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개구리의 삶 (48)

인생 스승을 만나는 기쁨

by 촌개구리

지금 사는 동네는 숲세권이라 공기 좋고 운동하기도 좋지만 도서관이 코앞에 있어 언제든 쉽게 책을 접할 수 있어 이사오길 잘했다.


덕분에 한 달에 3~4권은 빌려서 읽는데 장르 불문 손에 잡히는 대로 읽는다. 소설부터 역사, 철학, 심리학, 과학, 수필, 시 등 종류를 가리지 않는다. 한마디로 잡식성이다.


때론 어렵고 지루한 책을 만나면 진도가 더뎌 일주일 내내 제자리인 적도 있지만 그래도 다 읽고 나면 성취감과 책 속에서 만난 스승으로부터 한 가지라도 배우게 되므로 뿌듯하다.


나이가 들수록 익숙한 일상과 편안한 사람들과 어울리는 시간이 많은데 나는 어렸을 때부터 호기심이 많아서 그런지 한 곳에 머무는 것보다 새로운 곳을 찾아다니는 것을 좋아했다.


그래서 여행을 좋아하고 은퇴하고도 각 지방마다 다니며 한달살이, 보름살이를 하는지도 모르겠다. 하여튼 내 유전자에 말 타고 새로운 광야를 찾아 헤매던 유목민의 피가 흐르고 있는 게 아닌지 조상을 찾는 유전자 검사를 해보고 싶다.


나의 이런 다양한 장르를 추구하는 스타일에 딱 맞는 골프를 배운 것이 신의 한 수라고 생각한다. 골프를 치려면 장비인 골프채도 14개 정도 있어야 하는데 로프트 각도와 길이, 모양이 다 다르므로 수백 가지 다양한 샷을 구사할 수 있다.


우리나라 525개 골프장만 해도 산악지형, 평지, 링크스코스에 오르막, 내리막, 커와 해저드 등 다양한 코스로 이루어져 똑같은 곳이 없다.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다 보니 바람의 세기를 측정해야 하고 또 잔디의 종류와 길이도 다 달라서 정말 변수가 많아도 너무 많은 운동이라 지루할 틈이 없다.


또 골프는 상대선수를 친절하게 동반자라고 부르는데 동반자가 누구냐에 따라 멘털이 흔들리기도 하고 플레이가 잘 될 수도 있다. 이처럼 변화무쌍한 18홀에는 희로애락이 담겨있어 인생의 축소판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동네 스크린골프 멤버들과 쫄깃쫄깃한 라이벌 전도 재밌지만 때론 조인을 통해 남녀노소 전혀 모르는 다양한 사람들과 라운딩이 가능해 골프를 통해 새로운 인생을 경험해 볼 수 있어 설렘도 있다.

이렇게 조인으로 만난 동반자와 18홀 동안 자연 속에서 좋은 공기 마시며 즐겁게 운동하다 보면 다양한 장르의 책을 읽은 것처럼 인생 스승을 만나게 된다. 걸음걸이부터 패션, 상대에게 베푸는 배려심과 겸손한 말투까지 정말 배울 점이 많다.


물론 극소수이긴 하지만 배려심도 없고 오직 혼자만의 세상을 살아온 듯한 매너가 꽝인 사람도 있다. 이런 사람을 만나면 재미없고 지루한 책을 만난 것처럼 답답하지만 그래도 다 읽고 나면 배울 점은 있다. 나는 절대 저런 행동을 하지 말아야 하겠다는 교훈을 얻는다.


책을 읽다 보면 작가의 뛰어난 상상력에 감탄하기도 하고 작가가 책을 통해 하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인지 숨은 의도를 찾아내며 다양한 책을 읽다 보면 이 세상에 쓸모없는 책은 없는 거 같다.


책과 사람은 공통점이 많다. 다양한 책과 사람을 만날 때마다 많이 배우게 된다. 결국 인생은 만남과 헤어짐의 연속이므로 앞으로도 책과 사람을 통해 인생 스승을 많이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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