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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히 Nov 02. 2023

꽃이 내게 오다

아줌마와 아가씨를 구분하는 기준이 꽃이란다.  


스스로를 꽃이라 여긴다면 젊은 아가씨고 자신이 아닌 사계절 피어나는 꽃에 무한 관심을 갖는다면 아줌마란다.

나이 들어가는 세월에도 늘상 꽃으로 여겨주는 누군가있어 굳이 구분 필요 없는 여인도 있겠지만.


형형색색 운동복을 입은 나들이 차림 아줌마들의 핸드폰 사진은 모두 꽃과 자연일색으로 채워지니 틀린 말은 아닌듯하다.


그 아줌마 그룹에 속하는 나 또한 예외가 아니다. 전화기 속 사진은 물론 핸드폰 커버에서부터 꽃무늬 재킷, 꽃무늬 가방, 꽃그림 주방그릇까지 꽃은 내 생활 깊숙이 자리한 친구 같은 존재다.


개인의 취향이거나 적당한 나이의 여성들이 느끼는 꽃의 매력이 어느 날 최면처럼 다가오는 것일까.


그 이유가 뭐든 아줌마인 내가 느끼는 꽃을 향한 직진은 즐거움이고 감동이다.  세상 색깔을 다 담은 각양각색의 향연으로 계절을 열고 닫는 꽃들에 감탄하는 나는 아줌마 맞다.


어느 봄 장미와 연보라수국 한 다발나를 위한 고의 호사가 되고 연중선물인 카네이션과 생일 꽃은 받아도 받아도 행복이다. 


오늘 가을을 닮은 꽃 한 다발이 내게 왔다.

아들이 선물한 주홍 장미와 다홍빛 양귀비가 10월의 마지막 날 장식해 주니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하루다.


기특한 녀석은 하늘나라로 가신 할머니를 위한 꽃도 잊지 않고 챙겨 오니 감동 두 배다. 생화보다 더 진짜 같은 조화가 소녀처럼 엄마 곁에 머물 준비를 한다.

한 다발 선물로 꽃처녀 미소 지을 울 엄마가 눈에 선한 가을저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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