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라한 우리 감자 성적표, 하하!
대충한 표시가 확 난다.
늦게 심었고, 고랑이 너무 좁아 북치기가 어려웠고..
그래도 이번에 배운 건,
통으로 심어도 될 것,
감자도 순지르기가 필요함, 정도.
내년에는 좀 더 관심을 가지고
고랑을 넉넉하게 만들어
일찍 심어야겠다, 고
뻔한 다짐을 해 보지만
봄날의 변덕을 누가 막으랴.
.
.
저녁 무렵이 되니 비가 쏟아지기 시작한다.
본격적인 장맛비다.
어제 캐길 잘했다.
나보다 감자를 더 좋아하지만 더 잘 모르는 동거인께서
너무 일찍 캔 거 아니야, 좀 더 키울걸 그랬나, 이런다.
그러면 장마통에 썩어!
하지가 지나고 하지감자도 캐고,
아, 찬란했던 시절은 가버린 듯
습하고 더운
무서운 여름 속으로 말려들 일만 남았다.
감자의 리즈시절
이번 감자는 꽃이 예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