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 마련도 why가 중요하다
내 집 없는 서러움
자발적 전세입자로 살아가기로 다짐하고 1년째 아직 이렇다 할 투자나 내 집 마련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시부모님은 아가씨네가 청약에 당첨됐다는 소리를 듣고 우리 부부를 불렀다.
뜬금없이 우리 전세대출 이자가 얼마가 나가냐면서, 모아둔 돈은 있냐면서 걱정했다. 아가씨네는 내 집 마련을 했는데 너희는 아직 내 집 마련을 못해서 걱정이라면서 말이다. 그때는 8월 아직 청약 공고전이었다. 안그래도 우리는 동네 근처 재개발 분양 아파트를 노리고 있었다. 그래서 청약을 넣을 생각이다 하니 잘했다면서 좋아하셨다. 그러더니 시부모님 옆으로 이사와서 아이도 봐줄테니 전세대출 이자 나가는 거 아껴서 돈을 모으라고 하셨다. 시부모님의 마음은 정말 고마웠다. 그러나 남편 직장은 서울이었고, 내 직장은 집 근처였다. 그래서 뜬금없이 시부모님 동네로 이사 간다는 건 아이 어린이집부터 우리 직장까지 많은 것을 생각해야하는 일이었다. 시부모님의 마음은 정말 감사했지만 결국 거절했다. 그 이후로도 우리는 이 낡디 낡은 어중간한 수리상태의 집에서 어딘가 고장날 때마다 내 집 없는 서러움을 경험했다.
웬만한 것은 우리가 고쳤으나 현관문이 주저앉았다거나 하는 문제는 집주인에게 연락했다. 결국 집주인이 수리해주기는 했지만 내 집이 아니다보니 내 마음대로 고치기도 애매하다고나 할까. 그리고 그 연락을 하기까지의 스트레스와 소통하는 것 그 자체가 아쉬운 소리를 하는 것 같아서 싫었다. 또 집주인의 마인드 자체가 원래 전세는 웬만한 건 수리해서 쓰라나 뭐라나 하는 소리를 해서 내 집 마련에 대한 의지를 다지게 해주었다. 그리고 주변 사람들의 내 집 마련 소식이 들려올때마다 특히 신축 아파트에 입주했다거나, 올수리를 한 내 명의의 집을 가진 사람들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다. 우리는 구축 아파트에서 거의 5년 정도 거주했는데 금리가 올라감에 따라 처음에는 20만원대였던 대출이자는 23년 초반 80만원에 육박하게 올랐다. 세입자로 살면서 투자라는 걸 하기는 했다. 현재 집으로 이사하기전 투자할 집을 샀고, 나는 이 집을 못난이라 칭하지만 어찌됐든 주거비를 아껴서 투자한다는 부분은 지킨 셈이다. 이 집은 부동산 상승기에 매도 예정이다.
아무튼 내 집 없는 서러움을 느끼게 해준 집주인에게 그 때는 이불킥했지만 지금은 고맙다. 덕분에 그 서러움 마음을 바탕으로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었다. 예전에는 아이들이 낙서할까봐, 어디 수리해야할 부분이라도 만들까봐 전정긍긍했다면 지금은 내 집 이어서 상관없다. 고장나면 내 돈 내 산으로 고치면 되니까. 아이들도 눈치보지 않고 집을 마음껏 함부로 한다. 초등학교가 단지 바로 옆에 있는 점도 좋다. 사돈이 잘되면 배가 아프다던데 아가씨 때문에 산 집은 아니지만, 세입자의 서러움과 겹쳐서 시너지를 냈다. 내가 아파트에 살아야겠다. 남편과 내 명의로 된 집을 사야겠다고 생각했던 건 크게 3가지였다.
1 미숙아였던 첫째에게 따뜻하고 감기 안걸리는 집에 살게 해주고 싶다
2시부모님 명의의 집이라 계속 여기에 안주하면 집은 노후될 것이고 쫓겨날 수도 있다는 가능성
3내 집이 아니라 어디가 고장나면 집주인에게 아쉬운 소리를 해야한다
또 집 값이 계속 오를 것 같다. 어차피 우리가 살 집이라면 내 명의에 편하게 집 값 걱정없이 사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내가했던 액션은
부동산 강의 경매, 분양권, 갭투자 심화과정까지 강의 듣기
강의 커리큘럼에 따라 임장하기, 임장 보고서 작성
모델하우스 투어
남편 아이들을 데리고 틈틈히 지역 임장
무모했지만 우리 투자금 상황에 맞는 매물 선택 및 투자
인테리어 경험
신용대출 경험, 가족 대출 경험
내용증명 보내고 내용증명 받기
법인 설립, 법인 투자 경험
소장님, 세입자와의 관계 경험 (소장님, 매도자, 세입자에게 아쉬운 소리 추가)
부동산 책 읽고 저자에게 메일 보내기 조언대로 실행하기
이렇게 해서 우여곡절 끝에 내 집 입성에 성공했고, 시부모님의 집을 구해드렸다. 세입자분이 쾌적하게 살 수 있도록 인테리어를 하고, 고장이 나거나 노후된 부분을 보수해드렸다. 지금 생각해보면 아주 잘한 투자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그 당시에는 우리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것을 했다. 세입자, 소장님, 매도자, 매수자 입장에서의 경험, 인테리어 등등 집 한 채를 소유함으로써 얻는 여러 경우의 수를 경험했다는 점에서 한 뼘 성장했다고 느낀다. 지금 이 순간에도 내 집 없는 서러움을 겪고 있는 세입자님들이 계시다면 이 글이 용기와 위로가 되는 글이었으면 좋겠다.
© dariamamont, 출처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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