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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거니 Jun 24. 2023

배드민턴 복식 파트너 구함

건강한 신체와 배려심 깊은 분을 찾습니다.

배드민턴 중독이다.


이즈음 오전에 특별한 일이 없다면 체육관을 간다. 정오까지 배드민턴을 치고 샤워를 하면서 면도를 한다. 엄청 땀 내고 샤워하는 맛이 꿀맛이다. 락카키를 반납하고 체육관 주차장을 나올 때의 기분, 설명할 수가 없을 만큼 정말 좋다. 이렇게 오전 시간을 모두 흘려보낸다.


스티브 잡스가 펩시콜라 CEO로서 시장 판도를 바꾼 존 스컬리에게 애플의 CEO 자리를 제안하면서 던졌다는 말이 생각난다. 존 스컬리는 항상 코카콜라를 쫓아가는 펩시콜라를 잠깐이나마 거의 대등한 회사로 만든 사람이다. 그 유명한 블라인드 테스트(두 눈을 가리고 두 잔의 콜라를 맛본 후 어느 것이 더 좋냐고?) 광고로 펩시의 매출을 엄청 키웠다. 애플은 그 당시 마케팅 전문가가 필요했다.


“남은 인생동안 설탕물이나 팔기를 원하나? 아니면 나와 세상을 바꾸기를 원하나?”

"Do you want to sell sugar water for the rest of your life, or do you want to come with me and change the world?"

"남은 인생동안 배드민턴이나 치면서 죽기를 기다리겠는가?"

"Yes, I do."


배드민턴 선수들의 경기 영상을 즐겨 보다 보니 그들의 세계 랭킹에 대해서도 관심이 간다. 세계 랭킹이란 온갖 대회 성적을 점수화해서 누가 누가 잘하나를 줄 세우는 것이다. 얼마동안 세계랭킹 1위를 지켰는지, 가장 높았을 때 어디까지 올랐는지도 의미가 있다. 단식 선수들의 랭킹은 단순하지만 복식은 단순하지 않다. 어느 조합으로 지금은 세계 랭킹 몇 위이고, 가장 높았을 때 몇 위까지 올라갔는지도 기록이 있다. 복식은 파트너와의 궁합이 정말 중요하다. ( https://brunch.co.kr/@jkyoon/533 )


60대 중반 어르신에게 가장 좋은 복식 파트너는 다음과 같다.


1. 나보다 조금 실력이 좋으면 좋겠다. 아주 조금만... 그래서 파트너의 플레이에 내가 가끔 감탄할 수 있으면 좋겠다. 나보다 실력이 월등하면 내 파트너가 될 수 없다. 코치는 될 수 있겠지... 솔직히 누구나 자신보다 실력이 떨어지는 사람과 파트너 하고 싶지 않다. 결국 최상은 수비하는 실력은 비등하고, 공격할 때는 전위와 후위로 나누어지니 서로의 약점을 보완하고 강점을 살릴 수 있는 조합이다.  


2. BMW의 순정 내비게이션은 아주 형편없지만 좋은 점이 있다. 안내가 아주 과묵하다는 것이다. 티맵이나 카카오 내비 안내는 너무나 친절해서 때로는 잔소리로 들린다. 보통 같은 내용을 세 번 반복 안내한다. BMW 순정 내비는 한 번만 한다. "다 안다고! 알고 있다고! 같은 소리 그만 좀 하라고! 귀에 딱지 않겠다고!!!" 같은 소리를 여러 번 듣기를 좋아하는 사람 없다. 잔소리 듣기를 즐기는 사람 없다. 내가 잘못한 줄 나도 안다고. 잘못한 줄 아는데 니가 잘못했다고 하면 보통 썽난다. 내 파트너는 아주 과묵했으면 좋겠다. ( https://brunch.co.kr/@jkyoon/399 )


3. 인생의 파트너는 재미있어야 하지만, 배드민턴 파트너는 재미있을 필요가 없다. 배드민턴 게임 자체가 충분히 재미있기 때문이다. 게임이 시작되면, 특히 비등한 게임이면 네 명 모두 게임에 몰입하여 모든 것을 잊는다. 이런 몰입이 정신건강에도 좋고, 심폐기능에도 좋으니 더 바랄 것이 무엇이 있겠는가?


4. 후위에서 길게 클리어를 잘하는 사람이 있고, 전위에서 빠른 푸시와 드롭에 능한 사람이 있다. 나보다 길게 클리어 칠 수 있는 힘센 파트너가 더 좋다. 왜냐하면 클리어는 공격이 아니고 수비다. 공격을 위해 숨 돌릴 시간을 버는 것이다. 모든 스포츠가 공격이 화려하고 짜릿하다. 이왕이면 내가 주공격수면 좋겠다.


금년에는 종로구 배드민턴 대회가 무려 세 번이나 있다. 남복, 여복, 혼복 경기만 있다. 단식은 아예 없다. 대회가 다가오면 사람들이 묻는다. 이번 대회 나가냐고? 못 나가요!! 파트너가 없어서...


배드민턴 대회 함께 나갈 남자나 여자 파트너 구합니다.

조건은 배드민턴 시작한 지 얼마 안 되는 60대고, (초심으로 나갈려니)

실력은 저랑 엇비슷해야 하고,

BMW 순정 내비처럼 과묵하고,

클리어를 나보다 좀 더 멀리 치는(남자 파트너만 해당)

신체 건강하고 배려심 깊은 분을 찾습니다....


조건이 까다로워 아마도 못 구할 듯….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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