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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vanced open water diving

‘Life is short, dive now.’

by 재거니

스쿠버 다이빙의 시작은 체험다이빙(다이빙마스터가 붙잡고 비교적 얕은 물속에서 진행)이나 오픈워터 다이빙 자격( https://brunch.co.kr/@jkyoon/869 )의 취득으로 시작한다. 지난달 서귀포 상상바당에서 오픈워터 다이빙 자격은 취득했으니 이번에는 어드밴스드 자격증 취득에 도전했다. 어드밴스드 자격증이 있으면 전 세계 다이빙 샵에 가서 펀(Fun) 다이빙을 할 수 있다.


스쿠버 다이빙을 시작한 이후로 유튜브에서 다이빙 관련 지식이나 스킬을 찾아보게 되었다. 전에는 전혀 거들떠보지 않던 장르를 이제는 즐기게 된 것이다. 다이브나우란 채널에서 의미 있는 문장을 보았다.


‘Life is short, dive now.’


어드밴스드 자격증은 이틀 동안 진행되고, 하루에 2번의 다이빙으로 구성된다. 총 4번의 다이빙이다. 배 타고 나가서 시작하는 보트다이빙과 20미터가 넘는 깊은 물속을 경험하고, 물속에서 나침반을 이용한 내비게이션 실습을 한다. 그렇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중성부력을 유지하고 유영하는 능력이다.


서귀포 보목항에서 출발하는 배를 타고 바로 눈앞 섶섬의 북쪽, 작은한개창 포인트에서 바다로 뛰어내렸다. 난생처음이다. 너무 긴장되어 감격의 기쁨은 없었다. 하지만 두 번 뛰어내리고 세 번째는 배에서 뛰어내리는 자이언트 스트라이드를 하면서 쾌감을 느꼈다. 오늘의 버디는 다이빙 강사인 아들이다. 수면에서 오케이 사인을 주고받고 하강을 시작한다. 가라앉지 못한다면 스쿠버 다이빙이 아니다. BCD(Buoyancy control device, 부력조절장치)의 공기를 거의 완전히 빼자 가라앉기 시작한다. 너무 빠른 속도로 하강하지 않기 위하여 머리가 물속으로 들어가면 BCD에 오히려 공기를 조금씩 주입해야 한다.


스쿠버 다이빙은 결국 BCD를 통하여 중성부력을 유지하는 능력이다. 'Life is BCD'( https://brunch.co.kr/@jkyoon/206 )라던 명언이 자꾸 생각난다. 'Scuba diving is just BCD' 물속 시야도 좋고 조류도 거의 없다. 가장 좋은 것은 10월 말인데도 수온이 아직 28도다. 물속이 오히려 더 따뜻하다. 그런데 트림자세가 나오지 않는다. 자꾸 뒤로 넘어지고 자세를 잡으려고 발차기를 하면 자꾸 떠오른다. 같은 수심을 유지하며 유영해야 하는데...




세 번째 다이빙(최대수심 26.2m)을 마치고, 5미터 수심에서 3분간 안전정지를 하고 출수했다. 물 밖으로 얼굴이 나오기 무섭게 BCD에 공기를 최대로 주입하여 양성부력을 확보한다. 눈앞의 섶섬 주변에 낚시꾼들이 여러 명 보인다. 암벽 위에서 돌돔이나 전갱이를 낚고 있는 중이다. 던져지는 낚싯줄에 낚이지 않기 위해 바다 쪽으로 수영을 했다. 이제 배가 오기를 기다리면 된다. 그런데 배는 보이지 않는데 점점 섬에서 멀어진다. 조류에 올라탄 것이다. 1미터 정도 되는 파도가 몰려온다. 물을 먹지 않기 위해 호흡기를 다시 물었다. 배가 보이지 않는다. 파도에 가려 시야도 좋지 않다. 다시 섬 쪽으로 수영하려 했지만 소용없다. 조류에 계속 떠밀려 멀어질 뿐이다. 갑자기 초초해진다.


"우리 지금 조난당한 거 아냐?"

"그렇지." 아들이 대수롭지 않게 대답한다. 혹시 조난당하여 뉴스에 나는 것 아닐까 걱정된다. 아버지와 아들이 무리한(?) 다이빙 끝에 조난당하여 해경 함정에 의해 제주도 해안에서 수십 킬로 떨어진 바다 한가운데서 구조되었다고. 아니면 실종되었다고...

"파도가 높아서 구조 깃발이 배에서 보이지 않겠는데." 빨간색의 기다란 공기주머니(Delayed Surface Marker Buoy, DSMB)를 아들이 들고 있지만 파도 높이가 더 높다. 나야 지금 죽어도 그리 아쉬울 것 없지만 아들은 아니다. 나는 점점 초조해지는데 아들은 태연하다.

"다이빙 배들이 우리를 계속 찾고 있을 거야."


드디어 마침내 배가 왔다.

15분 이상 떠 있었던 것 같다. 그렇게 반가울 수가....


항구로 돌아와 하선을 하고 난 마지막 네 번째 다이빙은 포기하고 싶었다. 조난을 당해 기운도 많이 썼다. 아들이 말도 안 되는 소리 한다며 새 공기통을 가져온다. 오늘의 조난은 별거 아니라는 듯... 결국 네 번째 다이빙을 무사히(?) 마쳤다. 아들이 내 공기통을 잡고 내 유영자세를 만들었다. 천천히 유영하며 라이온피시 및 니모들도 보고 긴 꼬리를 하늘거리며 유영하는 물고기와 예쁜 산호들도 많이 보았다. 동영상으로 보았던 바닷속 아름다운 풍경을 직관한 것이다. 그렇지만 아들이 내 공기통을 잡고 했으니 어드밴스드 다이버 교육이 아니고 소위 체험다이빙 자세로 본 것이다.


"아빠는 어드밴스드 자격증 아직 안돼! 어드밴스드 ing야. 어디 가서 펀(Fun) 다이빙하겠다고 하지 마! 아직 펀다이빙 할 수 있는 수준이 안되니까."

"ㅇㅇ"

상상바당 다이빙 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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