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었다. 약해졌다.
토요일 아침이다.
마눌님께서 아침에 일어나서
나의 어제밤 만행을 지적하신다.
나는 과자를 과도하게 먹었고
마루에 흘렸다.
추가로 아침에 시끄럽게 부스럭거렸다.
이어지는 공격에 회피를 위하여
자리를 이탈하며 "나 나갈거야!"소리쳤다.
보통은 담배 피러 밖으로 나가는데
난 올해 1월 1일부로 금연 중이다.
이를 깨고 4,500원 주고 흉측한 그림이 그려진
연기 덩어리를 살 생각도 했었다.
그런데 금연 후 늘어난 체중(7kg)을 생각하니 아깝다.
그래서 방에 들어가서 다소곳이 이불을 덮고
앉아 있었다.
아주 초라하고 비참하게 마눌님을 기다리며...
마눌님은 본인이 잘 못 했다고 하면서 방으로 들어 온다.
근데 내가 왜 챙피한지?
왜 마눌님이 더 커보이는지?
40대 금연남의 씁쓸한 토요일 아침은 이렇게 지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