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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계영 Nov 03. 2022

다정한 당신께

가을에 봄이 시작된다


오늘, 당신과 늘 함께 가던 옥천면을 혼자 갔습니다. 어제, 자기 전 그곳 카페가 생각났어요. 도 커피에서 따뜻한 라테를 한잔 마시며 책을 읽고 싶다는.

누군가는 카페가 많이 생기는 이유를 거리에 공공 벤치가 부족해서라고 하던데, 카페를 만남의 장소로만 생각하면 맞는 말이지요. 실제로 유럽에 사는 또 누군가는 그곳 동네 카페는 정말 그렇다고 하더군요. 분위기보다는 사람을 만나 이야기하는 장소라 커피맛도 인테리어도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고요.

그런데 우리는 좀 다르지 않은가요? 카페 문화가 뒤늦게 일어난 만큼 은근히 감각과 디테일이 남다른 우리나라 사람들 취향에 맞게 다양한 카페들이 생겨났죠. 본분인 만남의 장소 역할을 넘어 맛과 공간을 누리는 곳으로 확대되지 않았나 싶네요. 주변 자연, 인테리어, 커피와 디저트 맛이 그래서 아주 중요하고요. 저같이 유행에 둔감하고 나이까지 든 사람도 가끔 특정 카페가 생각나 이렇게 찾게 되니까요.


지난봄 함께 갔던 도커피는 한적한 시골마을에 있으면서 고양이 그림을 그리는 주인장 취향이 묻어난 작지만 매력적인 카페였죠. 저만 그런가요? 입구 오른쪽 아담한 건물에 거의 붙은 벚나무 한그루가 만들어내는 풍경은 기가 막힐 거예요,라고 말할 수밖에 없네요. 꽃망울을 터트리기 전이라 아쉽게도 보지 못했잖아요. 왼편에는 은행나무가 두 그루 있었던 거 기억하시죠. 벚꽃을 기다리던 마음처럼 오늘은 단풍을 기대하고 갔던 겁니다. 창밖 노란 은행나무 풍경과 따뜻한 커피 한잔, 그리고 책 읽기! 저에게 카페는 사람을 만나는 곳이 아니라 요런 상상을 불러일으키는 곳이랍니다.


그래서 다녀왔냐고요?

이제 이야기 시작하려고요. 흠흠.



아신역에 내려 카페가 있는 용천리까지 약 5km 정도를 걸어가기로 했어요. 이젠 길을 훤히 아니 발걸음 가볍게 그곳으로 향했습니다. 원조를 내세우는 냉면집이 즐비한 동네로 접어드는데 갈치조림 집 간판이 딱 눈에 들어오대요. 점심때가 다가오긴 했지만, 사실 카페 가서 먹을 샌드위치를 백팩에 넣어 갔거든요. 갑자기 왜 갈치조림이 당기는지, 짭짤한 반찬에 남이 해주는 밥이 먹고 싶었던 것일까요. 그 가게 건너편 길을 걷고 있었는데, 결국 횡단보도를 건너 내려가 갈치조림 집 담벼락을 걷고 말았답니다. 솔솔 풍겨 나오는 비린내가 배가 고파 그런지 싫지 않았어요. 막상 가게 입구 마당에 들어서니 주인장으로 보이는 아저씨가 쪼그리고 앉아 동태를 칼로 손질하고 있더라고요. 갈치가 아니라 동태? 아줌마는 전화 중이고…  보글보글 끓는 얼큰한 갈치찌개를 먹는 손님, 아니 어떤 손님도 없는 가게 안에 그만 발을 들여놓고 말았어요. 이거 잘못 들어선 게 아닌가 하는 마음이 스치는 찰나, 밥 먹을 수 있을까요?라는 말은 왜 튀어나와 버렸는지. 1인 상은 시골밥상밖에 안 돼요. (그럼 갈치조림은…)아, 괜찮아요, 주세요.


참기름과 깨소금 흔적은 없고 맛소금 맛 나는 멀건 나물 대여섯 가지, 그나마 먹을만했던 고춧잎장아찌,  발효가 잘못된 것 같은 쿰쿰한 된장찌개, 식탁에 놓인 공용 고추장이 시골밥상이래요. 시골 사람인데도 시골밥상이 마음에 안 들었지만 연신 주변을 왔다 갔다 하며 자기가 직접 뜯은 나물이라고 재차 강조하는 주인장 아줌마 말에 호응하느라 부러 음식을 음미하는 척 천천히 꼭꼭 씹으며 먹었지요. 금방 배가 불러져 결국 다 먹지 못하고, 잘 먹었다고 인사하고 나왔습니다. 그러고 보니 언젠가 숨은 현지인 맛집일지도 모른다고 당신과 들어갈까 말까 망설였던 기억이 나네요. 이젠 다시 함께 이 동네 오더라도 고민할 필요 없게 되었어요.


