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제일 가까운 카페
시그니처는 콩크림라떼
아침부터 목과머리가 묵지끈하여
밖으로 향한다
무작정 냇가를 걷다 떠오른 생각
집에서 커피 시간은
커피맛이 아니라
누군가랑 ‘함께’를 위한 시간이었네.
친구가 되어가는 옆지기가 집에 없으니
커피를 내리지 않는다.
분쇄 담당인 그가 없어 갈기가 귀찮아 그럴 수도 있지만
혼자 갈고 내려 마실 생각을 하면..
딱히 그럴 의욕이 없다
뭐든 나를 위해 잘하는 ‘나’ 지만.
좀 걷고 나니
후덥지근 해져
조금 단 커피가 조금 당긴다.
뭐든 ‘조금’ 인 요즘
이럴 때는 가까운 카페
‘프라토이’ 에 간다, 가야지
쌍둥이 같은 자매가 하는 카페.
늘 마스크를 끼고 있어도
눈빛과 목소리에서 둘은 자매라는 걸 단박에 알 수 있다.
콩크림라떼 하나 주세요
조금 덜 달게
테이크아웃으로요!
카페를 나와 오른쪽으로 채 50미터도 안 되는 거리 냇가에
너무도 큰 이태리포플러 나무가 있어 그 앞에 앉았다
아무 말 없는 커피와 나무를 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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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정적을 깬다
새삼 카페 이름이 궁금하여
폰을 열고
여러 뜻이 있던데,
포르투갈어로는
접시
심벌즈
요리
그릇
이탈리아어로는
목초지
이탈리아 중부 토스카나주의 도시?!
오, 자매의 뜻과 상관없이 나는 정했다.
이탈리아의 도시 이름으로
이태리포플러 나무 아래서 커피를 마시고 있으니
토스카나 지방의 ‘프라토’ 로.
굵은 빗방울이 후드득
소매에 짙은 무늬가 생긴다
털고 일어났다.
*이태리포플러
양버들과 미루나무의 잡종, 자연 교잡종이라 처한 환경에 따라 수형이 옆으로 많이 퍼진다. 버드나무과 사시나무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