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사진(寫眞)을 본다.
사실 사진을 보기보다 찍은 시절이 길었다.
웨딩사진을 찍는 날, 친구들이 반차를 내고 내 거짓웃음에 찬사를 하게 하고, 배가 부른 시절엔 사진작가인 친구의 사무실을 빌러 썼다.
애들이 크는 시간엔 반쪽짜리 내 얼굴이 함께 담긴 애들과의 셀카에 빠졌다.
남는 게 사진이라는 엄마의 말처럼..
나의 그 시절 친정엄마는 찍는 거 대신 사진을 보여주거나, 보시는 것에 열중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이해가지 않는 것들 나부랭이 었다.
사진이 뭐? 내가 주인공인 매 순간을 기록해 놓는 것 외엔 모르겠었던 행동?
근데 자꾸 사진을 본다.
유학 간 큰 애의 생일날, 연락을 받지 않을 때,
마이크를 잡았던 큰 애의 돌 사진을..
엄마가 이해해 주지 못한다고 훌쩍 나가버린 둘째의 뒷모습에,
아빠가 아닌 엄마가 처음 가르쳐 준 두 발자전거 모습을.
남편이 네 바퀴짜리 캐리어를 또르르르 끌고 나갈 때,
마치 처음인 듯 열어보는 웨딩드레스 사진을.
대낮에 부부싸움이 심한 위층의 소리를 들을 때,
아무도 곁에 없어도 난 고요하니 괜찮다며 찾아보는 가족여행사진을..
사진 寫眞
사진이 이런 뜻이란다.
물체의 형상을 감광막 위에 나타나도록 찍어 오랫동안 보존할 수 있게 만든 영상.
감광막이란 단어가 어려워 모르겠지만,
한자를 왜곡해 느껴보자면
베낄 사 寫
참 진 眞
진실을 베껴놓은 거 아닐까, 홀로 애들, 남편, 부모, 사진들을 보며 윗집 싸움 소리를 듣는 명절날에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