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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난이 Oct 05. 2021

달리기와 쉼!

한결같은 달리기는 없다. 아니 짧다.

내 나이는 40 하고 일곱!

옛날 어른들은 미운 일곱이라고 했는데,

아마 난 매우 미운 47살인 것 같다.

아집도 있고 고지식하며 내 것만 챙긴다.

난 시원한 바람이 부는 한강을 좋아하고

그 속에서 달리기를 즐긴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거의 매일 한강에서 뛴다.

요즘은 직장에 가는 날보다 한강에서 달리기 하는 날이 더 많다.

왜냐하면 특별한 일이 아니고서는 주말에는 출근을 하지 않는데 주말에도 평일에도 한강을 뛰기 때문이다.

지난주 안사람하고 자은도를 다녀왔는데

그때도 매일 뛰었다.

아름다운 노을을 보기 위해 뛰고

멋진 무한의 다리를 보기 위해 뛰었으며

넓은 백사장을 보기 위해 뛰었다.

분계해수욕장의 노을
무한의 다리
백길해수욕장

하지만 그것은 거짓말이다.

그냥 뛰었고 멋진 곳을 목적지로 삼은 것뿐이다.

사람들은 "힘들지 않아?", "다리가 멀쩡해?",

"왜 뛰어?" 등의 질문을 한다.

사실 다른 runner들은 모르겠는데

나는 뛰면서 힘들고, 다리는 아프다.

그런데도 뛰는 이유는 ~~~ 없다.

어쩌다 보니 뛰게 되었고 지금은 멈출 수가 없다.

왜냐면 달리기가 삶이 되었기 때문이다.

인천아시아드

아파도 살고,

힘들어도 살며,

그냥 이유 없이도 살아가는...

자은중학교, 이쁘다

삶이 배움이라면 달리기는 배움의 쉼터였다.

복잡하면 뛰고, 힘들면 뛰었다.

하지만 지금은 달리기도 내 삶의 과업이 되었다.

더 빨리 뛰고 싶어서 훈련을 하고

더 잘 뛰고 싶어서 오버페이스 하는

그런 행위가 되었다.

빌드업 달리기

일을 열심히 하고 매일 출근하며

야근과 휴일출근을 마다하지 않는 직장인의 삶과 내 달리기는 유사해졌다.

돈을 주는 것도 아닌데 아파도 뛰고 힘들어도 뛴다.

잠수교 달리기

어쩌면 내게도 휴식이 필요하다.

하지만 나는 아직 쉴 줄 모른다.

부지런이 아니라 무지한 거고 두려운 거다.

안 뛰면 어떻게 되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두려워서 매일 출근하는 것과 같다.

아주 긴 인생의 낮이 지나고

그만큼 긴 밤이 오면 자연스레 출근도 안 하겠지만 그때도 출근하지 않으면 두려울 것이다.

달리기도 언젠가는 멈춰야 하는데 두려울 것 같다.

그래서 오래 뛰고 싶다.

우리집 댕댕이, 우쭈

오래 뛰려면 무리하면 안 된다.

근육을 이완시켜줘야 한다.

스트레칭이 중요한데, 휴식도 필요하다.

쉬는 것은 쉽지 않은데

쉼은 나태라는 관념을 버릴 필요가 있다.

나도 잘 못하지만...

누군가에게 알려주고 싶어서 이 글을 쓴다.

달리기도 삶도 쉼이 중요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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