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나이에 뜬 눈으로 밤을 새울 거라고 꿈에도 생각 못했다. 심장이 벌렁거려 누울 수도 없어 앉아서 벌을 서듯 들여다보는 휴대폰 화면에 눈이 침침해졌다.
계엄이란 단어에 쭈뼛거리는 내 머릿속 잔상은 70년대를 지낸 대한민국 국민의 서글픈 역사일 것이다. 시위대 앞에 섰던 경험이 있던 없던, 계엄은 386으로 불리는 세대의 아픈 기억이기 때문이다.
수도 서울의 믿을 수 없는 상황과 당장 갈 수 없는 한 밤의 현실에 피가 끓었다. 오늘도 이어지는 막가파 같은 금배지 단 말종 인간들이 한 통속이 되어 뒤흔드는 현실이 진정 믿기지 않는다.
"어떡하나 어떡하지"를 되뇌는 우리들의 분노가 촛불에 모여 오늘 저녁 된서리로 내려앉는 12월의 시간이 되길 간절히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