냉면 동네를 벗어나 냇가 벚나무 터널 길을 쭉 걸어 올라가니 우리가 앉곤 하는 벤치가 나왔습니다. 그곳에 앉으면 온갖 넝쿨에 점령되어 보일락 말락 하는 건너편 폐가가 보여 우리는 이야기가 많아지죠. 도대체 주인은 왜 저렇게 집을 방치할까. 작은 야산 아래고 앞에는 냇가가 흐르고 입구에는 오래된 느티나무가 있고, 잘 고치면 멋진 집이 될 텐데. 뒷산 밤나무 때문에 지네가 나올 수도 있겠다. 나무 바퀴벌레가 웅웅 날아들면 어떡하지? 그래도 큰 도로에서 멀어 조용하겠어. 우리 한번 알아볼까! 말로만 열두 번도 더 알아본 그 벤치에 익숙하게 앉으며 가져온 물을 한 모금 마셨습니다. 주인이 다녀갔는지 오늘은 주변이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네요. 한 장소를 꾸준히 관찰하는 일은 재미, 흥미하고는 조금 다른, 어떤 느낌이 있습니다. 사람이 살지 않는 그 집은 알까요. 근처를 지나는 우리에게 관심사가 된다는 걸.


이쯤 되면 도커피가 있는 동네로 진입하는 사거리가 나올 법 한데 걸어도 걸어도 외길만 보이네요. 탈것에 실려 올 때랑 걸을 때랑 길은 사뭇 다른 느낌이죠. 다리 아프고 땀이 삐질삐질 나자 쉬웠던 길이 갑자기 어려워집니다. 여기가 맞나? 실컷 걸어왔는데 잘못 가고 있는 건 아닌지 의심이 되기도 하고요. 도시나 외국이라면 낭패감까지 들었겠지만 여긴 시골… 에이, 뻔한 길인데 뭐, 계속 걸었어요.

아, 드디어 사거리가 보이는군요. 가뿐한 마음으로 근처에 이르니 예쁘다고 생각한 용천1리로 들어가는 하얀 다리가 멀찍이 보였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몰려드는 이 불길함은 무엇이었을까요. 하얀 다리를 건널 무렵 주섬주섬 가방에서 돋보기와 폰을 꺼내 맵을 열었습니다. 이제야! 미리 집에서 검색했어야 했죠…. 당신 지금 미간을 찌푸리고 있는 거 알아요. 맞아요, 수요일은 휴무라고 적혀 있네요. 자주 이 모양이죠. 이런 상황이 되면 요즘 얼굴이 벌게지며 가슴까지 두근거립니다. 셀렘과 낭패감은 심장을 격동시킨다는 점에서는 같은 결이라는 걸 최근에 자주 경험하게 되어요.


갈 곳을 잃고는 동네 입구에서 잠시 멍한 상태로 서 있는데 문득 꿩 대신 닭이라고 도커피 옆 돌담 커피가 생각났습니다. 두 집이 딱 붙은 게 의아스러웠던. 왔던 길을 다시 걷기엔 너무 지쳤고 읍으로 들어가는 버스편도 알아볼 겸 쉴 공간이 필요했어요. 그 카페는 아무런 정보를 올려놓지 않아 불안했지만 일단 모퉁이 돌아 마을 쪽으로 다시 걸었습니다.

멀리 보이는 동네 중간쯤 키 큰 은행나무는 벌써 샛노랗게 단풍이 들었네요. 길에는 어디서 재스민향 같은 게 감돌기도 했어요. 뭐지? 빨간 꽃이 남아있는 관목이 온 동네 길가에 심어져 있었지만, 칠자화… 놀랍게도 꽃으로 보이는 빨간색은 이른 가을 피고 진 흰꽃의 꽃받침이라고 모여모에서 잽싸게 가르쳐 주어요. 서리가 내릴 때까지 붉게 남아있다고, 화려한 꽃의 영광인 향기를 슬쩍 빼돌려 두르고는. 걷지 않았다면 보지도 알지도 못했을 것들을 만나가며 걷습니다. 타박타박!

개울가 길에서 동네 안으로 들어가며 잠시 헷갈렸지만 무사히 카페 두 곳이 나란히 있는 골목으로 접어들자 눈길은 도커피 건너 돌담커피쪽으로 급하게 향했죠.

있어요, 있어! 사람들이. 돌담이 아니라 나무 울타리 문이 열려있고 통 창문이 열려있고.



