefree Nov 06. 2022

독일과 한국 엘리베이터의 가장 큰 차이점




독일에서 살아보니 피부로 느껴지는 차이점들이 참 많았다.


첫 번째로 가장 놀랐던 건 독일인들은 식사 자리에서도 코를 푸는 거였다. 오히려 콧물을 훌쩍이는 게 더 비매너적인 행동이라 했다. 나도 그때부터 주위 눈치 보지 않고 신나게 코를 풀었다. (비염을 앓고 있는지라, 오히려 이득이었다!)


또 가장 달랐던 점은 '엘리베이터'였다. 독일 엘리베이터에선 쉽게 찾을 순 없지만 한국에선 흔히 발견할 수 있는 게 있다.


바로 오직 한국 엘리베이터의 '닫힘 버튼'만이 닳고 달아 희미하다는 거다. 나도 그 몇 초 기다리는 게 힘들어 자주 이 버튼을 애용한다. 가끔 내가 앞 쪽에 서 있다면 마치 모두의 편의를 위해, 빨리 눌러야 할 것 같은 묘한 압박감마저 느낀다.



Photo by Russ Ward on Unsplash


그런데 희한하게 독일에선 한 번도 닫힘 버튼을 누르는 이를 본 적이 없다. 거의 버튼이 없어도 될 정도다. 나도 처음에는 이런 느린 삶의 방식이 다소 불편했으나 금세 적응했다. 더 이상 문이 느리게 닫혀도 조바심이나 답답함을 느끼지 않게 되었다.


독일에서 돌아오자마자 이 여유는 온데간데 사라지고 없었다. 또다시 '빨리 빨리'의 미학이 온몸의 메커니즘을 지배했다. 한국에서 나의 일처리 속도는 거의 LTE급이어서 '프로추진러'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단순히 머릿속에서 해야 할 일들이 계속 떠오르는 게 싫어, 생각이 날 때 바로 바로 해버리는 타입이다.


최근엔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과 협업할 일이 생겼다. 성미가 급한 나는 일처리가 다소 늦은 사람과 일을 하다가 스트레스를 5G의 속도로 얻어 골로 갈 뻔했다.


사람마다 각자의 페이스가 존재하기에, 나의 속도를 남에게 똑같이 따르라고 강요할 수 없다는 걸 알고 있다. 그 대신 나와는 다른 속도를 가진 이들과 슬기롭게 공생하기 위해 깨달은 점이 있다.


첫 번째는, 항상 서로 협의된 데드라인을 정하는 것이다. 저마다의 기준이 다르기에 누군가에겐 하루 또는 이틀이 적당하다고 여길 수 있고, 반면 다른 누군가는 일주일이면 된다고 생각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솔직한 대화를 통해 불필요하게 생길 수 있는 오해를 줄여나가야 된다. 이 일을 중요하게 생각 안 해서 혹 나의 말을 소중히 귀담아듣지 않아서 저 사람이 일을 차일피일 미룬다고 오해할 수 있다. 하지만 내막을 들여다보면 그 사람 나름의 규칙과 일의 순서 더 나아가 개인적인 사정까지 있음을 알게 된다. 혼자서 내 안의 말고삐를 너무 꽉 쥐고 달리고 있었던 건 아닌지 뒤를 돌아볼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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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Edwin Chen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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