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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음날 Mar 06. 2023

14. 떨쳐버리고 싶은 과거 글로 써보기.

망각이 절실하다.

내 안의 미움을 없애고 과거의 불행으로부터 나 스스로를 건져내고 싶었다. 나는 떨쳐내고 싶은 과거의 트라우마를 글로 적어보았다. 


부모에 대한 미움과 원망

교통사고를 눈앞에서 목격하고도 두려움에 손을 뻗지 못한 기억

인신매매조직에 끌려가 1년간 신문을 팔았던 기억

고아원에 10년간 지내며 보냈던 암흑 같은 시간에 대한 기억

IMF 시기에 취업을 나오며 겪었던 나쁜 어른들에 대한 안 좋은 기억

9년간 다닌 회사의 소시오패스 상사에 대한 나쁜 기억

코로나로 인해 사업과 식당이 망한 기억

 

잊고 싶은 과거를 나열하여 적어 보았다. 


특히 부모에 대한 기억은 내가 살아온 모든 날들을 가득 메운 강력한 트라우마였다. 

내 나이 3살에 이혼을 하고 술을 마시고 매일 집을 부수던 아버지.

성인이 되어 만난 어머니는 편집증 같은 강박으로 경제적 지원 없이 나를 조종하려 들었다. 

어릴 때는 몰랐지만 고아원은 정부와 수녀님들 간의 암투와 권력의 피바람이 부는 곳이었다. 

이미 끝나버린 안 좋은 인연의 굴레로부터 더 이상 혼자만 괴로울 일이 아니었다. 

나는 과거의 나로부터 자유를 찾아야 했다. 

나를 옭아 매고 있는 건 지나버린 과거의 사건들이 아니라 그 기억들을 붙잡고 있는 나 자신에게 있었다. 

나에게 가장 절실한 건 망각이었다.


나는 더 이상 과거를 희상하지 않을 것이다. 

이제는 다 지나간 일이니 철저하게 망각을 희망할 것이다.

나의 과거를 누군가에게 말하지 않을 것이다. 

천륜과 인연을 과거의 일로 묻어버리고 망각해 버리기로 다짐했다. 

    

이렇게 목록을 적어 하나하나 소거를 하며 지우고 싶은 기억으로 명시했다. 

나는 차츰차츰 안 좋은 기억들로부터 멀어지겠다고 다짐했다. 

더 나은 나로 거듭나기 위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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