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팔트의 열기 위에서 몸부림치고 있었다.
땡볕을 가로질러 어딘가를 향해 기어가고 있었다.
길 건너, 나무 그림자가 드리운 조그만 숲.
그곳엔 흙이 있었고, 숨 쉴 수 있는 그늘이 있었다.
하지만 이미 몸은 상해 있었다.
노란 체액이 배어 나왔고, 몸의 반쯤은 타들어간 듯 말라 있었다.
나는 멈춰 섰다.
발걸음을 떼지 못한 채, 그 작고 끈질긴 몸짓을 바라보았다.
살 수 있을까?
이미 너무 많이 다친 건 아닐까.
나도 모르게 몸을 숙였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지렁이를 손바닥에 옮겨 담았다.
뜨겁지 않은 곳, 더는 타들어가지 않을 곳.
숲 가장자리의 차가운 흙 위에 지렁이를 내려놓았다.
지렁이는 한동안 꿈틀거리더니, 이내 미세한 움직임조차 멈췄다.
나는 다시 땡볕을 걷는다.
지렁이는... 살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