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지환 Jul 03. 2022

물러날 때와 나아갈 때

퇴출되는 개미투자자 VS 외국인과 동급 투자자

주식투자는 끊임없이 반복되는 현상에 대한 정확한 인지와 대응입니다. 흔히 주식투자를 두고 개인투자자가 살아남는 방법은 끊임없는 노력을 통한 기법 연구,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멘털, 그리고 냉철한 자금관리, 이 세 가지를 가장 많이 언급합니다. 솔직히 25년 이상 주식투자를 해오면서 제가 느낀 것은, 이 세 가지를 통해 주식시장에서 살아남을 수는 있지만, 원하는 만큼 돈을 벌 수는 없다는 겁니다. 그저 생존의 문제를 해결하는 정도,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고 봅니다. 그렇다면 주식시장에서 제대로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지금 대한민국 애널리스트 중에 가장 인지도가 높고, 정확한 시황을 자랑하는 한 선배는 저와 같은 곳에서 오랫동안 근무를 했었는데, 저는 이분이 주식투자로 돈을 버는 것을 본 적이 없습니다. 이분이 주식 투자를 하는 것을 보면, 처음 주식을 투자하는 개인투자자와 거의 일치합니다. 공포의 클라이맥스에서 주식을 매도하고, 장밋빛 미래 예측이 판을 치는 자본주의 광기의 최정점에서 주식을 매수합니다. 물려있는 종목은 장기투자라는 미명 아래 물타기를 계속하고... 정확히 초보 개인투자자와 행동양식이 일치합니다. 왜 이런 현상이 올까요? 이 선배와 주식 초보 개인투자자의 공통점은, 지금 현상에 과하게 함몰되어 있다는 겁니다. 그리고 지금 현상을 과하게 확대 해석한다는 겁니다. 개인투자자는 몰라서 그렇고, 전문가는 잘못 알고 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모르는 것보다 잘못 알고 있는 게 , 주식투자에서 더 위험합니다. 

지금 미국 증시를 보고 긍정적인 부분을 얘기할 수 있는 전문가는 별로 없습니다. 여기서 미국 증시가 저점을 형성할지, 추가 하락할지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제가 안타까운 것은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내가 장기투자자라면 지금 하락이 분할 진입의 최적의 매수 기회가 될 것이니 나쁠 게 없습니다. 내가 단기 트레이더라면 솔직히 장기 시황은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나는 지금 보이는 현상에 따라 주식과 헷지로 대응만 할 뿐입니다. 내가 장기와 트레이딩을 같이 구사하는 투자자라면 장기 종목은 흔들리지 말고 보유하고, 트레이딩 종목은 헷지를 통해 리스크를 줄이고 방어적인 전략을 구사하면 됩니다. 본인의 투자방향이 명확하고, 정확히 그 방향에 맞게 실행한다면, 아무리 시장의 하락폭이 크더라도 치명적인 손실은 입지 않습니다. 두 번째 지금 시장의 국면에 대한 해석입니다. 지금 글로벌 증시는 단기간 유래 없는 하락을 겪고 있습니다. 하락기간도 짧지 않고 하락폭도 만만치 얺았습니다. 지금 증시를 경기가 실제로 위축된다는 가정하에 하락폭을 감안해보면, 추가적인 하락폭이 얼마나 될까요? 어느 정도로 비관적인 시각을 갖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제 기준에서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다면 다우지수 기준 12% 내외 정도 추가 하락하는 정도입니다. 이미 20% 내외의 하락을 겪은 증시 상황에서, 앞으로 최악의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이미 하락의 2/3는 진행이 된 걸로 보입니다. 2/3를 이미 두들겨 맞은 상황에서 1/3 더 두들겨 맞는 게 무서워서 주식을 포기해서는 안됩니다.  차라리 1/3을 어떤 전략으로 견디고, 그 이후 하락장에서의 손실에 대한 보상을 상승장에서 어떻게 받아 올지를 고민하는 게 현실적이라고 봅니다.

시장의 광기가 정점일 때 매수를 외치거나, 시장의 공포가 정점일 때 매도를 외치는 투자자의 특징은, 본인은 정확히 저점에서 매수하고 정확히 고점에서 매도할 수 있다는 착각 속에 사는 투자자입니다. 초보 투자자나 경험 많은 애널리스트나 모두 저점에서 정확히 매수하고 고점에서 정확히 매도할 수 있다는 착각을 하고 있다면, 결국 시장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증시의 가장 저점에서 퇴출되고 증시의 가장 고점에서 유입되는 악순환을 반복하게 될 것입니다. 이미 맞을 매를 2/3를 맞았다면 지금은 증시 사이클을 넘어서는 투자자로 한번 도전해 보시는 건 어떻습니까? 증시 사이클을 넘어서서 투자하는 개인은, 증시에서 총알받이가 되는 개미투자자가 아니라 외국인과 동급의 시장 주체가 되는 겁니다.

이전 08화 증시의 분기점, 흔들리는 심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