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한 생각을 자주 하거나, 야한 소리를 자주 듣거나, 야한 것을 자주 접하면 어두운 기운이 내 안에 차곡차곡 쌓인다. 야한 기운은 우리 영혼과 육신을 어둡게 한다. 한순간 그것이 터지면 삶을 망치기도 한다. 판검사, 종교지도자, 정치인 등도 평생 쌓아온 모든 것을 일순간 잃게 된다. 야한 기운의 중독은 술답배나 마약, 도박 같은 기운과 다를 바 아니다.
명석한 두뇌로 공부 잘해 승승장구 하였어도, 능력이 탁월하여 막대한 부를 축적하였어도 좋은 기운(정서)을 쌓는 일을 병행하지 못하였으니 부와 명예와 권력이 사상누각이 되는 것이다.
야한 것을 보면 내 몸에 야한 기운이 생기고, 성난 글을 보면 내 안에 화가 생기고, 좋은 이미지나 따뜻한 이미지, 좋은 글을 읽으면 내 몸에 잠시라도 좋은 기운이 생기고 따뜻해진다. 좋은 기운이 내 안에서 쌓이고 쌓이면 삶의 큰 에너지가 되지만, 어두운 기운이 자신도 모르게 시나브로 쌓이게 되면 파멸을 부르게 된다.
가톨릭 신자인 나는, 일상에서 속상하는 일을 겪게 되면 사도신경이나 주의기도 혹은 성모송 등을 암송하여, 그 어두운 기운이 내 안에 침전되지 못하도록 노력을 한다. 이를 제어하지 못하고 빨려 들어가게 되면, 어두운 기운은 더욱 신이 나 자신을 괴롭히기 때문이다.
2. 세상에는 두 기운이 흐른다
자신에게 좋은 기운이 들어왔을 때 어두운 기운을 경계해야 한다. 로또복권 당첨 같은 행운은 두말할 나위 없이 좋은 기운(氣運)이다. 다만 그 좋은 기운이 어두운 기운의 공격을 당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하는 것이다. 어두운 기운은, 늘 좋은 기운을 공격한다. 호사다마(好事多魔)라는 말이 있다. 좋은 일에는 흔히 방해되는 일이 생긴다는 뜻인데, 자신에게 좋은 기운이 들어왔을 때 이 말을 음미해볼 필요가 있다.
세상에는 두 기운이 흐른다. 밝은 기운과 어두운 기운이다. 사람도 밝은 기운이 흐르는 사람이 있고, 어두운 기운이 흐르는 사람이 있다. 우리 영(靈)에는 밝은 기운과 어두운 기운이 상존한다. 어두운 기운이 더 세다면 밝은 기운이 들어오는 것을 막는다.
어두운 기운이 강한 사람은 주변 사람들에게 어두운 기운을 전이시킨다. 상대방의 기운을 북돋아주기보다 상대방의 기운을 빼앗는 것이다. ‘기가 쌔다’라는 표현에는 긍정적 의미보다 부정적 의미가 강하다. 어두운 기운이 세다는 것이다.
부부간에도 서로 기운을 채워주는 경우가 있고 남편이나 아내의 기운을 빼앗는 경우도 있다. 이것이 궁합이다. 두 사람 모두 어두운 기운이 강하면 서로 기운을 빼앗으며 살게 되고 끝내 이혼하게 될 확률이 높다. 서로 어두운 기운이 충돌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부부간에도 밝은 기운을 쌓으며 살아야 한다.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키는 사건 등을 보면, 사탄이 세상을 지배하듯 어두운 세력이 발호해 있음을 느낄 수가 있다. 따라서 국가와 국민을 위해서도 어두운 기운이 강한 사람을 지도자로 뽑아서는 안 된다. 어두운 기운이 강한 사람은 국민에게 어두운 기운을 전이시킨다. 그 기운이 강하면 잠시 세상 위에서 군림할 수 있지만 그 끝은 반드시 어둡게 끝난다.
자신에게 좋은 기운이 들어오게 하려면 자신의 영육을 항상 밝은 기운으로 유지시켜야 한다. 옛날에는 큰 결정을 해야 하거나 기우제(祈雨祭) 같은 소원이나 간절한 기원을 드릴 때는 반드시 먼저 목욕재계(沐浴齋戒)를 하였다. 부정(不淨)을 타지 않도록 깨끗이 목욕하고 몸가짐을 가다듬어야 좋은 기운이 들어오기 때문이다.
