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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의미 May 23. 2024

탑스힐에서 만난 저세상 텐션 그녀

탑스힐은 전망대로 유명한 곳인데 우리가 갔을 당시 24년 4월 말 기준 2층이 공사중이라 1층에서 밖에 볼 수 없었다. 그래도 뭐 괜찮았다. 세부 시티 시내뷰가 다보일 정도는 됐으니 말이다. 그 말은 곧 탑스힐 내 1층 상가만 이용 가능하다는 뜻이다. 사실 뭐 뚜렷히 맛있는 곳은 없어보였지만 날씨가 너무 더운 관계로 세부 에 오고 부터는 1일 1 음료 혹은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탑스힐은 정말 전망대 그잡채가 끝이었는데 별로 볼 게없다는 말과도 같다는 의미다. 그렇지만 전망대 그 자체는 정말 멋있음. 그러나 밤에 오면 더 좋을 곳이다. 우리는 시티투어 일정상 어쩔 수 없이 4시~5시 무렵 방문했다. 그래서 태양빛 제대로... 내리쬐인. 너무 햇볕이 뜨거웠다.






이곳에서는 필리핀 현지 사람들도 가족 단위로 많이 왔는데 사진 찍으러 온 사람들이 90% 이 90%의 사람들과 경쟁을 해야했는데 우리가 도착한 시간은 4시라 사람이 그리 많지는 않았다. 세부시티를 한 눈에 담으면서도 뷰가 들어오는 곳을 배경 삼아 사진을 찍으려고 포토존 찾는중. 그틈에 우리보다 먼저 선점해서 사진을찍고 있는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저세상 텐션 청바지의 그녀였다. 그녀는 날씬하다는 편은 아니었으며 오히려 많이 통통하다는 쪽이었다. 그녀는 마치 치어리더 같은 포즈를 취하면서 모델같은 감성이 충만했다.다리를 갑자기 들어올리기도 하고 스스로 사진찍기와 모델 역할에 물아일체가 된 것 같았다. 아 저렇게 사진 찍어야 하는 구나 싶을 정도로 말이다. 그러다 그녀는 점점 우리가 있는 자리까지 침범했는데, 어쩌다 우리는그녀의 기세에 밀려, 또 우리가 사진찍을 때 통통한 그녀가 나오는 것이 싫었기에 그녀가 없는 곳으로 피하게됐다. 












문제는 그러다보니 정말 예쁜 곳이었던 처음 스팟과는 약간 멀어졌다는 것인데, 그러려고 옆으로 가면 그녀가우리에게 눈치를 주기 일쑤였다. 코리안 호구는 우리끼리 저 사람 왜저래? 그러면서 한국말로 씹을 뿐이었다.내가 나서서 한마디 해야하나 싶었지만 한국말 하는 것처럼 영어는 잘 못하니까. 아무튼 그녀는 엄청난 기량과 감성 충만으로 사진이란 이렇게 찍는 것이라는 것을보여주었다. 그녀가 가고 나서야 우리는 스팟을 차지할수 있었는데. 그렇게 찍은 사진은 이렇다. 나중에 둘이 같이 찍고 싶어서 사진 좀 찍어달라고 착해보이는 사람에게 부탁했다. 나름 만족스럽게 나온. 이건 동생이 찍어준 결과물.







그렇게 사진을 찍다가 더이상 찍을게 없을 무렵, 탑스그릴에 갔다. 탑스그릴은 멋진 곳임에는 분명했지만, 나무로 만들어진 바닥 사이사이 틈으로 땅밑이 보였다. 그래서 그 순간에도 혹시 무너지는 거 아냐? 하고 생각이 많아졌다. 화장실은 깨끗한 편이었지만 물은 여전히 졸졸졸 나왔다. 목조로 지어진 건물이었고 밤에 오면 야경 맛집일 것 같은 알전구들이 1층 위로 설치되어 있었다. 저녁을 먹기에는 조금 이른 시간이었지만 여기서도 산미구엘은 포기할 수 없었다. 맥주 2병, 필리핀식 족발튀김? 감바스, 하나는 뭔가를 시켰는데 잘 기억이 안난다는, 역시 이곳도 한국인 맛집 성지였는지 아까 레아신전에서 사진을 찍어줬던 한국인 커플이 바로 뒷자리였다. 오마이갓. 필리핀 입국장에서부터 같은 비행기 사람들을 맛집에서 종종 만날 수 있었다. 알고보니 다들 같은 루트였던 것. 이것 조차도 재미있던. 그러나 아는 척할 만한 사이는 아니므로 아는 척은 금지.(껄껄껄) 



 



음식 맛은 쏘쏘했고, 감바스는 우리가 생각했던 오일 감바스가 아니었으며 칠리 소스에 알새우 조금이 들어있었다. 게다가 조금은 짠, 그래도 먹을만 했다. 필리핀 와서 새우 주구장창 먹는. 새우지옥이라는. 왜냐하면 고기 먹기는 좀 찜찜하고 앞에서 말한 것처럼 고기 육즙을 기대하면 전혀 안되기에. 고기류는 비추. 그나마 새우 오징어가 먹을만하다. 족발 튀김은 약간 잡내가 났다. 내 기준에서는 좀 많이! 났던 걸로 정정 하겠다. 파파야랑 같이 곁들어 먹어야 먹을만 했는데, 한국 족발이 훨씬 맛있다! 다음에 온다면 그 때는 다른 걸 먹는걸로. 산미구엘도 종류가 다양했는데 오늘 시킨 산미구엘이 유독 맛있어서 필리핀와서 먹은 맥주중에서 단연 top1 종류는 까먹었다. 한국와서 캔맥주로 먹으니 그 맛이 안나더라는.





직원들은 한국인 성지 맛집을 인정이라도 하는 듯 자발적으로 사진을 찍어주겠다고 했다. 그것도 개인전, 팀플전 따로따로. 결과물도 그런데로 만족. 기대했던 맛은 아니지만 예약 안하고 왔어도 사람 없는 시간대에 와서 바로 입성이 가능했다. 다음에 온다면 다른 가게 갈듯. 명성만큼 엄청 맛있지는 않았는데 메뉴픽을 잘못해서 였을까. 뭐 때문인지는 모르겠다. 아무튼 좋아하는 동생과 함께라서 이마저도 행복했다.






작가의 말: 탑스힐, 탑스그릴 쏘쏘. 그치만 전망 성지, 야경 맛집은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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