울타리 문 아래 양쪽으로 보랏빛 아스타가 촘촘히 피어있던 돌담 커피는 나그네가 발견한 산중의 불빛이었지요. 일단 카페지기 여인에게 라테를 한잔 주문하고 읍으로 가는 차편을 물었어요. 그녀의 어린 딸은 매장과 마당을 왔다 갔다 하며 놀고 있었죠. 근처 마을회관 앞에 정류소와 시간표가 있으니 가방을 두고 부담 없이 다녀오라고 친절한 그녀는 말하더군요. 그사이 따듯한 라테도 당도하여 조금 느긋해진 마음으로 카페 작은 뜰을 둘러봤습니다.

한 무리의 중년 부인들, 도커피를 휙 지나칠 때 반대쪽에서 걸어오던 그녀들이 예상대로 돌담커피 안으로 들어서더라고요. 옆 카페가 쉬는 바람에 호황으로 북적이는 분위기를 지켜보다 책을 꺼내며 세계를 옮깁니다.


누군가는 책이 한창 재미있어질 무렵 덮는다고 하더군요. 독서의욕을 유지하기 위해 그런 방식으로 책을 읽는다는데, 가져간 책은 거기까지 가진 않았어도 첫 장 프롤로그를 읽고는 지적인 충만감을 느낄 수 있는 요소들이 적절하게 배치되어 재미까지 있을 것 같아 기대감이 있었더랬죠. 1장 <별에 머리를 담근 소년>의 첫 문장은 이랬습니다. 데이비드 조던은 뉴욕주 북부의 한 사과 과수원에서, 1851년 한 해 중 가장 어두운 시간에 태어났다. 시작부터 흥미진진 하지요. 가장 어두운 시간에 태어나 별에 몰두하게 되었을지 모르는 그 소년은 가을 저녁 옥수수 껍질을 벗기던 중 천체의 이름과 의미에 관해 호기심이 생겼다는데,,, 갑자기 옆 테이블 중년 부인들의 왁자지껄한 얘기 소리가 내 고막을 치고 들어 왔습니다. 그 바람에 다음 문장을 눈으로는 읽었으나 내용 인지가 안 되는 상황이 벌어졌어요. 요즘 급격히 떨어진 집중력은 때를 만났다는 듯 한번 무너지더니 다시 돌아오지 않아 점점 앉아있기가 곤욕스러웠습니다. 일어날까 망설이고 있는데 마침 그들이 먼저 자리에서 일어났어요. 일어나는 그들을 잡고 이번엔 카페지기 여인이 대화를 이어갔지요. 그러고 보니 그녀는 일어서는 손님을 붙잡고 이야기하는 게 영업 방침인 것 깉았어요. 나만 빼고 모두가 아는 사이 인지, 그렇게 해서 알게 되는 건지?

그곳 전원주택 정보를 공유한 손님과 울타리에 기대어 끝없이 아야기를 하는 동안 나의 책 읽기도 누군가처럼 덮어야 될 지점에 이르렀습니다. 재미도 살짝 올라왔지만 눈으로만 읽기엔 줄 긋고 발췌하고 싶은 문장들이 자꾸 들어와 책상에 앉고 싶은 생각이 간절해지더군요. 책을 덮고 자리에서 일어섰습니다.


어머, 차 시간이 다 되었나요? 아, 네….

카페 뜰만한 텃밭도 좋다는 손님 둘과 그녀의 대화는 골목으로까지 흘러나와 뒷꼭지에서도 웅성거렸습니다.

다른 손님이 없었다면 차 시간표를 가지고 그녀와 나도 끊임없이 대화할 수 있었을까요.


카페를 나와 오른쪽으로 백 미터도 못가 마을회관 버스정류소가 나왔어요. 멀리서도 환하게 보였던 은행나무가 이곳의 정자나무였네요! 무더위 쉼터와 마을 구판장이 보이고 기다란 나무의자가 ㅁ자로 놓인 곳 근처에 우람한 은행나무가 바닥에 노란 잎을 떨구며 서 있었습니다. 궁금했던 도커피 은행나무는 아직 초록이 성성한 걸 보면 모든 생명은 자기만의 시간이 있나 봅니다. 짧은 가을 햇살이 주변을 점령한 대낮의 그곳은 따뜻하고 조용하기까지 하여 회색빛 나무의자에 앉아 또 책을 펴고 말았습니다. 버스가 오려면 정확한 건 30분 넘게 기다려야 한다는 것, 무엇보다 조용한 분위기가 마련되자 천체를 정복하고 데이비드 조던에서 데이비드 스타 조던으로 거듭난 그의 인생이 다시 궁금해졌거든요.


따악!, 따악!, 따악!

