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아무도 믿지 못하는가.
날이 추우니 따듯한 난로가 생각난다.
초등학교 땐 교실 가운데 난로가 뜨끈뜨끈 교실을 데우고, 그 위에 양은 주전자가 지치지도 않고 김을 뿜었었는데 요즘엔 그런 광경은 찾아볼 수 없다. 그러다 난로에 대한 이야기가 생각났다.
아내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럴리 없다고 한다. 무슨 등유난로도 아니고 석탄이냐고. 뜬금없이 21세기에 누가 석탄을 때냐고 한다.
그 얘기를 들은 내 친구들도 한결같이 내 말을 의심한다. 어쩌다 '화목 난로'를 썼다는 친구는 한 명 찾았지만, 그 중에 누구도 석탄을 땠다는 얘기에는 공감을 하지 않았다.
졸지에 거짓말쟁이가 되었다. 휴-
하지만 정말이었다. 초등학교 저학년때(당시 국민학교)에는 반 마다 우유당번과 석탄당번이 있어서 아침마다 학교 뒷쪽에 가서 관리관 아저씨에게 석탄을 받아왔었다. 석탄을 때는 석탄 난로를 썼었다. 확실하다.
초등학교 4학년이나 됐을까? 그재서야 등유난로를 썼고, 그 이후에야 라지에이터를 썼다. 온풍기를 만난건 고등학교에서였다.
이 사람들(아내와 친구들)은 도대체 어디에서 고급지게 자랐길래 석탄난로 한 번 때보지 않은 것일까. 왜 내 얘기를 믿지 못하는 것일까. 그래봤자 고만고만한 서울-경기에서 같은 시기를 보냈을텐데 말이다.
부천을 깡시골로 내려보고 무시한다. (당시에 논 밭이 많기는 했다) 부천을 무시하는 것 보다, 내 말을 거짓으로 듣는게 더 어이없고 억울하다. 하지만 공감하는 사람 하나 없어 더 토로할 수도 없었다. 하지만, 이렇게 추운 날 '난로'말이라도 나오면 난 주장을 굽히지 않는다.
"아 정말 석탄 난로 땠다니까! 석탄 당번 있었다니까!"
날이 추우니, 석탄난로-화목난로 때면서 그 위에 보리차 끓이고 고구마 굽던 어린시절이 떠오른다. 그래. 날도 추운데 화로나 하나 사서 아이들하고 고구마나 구워먹어야겠다.
아마도 이런 경험이 없는 세련되신 친구님들은 아마 모를 것이다. 그- 아나로그적인 감성- 크-
"얘들아, 아빠가 어렸을 땐 말이야- 이렇게 불을 피워서 고구마를 구워먹었단다. 정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