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CI 인증편
인증 주기가 다가왔다. 6월에 퇴사였는데 인증이 5월이었다.
애석하게도 그 인증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대학병원이라 인증을 대비하여 2개월 3개월마다 모니터링 주간이 있었다.
모니터링 주간에는 손위생을 제대로 지켜서 하고 있는지
처치카나 주사실의 환경(예를 들면 처치대, 투약하는 곳, needle통, 의료폐기물 등등)
환자 안전을 지키면서 하고 있는 지 보는 거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럴 때마다 갑툭튀 질문이 튀어나왔고 우리는 외웠다 툭 치면 나오는 그런 답을 말해야했다.
주사실은 특히 이런 직접적인 처치가 이루어지는 곳이라 인증단 입장에서는 참 물어볼 게 많은 곳이었다.
당시 우리는 백신 보관 냉장고가 정온 냉장고(저절로 온도가 조절되고, 온도 변화 및 이상 있을 시 담당자에게 전화가 간다)가 아니었다. 그래서 병원에서는 급하게 큰 맘 먹고 예산을 썼다.
인증단이 오기 한 두 달 전 정온 냉장고를 들여왔던 것이다.
또 정온 냉장고가 들여지니 온도가 제대로 유지되고 있는지 우리 입장에서는 모니터링 해야했다.
그러다보니 관리하는 서식이 또 하나 추가됐다.
하지만 이제 주말마다 더이상 약국에 백신 짐을 싸서 보관해달라고 내리지 않아도 된다는 점.
월요일 아침에 일찍 약국에서 그 백신 짐을 타와도 되지 않는다는 점은 편리했다.
© towfiqu999999, 출처 Unsplash
인증이 다가오면 QI(의료질 관리팀: 적정성 관리, 환자 안전 등, 질향상 등등 병원 전체 시스템을 관리하는 부서라 생각하면 된다)팀은 바빠진다. 그리고 그 QI팀에서는 지표를 만들고 공지사항을 게시한다.
인증을 앞두고 이 부분은 이렇게 해주세요. 저 부분은 저렇게 해주세요. 리플릿(약간 팜플릿 같은 거라고 생각하면 된다. 안내문, 스티커 등등)을 만들고 제공한다.
그래서 우리도 낙상 예방에 대한 리플릿을 다시 수정해서 코팅지로 붙이는 등, 나름 수작업을 한다.
그리고 전반적으로 깔끔해야 하기 때문에 인증을 앞두고 청소와 정리가 필수!
업무 시간 안에는 이 모든 것을 절대 할 수 가 없기 때문에 퇴근 후 인증을 준비했다.
파트장 선생님은 나 혼자 슬슬 하면 된다며 퇴근을 독촉 하셨지만 선생님 혼자 고생하고 있을 모습을 보니
마음이 불편했다. 그래서 같이 남아서 배달도 시키고 뚝딱뚝딱 리플릿을 만들고 수정했던 기억이 난다.
인증을 앞두고는 외래.. 많은 부서들이 남아서 뭔가를 만들거나 청소, 정리하고 가기 때문에 팀장님이나 UM(unit manager)님도 퇴근하지 않으셨다. 우리가 잘 준비하고 있나 한 번 씩 점검하러 오셨다.
농담으로 " 팀장님 너무 배고파요. 맛있는 거 사주세요. " 그러면 오구오구 내새끼 하면서 사주셨다.
인증 준비하는 그 때만. 그래도 그게 어딘가 싶으며 날름 얻어먹었다.
(물론 진짜 오구오구 내새끼 하지는 않으셨고 인증 준비하느라 고생하는데 사줄게 이런 느낌이었다.
우리 부서만 사준 건 아니었고 외래 모든 부서에 쏘셨다. 아마 판공비나 외래간호팀 예산이지 않았을까 싶다. ) 원래 5시 퇴근인데 7시 좀 안되어 퇴근했던 기억. 그래도 좋은 사람들과 함께라 늦게 퇴근 하는 것만 빼고
즐겁게 준비했었다.
© floschmaezz, 출처 Unsplash
셋이 근무중에도 돌아가면서 인증집을 살펴보며 물어보고 공부했다.
팀장님도 라운딩 때 오시며 가끔 질문을 갑툭튀 던졌다.
누가 헬퍼를 와도 모두 인증 인증 하면서 인증 문제와 답을 달달 외웠다.
파트장 선생님은 인증이 너무 부담된다고 했다.
인증단 입장에서 주사실은 물어 뜯을 게 많은 곳(?)이라면서 그치만 몇 년 째 인증을 준비하고 통과했던
베테랑이셨다. 팀장님과 UM님들은 주사실 잘하고 있죠? 식의 무언의 압박을 주고 가셨다.
인증 덕분인지 그동안 불편했던 알콜솜도 일회용으로 바뀌고 드레싱 셋트로 1회용으로 바뀌었다.
뭔가 인증을 한다고 하면 의료 소모품의 퀄리티가 업그레이드 되는 부분이 있다.
덕분에 CSR(중앙 공급실: 의료 소모품:거즈나 기타 등을 소독하는 곳)에도 소독 내릴 게 별로 없었다.
인증단은 2박 3일정도 인증을 돌았던 것 같다.
언제 몇 시쯤 온다는 소문들이 병원 전체내 돌았다. 그 날 나는 진정 간호사였고 진정을 갔다오고
근육 주사를 놓고 있었다. 그 때 인증단이 왔다.
파트장 선생님에게 질문 하나를 던지고 바쁜 그 분들은(?)은 사라졌다.
나중에 " 그런데 선생님 뭐 물어봤어요? 하니 간단한 거였다.
결국 이번 JCI 인증도 통과했고 병원장님은 인증 수당을 모든 병원의 임직원에게 돌렸다.
액수가.. 제법 되었다. 미화 여사님, 청소 인력까지 다 줬다고 했다. 이건 조금 감동이었다.
아무래도 인증을 준비하게 되면 청소 구역이나 미화 파트도 더 신경써야 할 게 있으니까 말이다.
이 분들도 우리처럼 필드에 나서지는 않았지만 각자 자기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분들이었다.
인증이라는 게 뭔지, 약 1~2달은 고생했지만 막상 돈으로 페이백되니 씁쓸하기도 하고
같이 고생했던 멤버들도 생각이 났다. 결국 남는 건 추억 뿐.
© dariamamont, 출처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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