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는 많을수록 좋아요
캐나다에서 산 지 14년 차, 그간 파트타임으로 일했던 경험을 제외해도, 이런저런 회사에서 일했던 기간을 모두 합치면 10년이 넘는다.
로컬 영어학원 2년
소규모 Tech회사 2년
회계법인 5년
공기업 (현재) 2년 차
남편은 캐나다에 산 기간도, 일한 경력도 나보다 오래되었다. 몇 번의 이직이 있었지만, 현재 한 회사에서만 14년째 근무 중이다.
그렇다면 캐나다 회사의 복지 시스템은 어떨까?
우선 여기에도 한국의 4대보험과 비슷한 복지가 있다.
건강보험 - Medicare*
국민연금 - Canada Pension Plan (CPP)
고용보험 - Employment Insurance (EI)
산재보험 - WorkSafeBC
하지만 이는 모든 사업자 측에서 필수로 가입 및 제공해야 하는 사항으로 특별한 복지라고는 할 수 없다.
*Medicare는 캐나다의 건강/의료보험을 통칭하는 단어지만, 각 주 별로 의료보험을 지칭하는 명칭이 따로 있고 보험의 상세내역도 주별로 차이가 있다.
보험료: 2020년 1월 BC주도 보험료를 무상으로 전환함으로써 캐나다 의료보험은 지역에 상관없이 무료가 되었다.
Extended health
위에서 언급한 의료보험으로는 일반 진료나 X-ray 같은 항목들이 무료지만, 안과 등의 일부 의료 서비스는 커버가 되지 않는다. 따라서 구직시 제일 눈여겨봐야 할 찐복지는 바로 이 부분이다.
이 Extended health 프로그램도 회사마다 가입된 내용이 조금씩 다르나, 일반적으로는 약값이 전액 혹은 대부분 커버되고, 안과 진료비 및 안경 (선글라스도 가능) 구매 비용, 앰뷸런스 이용 비용, 보청기 혹은 그 외 의료 장비에 드는 많은 비용이 커버된다.
그중 내가 가장 애용하는 부분은 바로 마사지, 침술, 운동치료 등의 서비스다.
특히 가족 중 한 명이 보험에 가입되어 있으면 나머지 가족까지 커버해 주는 게 대부분이기 때문에, 맞벌이를 하는 경우는 이중혜택을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부부가 각자 회사에서 1년에 500불에 해당하는 마사지 비용을 커버받는다면, 이 혜택이 이중으로 적용되어 부부가 각각 1000불까지 마사지를 무료로 받을 수 있는 것이다. 2023년 기준, 이곳의 1회 마사지 비용은 약 120불이므로 1년에 8번 정도의 마사지를 무료로 받을 수 있다.
그리고 같은 식으로 침술, 운동치료, 도수치료 등에 각각 따로 적용되므로 여러 혜택을 잘 이용하면 어깨 통증, 허리 통증 등 만성 통증으로 고생하는 현대인에게는 꽤나 유용한 복지혜택이다. (물론 아픈 데가 없어서 이런 치료가 필요없다면 제일 좋겠지만)
Dental coverage
치과 진료 비용이 워낙 비싸기로 유명한 이곳에서 덴탈 케어 복지가 있고 없고의 차이는 꽤 크다.
참고로 작년, 남편이 치아 3개 충치 치료를 받고 청구된 금액은 750불가량, 하지만 보험으로 모두 커버가 됐다. (무제한은 아니고 1500불 한도, 2000불 한도 같은 세부 내역을 잘 살펴봐야 한다.)
물론 치아 정기검진이나 X-ray, 스케일링 비용도 대부분 커버된다.
그 외,
건강관리 비용, 교통비, 교육 및 자기 계발비 지원 등이 있는데, 이는 회사마다 차이가 크므로, 구직시 혹은 합격 후 자세히 알아보면 된다.
단, 한국에서는 꽤나 흔한 복지 중 하나인 식비/식권 지급 혹은 구내식당 제공 등은 이곳에선 흔한 일이 아니며, 명절이나 휴가 보너스 같은 복지도 없다. 그 흔한 참기름 세트나 스팸 선물세트 같은 것도 없으니 기대하지 말 것.
하지만, 공기업에 재직 중인 나는 현재 추가로 연금 혜택을 받고 있어 (위에서 말한 국민연금과 복수로 적용) 은퇴 후 내 노후는 꽤나 든든하지 않을까 기대...를 해보지만, 이제 고작 2년 차인 나에겐 너무나 먼 이야기.
앞으로도 열심히 일해보자.
노후자금 저금통에 차곡차곡 용돈 모으는 기분으로.
사진 출처: unsplash.com
*이 글은 <헤드라잇>에도 올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