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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환 May 15. 2022

2년과 2주

의지가 모든 것을 바꿀 수 있다

2021년 8월 미군이 아프가니스탄에서 10여 년이 넘는 전쟁을 끝내고 철수했습니다. 10년이 넘는 전쟁의 마무리가 마치 지난 베트남 전쟁에서 촌각을 다투며 탈출하던 그런 모습이 연출되면서, 미국의 체면을 한껏 구겼습니다. 미국은 아프가니스탄 정부에 충분한 지원을 했고 최소 2년여는 아프가니스탄 정부가 버틸 것으로 생각했지만, 불과 한 달여 만에 허망하게 아프가니스탄은 무너졌습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을 때 미국 CIA가 예상한 우크라이나의 항복은 2주 이내였습니다. 일부 전문가는 48시간 안에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이우가 점령당하면서 전쟁은 끝날 수 있다고 예측했습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는 지금 러시아의 공세를 물리치고 영토를 잘 방어하고 있습니다. 그러자 서방의 지원이 이어지면서 오히려 전황이 유리하게 전개되고 있습니다.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해내는 법이다. 의심하면 의심하는 만큼 밖에는 못하고, 할 수 없다고 생각하면 할 수 없는 것이다' 1976년 사우디 주베일 산업항 공사 현장에서 고 정주영 회장님이 하신 말씀입니다. 사우디 주베일 항만공사는 아직도 한국 건설산업에서 신화적인 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사우디 주베일에 항만을 만드는 과정이 워낙 험난했는데, 특히 바다를 길이 8KM 폭 2KM를 매운 다음, 그 위에 항구를 건설하는 공사라 외국에서는 단기간에 건설이 불가능하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때 정주영 회장님이 하신 결단은, 울산에 있는 현대중공업에서 바다를 메울 구조물(무게 400T 가로 18M 세로 20M 높이 36M)을 만든 다음, 그것을 다시 사우디 주베일로  이동 시켜셔 바다를 메꾸는, 정말 지금도 상상하기 어려운 무모한 일이었습니다. 결국 현대건설은 1979년 2월 2년 반 만에 주베일 항만을 완공했습니다. 이런 정주영 회장님의 불굴의 의지는 1975년 중동에 진출한 현대건설이 4년 만에 중동에서 52억 달러의 외화를 벌어들이는 결과를 낳았고, 다른 한국 기업들이 중동에서 한국 성장을 이끌 수 있는 기반을 제공했습니다.

증시가 작년 7월 고점을 형성하고 하락하고 있습니다. 무려 10개월여를 하락하고 있습니다. 작년 1월부터의 기간 조정을 포함하면 증시는 1년 4개월째 조정을 받고 있습니다. 이 정도면 조정이라고 하기도 무색하고, 하락 사이클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특히 그 1년 4개월여 동안, 우리 증시에서 개인투자자들은 83조가 넘는 주식을 매수를 하고 있습니다. 그 기간 동안의 개인투자자들의 피해는 언급드리기 민망할 정도입니다. 누구나 마찬가지지만, 이성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 손실을 넘어서면, 자포자기하게 됩니다. 여기서 자포자기하면 투매에 동참하거나, 혹은 의미 없는 물타기를 하거나, 혹은 계좌를 방치하게 됩니다. 보통은 그런 현상이 극에 달하면 증시는 바닥을 치게 됩니다. 지난번 2015년 12월부터 시작된 금리인상 사이클에서, 한 달 반 만에 다우지수가 15% 내외의 하락을 하면서 증시가 곧 붕괴될 것 같은 분위기가 팽배할 때, 증시는 거짓말처럼 반등을 시작해서 70%가 넘는 상승을 했었습니다. 요즘 이 얘기를 자주 드리는 건, 희망을 드리기 위함이 아닙니다. 지금 증시도 그럴 수 있는 개연성이 많기 때문입니다. 역대급 고용과 공급 부족 경기 사이클, 그리고 미국과 러시아의 좌절이 가져올 새로운 국제 질서가 절대 나빠 보이지 않습니다.

항상 증시가 비 이성적인 행태를 보일 때마다 주식을 적극적으로 매수하는 워런 버핏이 3월 이후 64조 원의 주식을 매수하면서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포기하고 좌절할 시기가 아닙니다. 지난 어려움보다 더 큰 보상을 기대해야 될 시기입니다. 단 그 보상은 지금 끊임없이 대응하고 노력하는, 의지가 있는 투자자의 몫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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