… 또 소리가, 이번엔 천천히 다가옵니다. 집중력이 낮은 이는 곁눈질을 하고 말지요. 노쇠한 할머니 한 분이 지팡이를 짚고 어기적어기적 의자 쪽으로 걸어오고 있었어요. 고개를 박고는 더 책에 집중하는 척, 생각은 이미 책을 떠나 다가오는 소리에 온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으면서 말이죠.

털썩! 할머니가 앞에 앉습니다.

뭘 그리 책을 열심히 보고 있어?

네??? 아… 차 시간이 아직 멀어서요.

어디서부터 나를 보고 온 건지, 열심히 본다고 판단해주시니, 열심히 봐야 될 것 같아 또 코를 박고는 고개를 들 수가 없습니다. 할머니 눈길이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지만 한참 동안 앞에 있는 건 분명했어요. 책 페이지가 넘어갈 리 없지요.


따악!, 따악!, 따악!

이번엔 멀어져 갑니다. 마을회관 안으로 들어가고 있는 어르신 뒷모습을 슬쩍 보았답니다. 혹시 말 붙일 사람이 필요했던 건 아니었는지, 뭘 잘못한 것 같은 불편한 마음이 올라왔어요. 책을 덮고 한마디만 물어주었다면, 처음 본 사람이라도 말이 술술 나오는 게 나이 든 사람들의 특징이잖아요. 눈치 없이 그냥 보내 드린 것 같아 카페 여인의 넉살이 갑자기 부럽대요. 옛날 시골 마을회관 앞은 작은 광장이라 사람들이 모이고 시껄벅적 이야기꽃을 피우는 장소였는데, 썰렁해져 가는 그곳에 썰렁한 이방인 되고 말았네요.


옥천면에 머무는 동안 한 번도 지나가는 걸 본적 없는 버스가 오긴 왔습니다. 읍 터미널에서 출발하는 시간표만 있지 도착 시각이 없는 정류소에서 기다리는 시간은 지루했지만 바쁘진 않았습니다. 정말 오기는 하는 것일까, 의심이 여러 번 들긴 했지만요.

시내버스 길은 걸어온  반대 방향 길로 낮은 고개를 넘더니 단박에 읍으로  들어갔어요.  시간 가까이 걸은 여정이 20분으로 압축되다니, 아날로그와 디지털, 걷기와 타기  그런  아니겠어요. 차창밖으로 길을 유심히 보았어요. 찻길 옆에 사람이  다니지 않는 인도가 용천리까지  연결되어 있더라고요. , 자전거! 자전거를 타고 한번 도커피까지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동네가 익숙해진다는  멀다고 생각한 곳이 가까워지는, 그런  같습니다. 물론 당신은 자전거길 아닌 곳을 위험하게 뭐하러 가냐고 갸우뚱 하겠지만요.



다정한 당신께 편지를 쓰며 다정한 당신이 누굴까 생각해 봅니다.

다정한 사람들은 언제까지 내 곁에 있어 줄 수 있을까요. 최근 통과의례 같은 몸의 변화를 겪으며 마음을 자주 바라보게 되어요. 현재를 사는 게 쉬운 성정이었는데 요즘 다가오지 않은 혹은 일어나지 않은 미래를 걱정하고 있더라고요. 불안은 그렇게 오는 거였어요. 당황스러웠죠.

다정한 사람들이 신기루로 보였습니다. 어차피 사라질… 안타깝고 쓸쓸합니다. 영원히 내 것이라 생각한 것들, 아니 생각하지 않아도 견고했던 것들이 쥔 손 안의 모래처럼 서서히 빠져나갑니다. 잡고 있지 않으려, 잡고 있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꽉 잡고 있는 거였어요.

이젠 그동안 꿈꾸어 온 헛된 희망을 놔줄 때가 된 것 같습니다. 한승원 작가 자서전에 나온 실패의 경험, 영락없는 ‘산돌 키우기’ 였어요. 돌에 물을 아무리 주어도, 착한 일을 아무리 많이 해도, 돌은 크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되었지만 내 돌은 다를지도 모른다는… 깨어나고 싶습니다. 이제 새로운 돌, 새로운 희망을 찾으렵니다. 돌을 키우지 않는 삶은 죽은 거나 마찬가지니까요.


오늘 냇가 다리 위를 걸으며 물에 어울렁 거리는 조그만 사람을 마주했습니다. 늘 하듯 카메라를 들이댔지요. 오롯이 다리 위에 혼자 서있는, 외로워 보였지만 살아가게 될 모습인 것 같아 응원의 마음이 갔습니다. 다정은 병이라 다정한 당신들에게 요즘 한없이 기대고 투정하고 싶지만, 오늘처럼 혼자 걸어야겠습니다. 한 그루 나무가 되어야겠습니다. 가을날 온 잎들을 떨어뜨리며 봄을 준비하는 나무처럼.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룰루 밀러/ 곰 출판,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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