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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의미 Feb 25. 2024

앗! 이럴줄 알았으면 000 할 걸 그랬다

개인간병 꿀보직이라고 생각하는 이유




요양병원 특성상, 혼자 독립 생활을 할 수 있는 환자는 많지 않다. 그렇다고 아예 없다는 것은 아니지만 화장실가기, 식사하기, 목욕하기 등을 혼자 할 수 없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이런 분들은 간병사의 도움을 받는다. 화장실에 갈 때는 보행이 어려워서 휠체어를 타고 가기도 하고, 밤동안에는 낙상위험성과 간병사도 잠을 자야하기에 기저귀를 하는 경우도 있다. 간병사는 개인 간병과, 공동 간병으로 나누어지는데 그 차이는 1:1 단독이냐, 아니면 1:6 혹은 1:4 간병이냐의 차이다. 여기서 1은 간병사 한 명을 지칭하고 6이나 4는 환자수를 의미한다. 그래서 1대6 간병이라 하면 간병사 1명대 보는 환자수가 6명인 셈이다. 가끔 개인간병을 하는 환자들을 보면 간병사가 그렇게 편해보일수가 없는데, 물론 중증도에 따라 다르다. 그리고 간병사 개개인에게 물어보면 어디 안 힘든 간병사 있을까 싶지만은 재활요양병원 특성상 환자 중증도가 많이 심하지 않다는 점. 그 부분을 포커스에 두고 바라보면 제 3자의 입장에서 그 정도의 페이를 받고 그 정도 조건에서 일하는게 꿀보직이다 느낄 때가 많다. 가끔 내가 왜 간호사가 됐나 현타를 느낄 때 간병사의 일과 비교하게 될 때가 종종 있다는 거. 중등도에 따라 다르지만 개인간병 1일당 11만원 - 13만원부터 시작한다고 한다.

이런 점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이유 중 하나. 더군다나 개인간병도 장기적으로 하는 게 아니라면 잠깐 잠깐씩 환자 바뀔때만 맡아서 하고 내가 쉬고 싶을때 일을 안하고 쉴 수 있는 점도 메리트!




개인 생활을 하는 분의 경우 어느 정도 급성기는 지나 부분적인 도움만 필요한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밥상만 내어드리면 혼자 식사를 할수 있다던가, 화장실에 휠체어를 태워 데려다주면 혼자 볼일을 보고 뒤처리만 도와주면 되는 등, 식사와 배변 문제를 제외하고는 손이 크게 가지 않는달까. 그러면서도 간병사들도 병원에 가거나 관공사의 일을 처리해야할때는 잠깐 옆의 간병사에게 부탁하고 외출을 다녀올수도 있다. 물론 외출 시간이 너무 길어지는 경우 12시간 이상이거나 1박 2일 등일때는 다른 대체 근무 간병사를 구해야하지만 말이다. 간호사 입장으로서는 이렇게 해도 저렇게 해도 환자 보호자 주치의 중간입장이라 치이는 우리 신세보다야 낫겠다 싶을 때가 있다. 별다르게 욕먹을 일은 거의 없으며, 이렇게 중간에 치일 일은 없으니까 말이다. 24시간 킵해야 하지만 수면 시간에는 불안정한 환자 말고는 대부분 잠에 드니 수면 시간도 보장. 병원에 있는 답답함 말고는 괜찮지 않나. 그런점에서 놀면 뭐해 돈 벌어야지 싶은 나의 노후직업 후보중의 하나라는.






지극히 전지적 간호사 시점 간병사 관리 에로사항




그러나 개인간병사나 공동 간병사가 모두 같은 사람은 아니었으니 어떤 간병사는 내가 잠도 못자고 환자 상태가 안 좋으면 정성들여 간호한다. (석션(suction)을 해야하는 경우도 있다:가래를 뽑는 것, )그러나 어떤 간병사는 개인 간병을 하고 있음에도 욕창이 생기게 한다던가, 간병사가 잠을 못잔다는 이유로 약을 달라고 한다거나, 의사에게 처방권이 있음에도 감놔라 배추놔라 이 환자 가래약을 줘야한다. 수면제를 줘야한다 하는 간병사도 있다. 그런 간병사들을 통제하고 검수하는 것도 우리의 몫이다. 흔히 많이 일어나는 일 중 하나가 대변약 이슈다. 누워 있는 환자(와상 환자), 대개 편마비나 뇌경색 환자인 경우가 많고, 가끔 정형외과 대퇴골 골절, 무릎 골절 환자인 경우 기저귀로 대소변을 받아내야하는 때가 있다. 이분들은 우리 같은 일반인 처럼 걷거나 움직이지 못하기 때문에 장운동도 원활하지 못하다. 그래서 보통 대변약이 하루 2~3회 정도 깔려 들어가게 된다. 그렇게 먹고도 못 보는 환자들도 있다. 아무튼 다시 원래 이야기로 돌아와서 이런 환자의 경우 대변약의 부작용 또한 생긴다. 대변을 너무 묽게 볼 수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대변을 2~3회 이상 보는 경우 대변약을 뺐다가, 다시 배변에 어려움이 있으면 약을 넣는 식이다.