내가 기운을 새롭게 의식하게 된 계기는 깊은 밤 한강을 걷다가 유유히 흐르는 강물을 의식하면서다. 멈추어 있는 듯하지만 한강물은 고요하게 흐르고 있었다. 그 엄청난 강물이 움직인다는 것은 세상 그 어떤 힘도 제압할 수 없는 거대한 힘이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거대한 에너지가 움직이고 있는 강가를 걸으면 네게도 그 힘이 전이되어 올 거라고 생각하였다.
누군가를 도와주려 해도 기운이 강해야 한다. 기운이 강해야 자신이 하는 일에서 성공도 한다. 성공한 사람들은 대부분 기운이 강한 사람들이다. 하루를 시작하기 전 내게 기운이 되는 생각을 하거나, 기운이 되는 것을 보거나, 기운이 되는 것을 암송하거나, 기운이 되는 것을 읽거나, 기운이 되는 것을 들을 필요가 있다. 자기 나름대로 기운을 주는 것을 찾아두는 것이다. 한 예로 신앙인은 기도가 가장 큰 삶의 에너지이다.
나는 살아가면서 현재 몸의 상태를 감지하듯 영적, 심적 컨디션을 들여다보곤 한다. 어두운 기운이 발기하여 있으면 악몽을 자주 꾸게 된다. 근심이 깊거나, 살아가는 일이 고단하거나
나쁜 상황을 자주 접하거나 몸이 아프면 악몽을 꾸게 되고, 악몽을 꾸고 나면 내 안의 어두운 기운을 경계하게 된다.
요즘 내 안에는 어떤 기운이 흐를까. 그 기운의 색깔은 어떨까. 자신에게 내재된 기운을 수시로 의식하며, 조금이라도 어두운 기운이 느껴지면 그 기운을 바꾸어 보려고 노력해야 삶이 밝아진다. 살아가는 일이 고단할수록 자신의 기운을 잘 다스려야 한다.
어두운 기운은 몸이 허약해 있을 때 더욱 잘 쌓인다. 몸이 아팠을 때 악몽을 자주 꾸는 이유다. 술은 사람의 체력을 급격히 떨어트린다. 따라서 술을 자주 마시면 자주 악몽을 꾸게 된다. 음란물도 어두운 기운을 배양하는 세균 덩어리이다. 우리나라가 음란물 접속 1위란다. 이게 사실이라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밝은 기운보다 어두운 기운이 강하다는 의미일 수 있다.
3. 일상에서 기운을 쌓는 일
예전에는 상상할 수 없는 끔찍한 범죄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기사로 쏟아지는 걸 보면, 이 기운 원리는 더욱 설득력을 얻는다. 독서율 꼴찌, 자살률 1위를 우리 국민에게 흐르는 기운과 연관시킨다면 음란물 접속 1위도 전혀 무관한 일은 아니다. 어두운 기운이 더 강해서 자살을 유혹하거나 밝은 기운이 들어오는 걸 방해한다.
우리는 기운 받고 왔다는 표현을 일상에서 종종 한다. 등산을 통해서, 여행을 통해서, 어떤 모임을 통해서, 또 누군가를 통해 기운을 얻을 수가 있다.
기운은 쌓이는 것이다. 한 번 내 안으로 들어왔다가 나가버리는 것이 아니라 잠잠히 쌓여있는 것이다. 내공이 있다는 표현도 이 기운이 쌓여 있다는 뜻이다.
세상에는 우리가 살아가는 데 유익한 기운이 넘치게 흐른다. 책도 그 가운데 하나이다. 독서를 단순히 취미 정도로 취급해서는 안 된다. 독서를 취미로 생각하는 사고 자체가 잘못된 것이다. 사람의 정서적 기운을 충만케 하는 여타 문화예술 활동이나 감상도 마찬가지다. 독서를 취미로 생각하는 국가와 국민이 정서적으로 얼마나 건강할까. 독서는 삶을 이상적으로 이끄는 밝은 기운이다. 산에 가서 자연의 기운을 얻듯 책의 향기가 가득한 서점에서도 좋은 기운을 얻을 수 있다.
좋은 기운을 취미로 얻는 경우는 없다. 취미는 소극적이지만 독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는, 적극적 욕구여야 한다. 책을 싫어하는 기운은 어두운 기운이다. 이 어두운 기운이 강해 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밝은 기운을 막아버린다.
책이 우리 삶을 업그레이드 하고, 밝고 긍정적인 마음을 유지할 수 있는 기운을 준다면 날마다 책과 함께하는 출판사는 기운이 펄펄 나야지, 만날 죽을상이냐 할 수 있다.
