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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느티 Apr 21. 2021

연두 꽃세상

생명력 강한, 푸른 꽃이 숲을 뒤덮다

연두 꽃


세상 모든 나무에 피는 

여리디 여린 연둣빛

일신우일신 커가는 잎 꽃 


화무십일홍은 먼 나라 얘기

반년은 너끈히 싱싱해

다시 노랑으로 빨강으로 물드는 꽃


너무 늦게 피어 걱정시키다가도

언제 그랬냐는 듯 만발해

이르고 느리고 부질없다고 깨우치는 꽃  


풀이든 나무든 가리지 않고

다만 청초하고 강한

새싹 꽃,  잎 꽃, 생명 가득 꽃






버드나무에 새싹이 나기 시작합니다.

새싹을 올리기 시작한 버드나무


가지 만으로도 자태가 웅장하고 고고해 셔터를 자꾸 누르게 했던 버드나무가 싹을 올리니 수줍은 듯 여리해 보입니다. 

아무리 큰 나무라 해도, 넉넉히 나이 든 노거수라 해도 새싹을 낼 때만큼은 곱고 투명한 잎을 매달고 하늘하늘합니다. 제 나이 잊고 한없이 풋풋합니다.


연두 꽃으로 물든 버드나무


하루가 다르게 잎을 올리더니, 나무 가득 연두 꽃을 매답니다. 

연두 꽃은 형용하기 어려운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그냥 생명 그 자체입니다.

여리지만 한없이 강한 생명의 잉태 같은 모습입니다.


진한 나뭇가지와 새싹의 대비가 선명하다. 


흙빛 가지에 드리운 연두 꽃이 싱그러움으로 한층 더 빛납니다.

저 연두를 연두로밖에 표현하지 못하니 답답하기 그지없습니다.  


개나리 옆 연두 꽃입니다. 연두는 노랑에 뒤지지 않습니다.  

개나리꽃 옆 버드나무에 핀 연두 꽃




참나무도 꽃을 피우기 시작했어요.

늦게 새싹을 틔우는 참나무인데, 이 큰 참나무가 가장 먼저 잎을 매달았습니다.



일주일 만에 새싹이 완연한 잎으로 이렇게나 커집니다.

참나무 연두 잎은 일신우일신 짙어지다가 붉은 잎으로 변신할 때까지 반년은 너끈히 숲을 지켜 낼 것입니다. 





숲의 곳곳에 작은 새싹들이 꽃인 듯 매달립니다.


연두 꽃을 매단 관목(키 작은 나무)들이 교목(키 큰 나무) 사이사이를 채색합니다.



렌즈를 조금만 확대하면 연두 꽃이 하나의 세상을 이룹니다.



바위 위에도 연두 꽃이 피었습니다.

이끼도 새싹을 올려 꽃인 듯 모양을 내고 있으니, 어찌 '깜찍한 이끼'라 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연두 꽃 세상에서 초록 세상으로 나아가고 있는 그 숲의 시간이 깊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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