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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250만원 깎는 전셋집 구하는 꿀팁

by 유의미


일단 좋은 전세집이라는 것은 내가 기준을 정하기 나름이다.



가격이 싼 집을 구할 것인지
아니면 가격을 조금더 줘서라도 인테리어가 되어 있는 집을 구할 것인지
직장과 가까운 곳. 혹은 아이를 돌봐줄 양육자가 가까운 곳의 집을 구할 것인지


이렇게 나름대로의 기준이 필요하다.






어떤 사람은 산책로가 있는 아파트 단지가 있어서
어떤 사람은 아파트내 커뮤니티가 있어서
어떤 사람은 초품아라서(초등학교가 단지 내 있는 것) 길건너지 않고 아이들이 학교에 갈 수 있어서



계약할수도 있다.








우리가 이사할 집을 구하는 기준은 다음과 같았다.




1 친정과 가까운 곳(당시 아이를 친정 부모님이 픽업해주셨으므로)
2 다문화 아이들이 많지 않은 지역일 것
3 깨끗하고 유해시설이 없는 곳
4 엘리베이터가 있는 아파트. 적어도 방3개는 되는 곳
5 해가 잘 들어서 곰팡이가 생기지 않은 집일 것





그렇게 우리는 지역내 부동산을 돌면서 100군데 정도 집을 봤다. 처음에는 매수를 생각했지만, 청약 기회를 노리고 싶었다. 그래서 자발적 세입자가 되어 투자금을 킵해두고 싶었다. 청약에 당첨되고 투자를 하는 시나리오를 생각했다. (이 때도 꾸준히 부동산 공부를 하고 있었다.) 그러다 친정과 멀어지는 동은 스킵했다. 그리고 친정 근처 구축 아파트 단지를 뒤지기 시작했다. 구축이라 방2개에 거실이 큰 구조가 많았다. 그러다 남편이 여기 어때? 하고 둘러본 단지에서 약 5년 정도 거주하게 된다. 방 3개에 화장실 1개. 유해시설도 없고 다문화 아이들이 많지 않고 엘리베이터가 있는 구축 아파트였다. 남서향이라 해가 늦은 시간까지 들어왔다. 사실 이 아파트는 내가 다녔던 초등학교 위에 있던 단지였다. 어렸을 때 놀이터에 와서 놀기도 했던 곳이다. 그래서 너무 익숙하면서도 또다르게 느껴졌다.





아파트 단지내 부동산 두 곳에 예약을 하고 집을 보러다녔는데 한 10군데 정도를 봤다. 날짜가 맞지 않은 곳은 걸렀고, 중간에 매수하려다가 전세로 마음이 정해지면서 매수했던 곳도 걸렀다. 그러다보니 갈만한 데가 올해 3월까지 살았던 그 집 밖에 없었다. 보자마자 이 집이다 싶었다. 해가 잘 들어왔고 왠지 이 집에서 좋은 일이 생길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실제로 이 집에 살면서 둘째를 임신했고 다주택자가 됐으며 책도 썼다.) 부동산 소장님은 차가 없던 우리를 단지까지 차로 픽업해주시며 열정적으로 중개하셨다. 결국 이 소장님이 갖고 있던 매물 중에서 거래하게 됐다. 넌지시 소장님에게 500만원만 깎아주면 좋겠다 말했는데 집주인이 그렇게 해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래서 일단 말만 전해달라고 했다.









© cytonn_photography, 출처 Unsplash






렇게 첫 계약서를 쓰려고 할 때 나는 헐리우드 액션을 발휘했다. 500만원만 깎아달라고 했다. 그랬더니 안된다고 했다. 나라도 그럴 듯? 집주인 입장에서도 황당했을 법하다. 미리 사전에 이야기했던 게 아니라 계약서 작성하고 입금만 하면 되는 그 타이밍에서 그랬으니 말이다. 그래도 한번 시험해보고 싶었다. 만약 깎아주지 않으면 계약을 안하겠다고 했다. 부동산 소장님은 나를 이렇게 쳐다보셨다.





얘가 계약서 다 써놨는데 지금 뭐라고 하는 거지? 싶었고





나는 다른 부동산에 전세 더 싼 집이 있더라 하면서 " 자기야 가자. " 호기롭게 말했다. 사실 그 집은 어차피 날짜가 안맞아 우리로서는 입주 불가였다. 남편은 짐을 챙기며 나를 따라나섰고 다급해진 소장님은 수수료 날아가게 생겼으니 "잠깐"을 외치며 기다려보라고 하면서 집주인을 상대로 조율하기 시작했다. 500만원이 어려우면 50%만 깎아주면 어떠냐했고 손님 왔을 때 계약하는 것이 낫다며 작업멘트가 들어갔다. 이 집은 오랜 공실로 집주인도 마음이 쫄렸을 때였고(나는 부동산으로부터 그런 상황을 전해들어 알고 있었다.) 이런 저런 상황이 맞아서 한 번 던져봤는데 가능하지 않았을까 싶다. 그래서 결국 250만원을 깎았고 딱 1억 8천 이런식이 아닌 1억 7천 750만원 이런식으로 계약하게 된다.





이사와 동시에 잔금을 내던 날, 정수기 설치기사에게 연락이 왔다. 싱크대에 물이 샌다고 했다. 그래서 잔금을 내기 전 그 부분을 집주인에게 말했고 돈을 받기 전이어서 그랬는지 또 누수되면 아랫집도 배상해야한다는 말에 집주인은 고쳐주었다. 만약 입주해서 발견했다면 고쳐줬을수도 있지만 아니었을 수도 있다. 솔직히 나는 되든 안 되든 일단 말이라도 해보자는 식이었고 이게 먹힐 줄은 몰랐다. 이래서 경험이 중요하구나 느꼈고, 부동산은 정말 야생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더 많이 아는 사람이 더 조금 아는 사람보다 유리할 수밖에 없다는 걸, 호구당한 매도경험과 이번 전세집을 구하면서 알게 되었다.





그럼에도 너무 한 쪽으로만 치우친 이익은 원하지 않는다. 그것이 설사 내가 이익을 취하는 입장이라도 말이다. 서로 양보하고 배려하면서 정도를 향해가는 협상을 추구한다. 세입자든 집주인이든 매수자든 매도자든 충분히 이 모든 상황에 내가 될 수 있음을 기억하자.





© dariamamont, 출처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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