맞는 말이다. 다만 책이 안 팔려 그 기운을 빼앗길 뿐이고, 그 기운을 살리기 위해 오늘도 밤을 지새우며 책 홍보를 하는 것이다. 책 홍보는 출판사 기운만 살리는 게 아니라 독자의 기운도 함께 살리려는 안간힘이기도 하다.
세상이 책으로 밝아지기를 꿈꾼다.
독자들도, 나도 책으로 거듭나기는 삶이 되길 꿈꾼다.
<로또복권과 용오름 사진>
매주 두 줄(2천원)의 로또복권을 사는 직원이 있다. 그는 [쇠기러기 설악을 날다]의 용오름 사진을 신용카드 크기로 코팅을 해 지갑 속에 넣고 다닌다.
‘그래, 그 정도 정성은 들여야 행운이 들어오지.’
남산 문학의집에서 이상범 시인의 디카시 사진전이 보름 동안 열렸다. 이 사진전에는 시인의 형님도 찾아왔다. 시인의 디카시집 [쇠기러기 설악을 날다]에 실린‘용오름의 장관’이라는 작품의 사진은 바로 그 형님이 찍은 사진이다.
그런데 전시장에서 만난 시인의 형님이, 이 시집 속 사진을 확대해 집안이나 회사에 걸어두면 행운이 찾아온다는 것이다. 그 말을 믿는다 하여 전혀 손해 볼 일도 아니어서 바로 행동으로 옮겼다. 전시회가 끝나고 사무실로 돌아온 나는, 이 시집 속 사진 몇 장을 확대하여 주변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고, 우리 사무실 에어컨 위에서 출입구를 향하도록 올려두었다.
용오름 사진을 걸어둔 후 쏟아진 신문기사들
그즈음, 소설 [답방]이 출간 되었는데, 기대감이 큰 책이었다. 그래서 [답방] 표지를 용오름 사진 아래 붙여두었다. 물론 독자에게 널리 사랑받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
이 용오름 사진 덕분이었을까, 여느 유명한 출판사나 소설가가 쓴 소설보다 더 자주 신문기사가 쏟아졌다. 동아일보, 국민일보, 문화일보, 전북일보, KBS 라디오 통일열차, 아주경제 신문 등이 기사를 쏟아냈다. 특히 아주경제 신문에서는 7회나 대형 기사를 내보낸 것이다.
우리 해드림출판사 책이 이처럼 언론에 대대적으로 노출된 예가 없었다. 자본력과 권력과 명예를 갖춘 출판사들이야 신문사와 끈끈한 유대관계를 맺어오니 책 소개 기사 하나 나오는 게 대수로울 수 없겠지만, 아무리 좋은 책이라도 힘없고 가난한 우리 같은 출판사 책이 중앙 일간지 등에 대문짝만하게 실리는 일은 찾아보기 어렵다.
그런데 이‘용오름 사진’을 걸어둔 이후 위 소설 답방 기사뿐만 아니라, 여타 책들도 굵직굵직한 언론사에서 자주 소개가 되는 것이다.
[아직도 바람소리가 들리니]는 국민일보에서 두 번, [필리핀 경찰영사 사건수첩]은 주간동아, 한국일보, 머니투데이 등에서, 소설 [느티나무]는 뉴시스, 문화일보, 세계일보 등에서 소개 기사를 내주었다. 이런 책 이외에도 중학교 수학시집 [사랑의 묘약], [한기범의 재미있는 농구 코칭북] 등도 여러 언론사 지면을 오르내렸다.
신문 기사 사건 이외도, 디카시집 [쇠기러기 설악을 날다]의 용오름 사진 덕분인지, 시인의 제7디카시집 [푸득이면 날개가 되는]은, 한국출판문화진흥원의 우수콘텐츠로 선정되어 출판비를 넉넉하게 지원 받아 출간하였다.
세상을 살아가며 누구나 안팎으로 좋은 기운이 흐르기를 바란다. 사업 운이나 재물 운을 불러오고, 집안의 액운을 막으며 가족 건강을 지켜준다 하여 한때 달마도가 유행한 적이 있다.
사실이든 아니든 좋은 마음으로 걸어두고, 좋은 마음으로 바라보면, 결국 좋은 기운이 다가오게 되는 것 아닐까. 로또의 행운이 우리 직원의 지갑 속 용오름 사진과 어느 순간 스파크를 일으키게 되기를 바란다.
용오름 사진을 품고 있는 시집 [쇠기러기 설악을 날다]를 새삼 어루만져 본다. 이 시집 기운이 참으로 상서롭다. 세상에는 우리가 살아가는 데 유익한 기운이 넘치게 흐른다. 우리에게 좋은 기운을 불러들이는 책도 그 가운데 하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