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애 첫 해외 봉사, 아르항가이로부터의 추억 3

별처럼 반짝이던 몽골 해외 봉사 후기(2017.07.29.~08.04.)

by 친절한 James

1. 떠남

2. 만남

3. 머무름

4. 돌아옴

5. 돌아봄




2. 만남 ②


첫날(07.30.)은 오후 봉사만 하고

이틀간(07.31.~08.01.)은 전일 봉사를 했다.

아침 이른 시간부터 걷고, 차 타고, 말 타고

봉사지 아르항가이 도립병원에서 미리 기다리던

수많은 몽골인들을 만나는 일이 봉사의 시작이었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일정에도 모든 봉사자분들과

통역 및 간사님들은 한 몸처럼 유연히 각자 업무를

소화했고, 큰 사고 없이 봉사 활동이 이루어졌다.

정말 모든 분들이 한마음으로 열심히 봉사하셨다.

해외 봉사란 이런 거구나, 확실히 체험했다.

봉사의 스케일과 몰입도가 국내 봉사보다

훨씬 크고 깊었다. 역시 해외 봉사구나.


봉사 둘째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그들보다 더 나은 '무언가'를 갖고 돕는다는 인식에서,

내가 단지 우연히 얻은 소소한 그 '무언가'를 함께 나눌 수 있다고

여기니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나도 모르게 '내'가 '그들'보다

조금이나마 우월하다는 편협한 의식을 가졌던 건 아니었을까.

한국을 떠날 때부터 마음 한편에 자리했지만 첫 해외 봉사라는

부푼 기대 속에 살짝 숨어 있던 작은 불편함이 한결 누그러졌다.


국내 봉사와는 달리 따로 마련된 치료 기기가 없었기에

한국의 봉사단을 찾은 몽골인들에게 도수치료를 해드렸다.

비록 시간은 길지 않았고 말도 잘 통하지 않았지만

빛나는 초원의 햇살을 닮은 밝은 웃음으로 감사함을 표현하는

현지인들과 인사하며 보람을 느꼈고 그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기를 슬며시 바랐다.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데

머나먼 외국 몽골 한복판에서

생면부지 상대방과 손으로 대화하며,

그대와 나는 어떤 인연으로 지금 만났고

봉사자분들과는 또 어떤 관계로 맺어졌으며

지금 우리를 여기 있게 한 그 모든 내력은

얼마나 깊고 넓을까 살며시 가늠해 봤다.


봉사를 마치고 숙소에 돌아오면 모두 모여

진료 회의를 했다. 부족한 점은 보완하고

서로를 격려하며 더 나은 활동을 그렸다.

하루하루 더 효율적인 동선을 다듬고

더 효과적인 업무 체계를 마련했다.

그리고 소박한 간식과 음료를 곁들인

즐거운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

맑은 밤하늘에 걸린 별들을 안주 삼아

이야기꽃을 피우며 함께 웃고 잠들었다.


8월 1일 마지막 봉사 일정을 마무리하고

현지에서 마련해 주신 만찬회에 참여했다.

서로에 대한 따뜻한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포근한 봉사의 의미를 소중히 간직했다.

맛있는 몽골 전통 음식과 신나는 가무,

상쾌한 산책이 조화로운 시간이었다.


몽골 음식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은

괜한 걱정이었다. 가리지 않고 잘 먹는

낙천적인 식성 덕분인지 모든 음식이

맛있게 다가왔다. 아마도 일주일 동안

내가 먹은 건 단순한 먹을거리가 아니라

현지인들의 마음이 깃든 문화이자 삶이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채소가 살짝 부족한 듯

아쉬웠지만 그것도 나름의 특징이니

그대로 받아들이고 즐기면 그만이었다.


봉사지에서의 마지막 밤이 저물어 간다.

치열하게 촘촘했던 하루들이 아련하다.

오늘따라 별빛이 아스라이 아른거린다.

머지않아 이별의 시간이 오기 때문일까.

그동안의 눈길과 손길은 밤하늘에 걸어 놓고

반짝이던 '섬세의 정신'은 초원에 묻어두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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