문제는 공동 간병사들도 사람이다 보니 매번 찔끔씩 보는 대변을 치우기가 보통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더군다나 수술을 했다거나 편마비가 있는 환자들은 강직이라던가, 통증을 호소한다. 체위변경 자체가 쉽지 않다는 뜻이다. 그러다보니 간병사들은 정상변을 봤음에도 불구하고 묽게 대변을 봤다. 설사를 했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들 눈에는 정말 그렇게 보였을수도 있찌만 실제로 확인해보면 약간 찰진변일 때도 있었다. 약간 찰졌을뿐 정산변이라는게 함정. 그래서 간병사의 말을 참고만 하되, 곧이곧대로 다 믿어서는 안되는 에로사항이 있다. 실제로 정말 그런지 관찰하고 확인해서 의사에게 정확한 보고를 해야하는 게 우리의 일이다. 문제는 이렇게 말이라도 해주는 간병사는 그나마 환자에 대한 관심이 있고, 열심히 하려는 분이라는 것. 정반대의 경우, 환자에게 관심도 없고, 간병사가 이런 것까지 해야하냐고 반문하는 간병사들이다. 예를 들면 환자들의 개인위생을 돕는 것도 간병사의 일이다. 개인위생이라하면 양치질, 세수, 목욕, 손발톱깎기 등이다.






손톱을 깎아주라고 하면 나는 못깎는다면서. 그 이유를 물어보면 환자 손톱을 짚을까봐 그렇다고 한다. 이거야말로 구더기 무서워서 장 못담근다 하는 격이다. 이렇게 맨션하는 간병사를 보면 도대체 그렇다면 왜 간병사를 하겠다고 한건지, 여기에는 왜 온건지 이해불가. 본인도 어쨌든 돈을 버는 이유가 있을테고, 간병사 협회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는 고지를 받고 온 것일테니 말이다. 병원이다 보니 삼시세끼 밥이 나오는데 보통 환자를 먼저 챙겨주고 간병사가 밥을 먹는 것이 우리는 상식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간병사들의 상식은 다른지 내 밥 먼저 챙기고 나부터 먹는다. 그리고 편마비가 있어 생선 가시를 잘 바르지 못한다거나 음식을 잘 짚지 못하는 환자들이 식사를 어떻게 하는지는 궁금해하지도 않는다. 물론 모든 공동 간병사가 그렇다는 건 아니다. 일부 환자에게 잘하고 열심히 하는 간병사들도 있다. 그래서 이런 간병사들의 교육, 관리까지 우리의 일로 넘어온다.





개중에는 환자와 언쟁을 해서 싸우기도 하는 일도 생긴다. 환자가 왜 환자겠는가. 사지 멀쩡, 인지가 멀쩡하면 병원에 입원조차 하지 않는다. 우리 환자 중에 인지가 떨어지는 환자가 있었다. 이분은 본인의 요구를 소리를 지르면서 표현하는데 그게 인지가 낮아서 그렇다. 그런데 간병사도 사람이다보니 이해는 하면서도 점점 감정이 쌓이고 마음이 상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기저귀만 바꿔준다거나 다른 환자에게는 해줄법한 작은 일도 이 환자에게는 해주지 않는다. 그럴때 그 어색한 공기, 적막함을 깨뜨리는 것, 환자와 간병사의 사이를 조율하는 것도 우리가 해야한다. 둘의 입장이 각각 너무이해되면서도 그래도 간병사가 해야할 일은 제대로 했으면 하는 마음이랄까.  


 



프로 간병사의 예시



우리 병동에는 프로 간병사님이 계신다. 남자분인데 정리칼, 환자 식사 보조도 칼, 기저귀 가는 것도, 재활 스케쥴에 맞게 치료 보내는 준비를 잘하는 간병사님이 있다. 더군다나 청소까지 완벽해서 수선생님의 총애를 받고 있다. 이방에 라운딩가면 뭐하나 흠잡을 게 없다. 당연 환자들의 만족도도 최상인 편이며, 별다른 컴플레인이 없다. 모든 간병사가 이 간병사의 반의 반만 되도 좋으련만 그렇지 않은 간병사가 훨씬 더 많다는 게 함정!

빈수레가 더 요란하다는 말처럼, 자기 중환자실에서 경력이 얼마고 그랬는데 막상 와서 하는 것보면.. 허접스런... 깔끔하지 않고 너무 더럽고... 그 이상은 생략하겠다. 그렇게 말하고 무단 도망.. 혹은 대놓고 나는 가겠어요! 하고 가는 간병사가 한 둘이 아니기에.






그리고 최근은 우리나라 사람들의 고학력, 직업선호 때문인지, 한국인 간병사를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실제로 예전부터 느낀 것이지만 중국인 간병사가 많으며, 물론 그중에서도 잘하는 간병사가 많지만, 그렇지 않은 간병사들도 있다. 나라 차별을 하자는 건 아니다. 그러나 현장에서 일하면서 어쩌다 이렇게 되어버린걸까? 라는 생각도 들며, 점점 중국인 환자, 중국인 간병사가 많아지는 것을 피부로 체감하고 있다. 물론 서로 나라를 막론하고 존중과 예의는 필수!






한줄평: 건강이 최고. 아프지 말자. 내 힘으로 화장실 가는게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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