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 파먹기편
주말 저녁. 딱히 메인이다 싶은 반찬은 없다.
지난밤 먹었던 치킨의 흔적, 순두부 계란장, 오늘 아침에 남편이 끓인 황태계란국이 있었다.
첫째는 OO면을 먹고 싶다했고 그래서 라면 1개를 끓이고 남은 반찬들로 조금씩 조금씩 저녁을 차렸다.
만화카페에서 3500원이나 하는 라면을 먹기에는 돈이 아까워서 집에 오면 꼭 먹어야지 생각했다.
그런데 라면이 딱 1개만 있었다. 첫째가 주중에 주말에는 라면을 꼭 끓여달라고 해서 첫째의 라면을 뺏을 수 는 없었다.
그래서 라면 사와야지 생각했는 데 남편이 그냥 집에 남은 반찬이 많으니 이걸로 먹자고 했다.
냉장고를 파먹기는 해야하기에 내일 로켓배송으로 시키기로 마음 먹고 남편에게는 해맑게 알겠다고 했다.
그래서 차리니 한 상이기는 했다.
먹고나니 약간 부족한 느낌이 들기는 했으나 이 부족한 부분은 과일과 고구마 맛탕으로 채우기로 했다.
사실 밥과 과일을 같이 먹는 건 안좋다고 식단책에 쓰여 있었으나 아예 과일만 먹기는 힘들어서 밥도 조금 먹고 과일도 고구마도 조금씩 골고루 먹기로 했다.
© rayia, 출처 Unsplash
아이들은 반찬이 별로 없어서인지 밥을 별로 먹지 않았다.
스테비아 토마토를 인당 2개씩 먹고, 고구마 맛탕을 식후 간식으로 제공했다.
그 김에 토마토와 고구마 맛탕을 줍줍해서 먹게되었다.
남편은 나에게 배고프냐며 물어봤다. 밥을 먹기는 먹었는데 뭔가 속이 공허하다고 했다.
자기는 엄청 배부르다면서... 그건.. 남편이 많이 먹어서 배부른거고.
나는 반찬이 별로 없어서 별로 먹지 않아서 상대적으로 배고팠던 거다.
남편은 고생시킨다면서(고생시킨다는 게 좋은 거 못 먹고 맛있는 거 못 먹는다는 뜻이었던 것 같다)
맛있는 거 못 사줘서 미안하다고 했다.
그래서 내 딴에는 이 분위기를 어떻게 좀 해보려고 이렇게 말을 건넸다.
어떻게 맨날 맛있는 것만 먹고사냐. 이 기회에 냉장고도 털고 살도 빼고 일타이피 아니겠냐고 말했다.
그리고 그동안 우리 너무 맛있는 거 많이 먹고 살았었다고. 앞으로 이 김에 식비도 줄여보자고 말했다.
© marcalex, 출처 Unsplash
배는 조금 부족했지만 과일과 맛탕으로 채웠으며
맛있는 거 못사줘서 미안하다는 남편의 말에 마음과 감성이 채워졌다.
' 아 맞다. 이 사람... 이런 사람이었지? '
이 사람 이런면이 좋아서 결혼했었지 하는 감정이 떠올랐다.
앞으로 이 사람을 더 행복하게 해주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아내지만.. 자꾸 남편역할 욕심이...
먹을 것은 부족했지만 마음이 참 따뜻한 어느 날 저녁.
© dariamamont, 출처 Unsplash
제 글이 도움되셨다면
재밌게 읽으셨다면
공감하셨다면
라이킷, 구독, 댓글
구독자님의 라이킷 구독 댓글은 저에게 큰 힘이 됩니다.
다음 컨텐츠 제작에 큰 힘이 됩니다.
제가 어떤 사람인지 궁금하시다면 블로그 링크 참조
공감하는 댓글과 구독 시작을 클릭하세요
저의 다른 컨텐츠가 궁금하시다면 아티스트 제이 클릭!
협업 및 제안은 이메일로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